(천안=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손흥민(21·레버쿠젠)이 결국 해결했다.
손흥민(21·레버쿠젠)은 15일 충남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말리와의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에 왼쪽 날개로 선발 출전해 후반 1분 결승골을 터뜨렸다.
1-1로 전반을 마친 가운데 후반전 시작을 알리는 휘슬이 울리자마자 뽑아낸 벼락같은 득점포였다.
이청용(볼턴)이 절묘하게 찔러준 공을 오프사이드를 피해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선 상황에서 잡아 오른발 강슛으로 2-1을 만들었다.
전반에 말리를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면서도 1-1이라는 결과에 답답해하던 2만 6천여 관중은 후반 시작과 함께 터진 손흥민의 골에 우레와 같은 함성을 터뜨리며 손흥민의 이름을 연호했다.
이날 경기 결과로 손흥민은 지난 6월 홍명보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이후 치른 A매치에서 세 골을 터뜨려 가장 많은 득점을 올린 선수가 됐다.
손흥민 외에는 이근호(상주)와 구자철(볼프스부르크)이 나란히 두 골씩 넣었다.
앞서 넣은 두 골이 비교적 약체인 아이티를 상대로 한 것이었다면 이날 득점은 더 큰 의미가 있었다.
홍명보 대표팀 감독은 12일 브라질과의 경기에서 손흥민을 교체 투입한 것에 대해 "대표팀이 손흥민을 위한 팀은 아니다. 무조건 출전 시간을 보장해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손흥민이 아직 홍 감독의 눈에 들지 못했다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홍 감독 체제가 들어선 이후 7경기에서 1승3무3패에 그친 대표팀이 반드시 이겨야 하는 말리를 상대로 터뜨린 손흥민의 결승골은 그만큼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특히 홍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이 승리할 때는 어김없이 손흥민의 발끝에서 골이 나왔다는 점도 이채롭다.
손흥민은 최강희 감독 시절인 3월 카타르와의 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에서도 후반 추가 시간에 2-1을 만드는 결승골을 넣는 등 위기에 한 방을 터뜨리는 해결사로서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
12일 열린 브라질과의 평가전에서도 교체 투입될 때 팬들의 큰 환호를 받았고 이날도 경기 시작 전 선수 소개 시간에 관중석으로부터 가장 큰 함성을 끌어내는 등 손흥민은 축구 팬들로부터도 대표팀의 에이스로 대접을 받는 모양새다.
한때 '홍명보 감독의 스타일이 아니다'라는 평가 속에 대표팀 합류 여부도 불투명하던 손흥민이었지만 9월 아이티전 두 골과 이날 결승 득점을 통해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확실히 살렸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0/15 21:55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