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의 이천수(32)가 또다시 폭행 시비에 휘말리면서 클럽의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진출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천수는 14일 새벽 인천의 한 술집에서 다른 손님 김모(30)씨를 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신고를 당했다.
김씨 진술에 따르면 이천수는 이날 부인, 지인 2명과 함께 술자리를 갖던 중이었다.
옆 자리에 앉은 김씨와 언쟁이 붙었지만 이내 두 사람은 화해하고 분위기를 풀기 위해 합석까지 했다.
그러나 김씨가 대화 도중 "옛날부터 팬이었다"고 말하자 이천수는 구설에 휘말린 적이 많은 자신의 과거를 비꼰다고 생각했는지 빈 술병 20여병이 올려져 있던 테이블을 손으로 쓸었다는 게 김 씨의 주장이다.
김씨는 이 과정에서 이천수에게 뺨을 두 차례 맞았다고도 진술했지만 이천수는 폭행은 사실이 아니라며 부인하고 있다.
인천 구단 관계자는 "이천수와 통화를 했는데 '폭행은 아니고 시비가 붙은 것이었다. 때린 적은 없다'고 했다"고 전했다.
김씨의 신고를 받은 경찰이 도착했을 때 손에 피를 흘리고 있었던 것에 대해서는 "옆에 와이프도 있는데 폭행을 했겠느냐. 가장이니까 분을 못이겨 손을 다쳤다"고 이천수는 구단에 설명했다.
현재 경찰은 김씨의 진술만 확보한 상태며 이천수를 조사하기 위해 소환 일정을 잡고 있다.
이천수가 폭행 시비에 휘말린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7년 9월 서울 강남의 한 술집에서 여주인의 머리를 때린 혐의로 고소당한 바 있고 2009년에도 소속팀이던 전남 드래곤즈 코치진과 물리적으로 충돌해 임의탈퇴로 방출됐다.
이후 이천수는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 임의탈퇴를 해제받고 올시즌 인천으로 복귀, 부활에 시동을 걸었다.
함께 2002 한·일 월드컵에서 뛴 김남일, 설기현과 함께 '베테랑 트리오'로 불리며 빠르게 팀의 중심축으로 자리잡았다.
한때 대표팀 복귀설까지 나올 정도로 인천에서 맹활약했고 시민구단인 소속팀의 A그룹(상위 스플릿)진출까지 이끌었다.
인천은 4위 팀까지 주어지는 다음 시즌 ACL 진출권 확보를 스플릿 리그에서의 새로운 목표로 삼았다.
그러나 7경기를 남겨놓은 현재 6위(승점45)에 머물러 있어 쉽지 않은 상황이다. 4위 FC서울과의 승점차는 6이다.
어느새 젊은 선수들의 '정신적 지주'로 자리잡은 이천수가 구설에 휘말리면서 최근 6경기째 무승(4무2패)의 사슬을 끊지 못한 인천의 부진도 더 깊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김봉길 인천 감독은 "사실관계를 우선 파악해보고 어떻게 수습해야 할지 이천수와 자세히 얘기를 해보겠다"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