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 프로야구 가을 잔치에 13년 만의 잠실 라이벌전이 열린다.
정규리그 2위 LG와 준플레이오프를 통과한 두산은 1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개막하는 5전 3승제 플레이오프에서 한국시리즈 티켓을 놓고 자웅을 겨룬다.
LG와 두산은 서울 잠실구장을 나눠 쓰는 대표적인 인기 구단이다.
'한지붕 라이벌'이라는 별칭으로 불리며 묘한 경쟁의식을 형성한 탓에 양 팀이 정규리그에서 맞붙을 때마다 치열한 경기가 벌어져 왔다. 그만큼 팬들의 관심도 뜨겁다.
그러나 두 팀의 부침이 자주 엇갈린 탓에 포스트시즌에서 빅 매치가 벌어진 사례는 그리 많지 않다.
두 팀이 함께 가을 잔치에 나선 것은 1993년과 1995년, 1998년, 2000년 등 네 차례다.
그중에서 맞대결이 벌어진 것은 1993년과 1998년 준플레이오프와 2000년 플레이오프 등 세 번뿐이다.
준플레이오프에서는 모두 LG가 이겼고, 한 번뿐인 플레이오프 맞대결에서는 두산이 4승 2패로 LG를 격파하고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두산은 이후로도 지난해까지 8차례 포스트시즌에 올라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강호로 자리매김했지만, LG는 2002년 한국시리즈 이후 10년간 포스트시즌 구경을 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올해 함께 상승세를 타면서 13년 만의 맞대결이 이뤄졌다.
이번 플레이오프는 체력과 경험의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두산은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 5차전까지 치르는 혈투를 벌이고 올라왔다.
4차례나 한 점 차이의 팽팽한 신경전을 벌여야 했고 3차전 14회, 5차전 13회에 각각 끝나는 연장 승부를 벌였다. 두 경기 모두 준플레이오프 최장시간 경기 기록을 거듭 갈아치운 난전이었다.
용병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를 계투로 돌려 4∼5차전에 소모한 것을 비롯해 윤명준(4경기 5⅓이닝), 변진수(2경기 4이닝), 홍상삼(3경기 2⅔이닝) 등 중간 계투진에 부하가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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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3 프로야구 LG트윈스 대 두산 베어스 경기에서 5대2로 승리를 거둔 LG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DB>>
다만, 2010년에 이어 준플레이오프 역사상 두 번밖에 없는 2연패 뒤 3연승 '역스윕'을 이뤄내 상승세를 탔다는 점은 무시할 수 없는 강점이다.
이 강점은 특히 LG가 11년 만의 가을 잔치에 나선다는 점과 맞물려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넥센이 한계를 드러낸 데서 보이듯이 부담감이 큰 포스트시즌에 경험은 긴장을 조절해 제 페이스를 잃지 않게 만드는 주요 변수다.
그러나 33세의 이택근이 주전 라인업의 최고참일 정도로 젊고 경험이 적은 선수가 주축을 이룬 넥센과 달리 LG는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이 즐비하다는 데 기대를 건다.
'캡틴' 이병규(배번 9번)를 필두로 박용택, 정성훈, 이진영 등 프로 10년차 이상의 야수들이 팀의 기둥을 이룬다.
현재윤, 손주인, 정현욱 등 이적생들은 삼성의 '우승 DNA'가 혈관에 흐르는 이들이다.
확연히 다른 두 팀의 장·단점 중 어느 쪽이 부각되느냐도 관전 포인트다.
LG는 올해 팀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해 당당히 9개 구단 중 1위에 올랐다. 두산은 4.57로 7위에 올라 큰 차이를 보였다.
특히 LG는 정현욱, 봉중근, 이동현, 임정우, 유원상 등이 버틴 불펜의 힘이 주목받은 반면 두산은 정규리그 내내 '뒷문 불안'에 전전긍긍했다.
공격력에서는 팀 타율 0.289로 1위에 오른 두산이 앞선다. LG도 0.282로 3위에 올라 타율에서 크게 뒤지는 것은 아니지만 힘에서는 차이가 난다.
똑같이 잠실구장에서 시즌의 절반 이상을 치르는 조건 아래서 두산은 95개의 팀 홈런을 터뜨린 반면 LG는 대포 59방에 그쳐 3분의 2 수준에 그쳤다.
장타율은 두산이 0.420이고 LG가 0.386이다.
LG는 타율 1위 이병규를 필두로 타격 10걸에 4명이나 포진한 '소총 타선'의 집중력으로 두산의 장타력에 맞서야 한다.
두 탐은 올해 정규리그 16차례 맞대결에서는 8승 8패를 나눠 가져 호각을 이뤘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0/15 09:32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