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지난 시즌 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최하위에 머문 전주 KCC는 올해도 약세가 우려됐다.
키 221㎝의 최장신 센터 하승진이 여전히 공익근무 중이고 외국인 선수들의 기량도 미지수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천 전자랜드와 서울 SK와의 개막 2연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하며 시즌 초반 '돌풍의 핵'으로 떠올랐다.
KCC의 초반 상승세에는 2년차 포워드 장민국(24·199㎝)의 역할이 컸다.
1980년대 배구 스타로 큰 인기를 끈 장윤창(53) 경기대 교수의 아들이기도 한 장민국은 13일 서울 SK와의 경기에서 3점슛 3개를 포함해 15점을 넣어 팀의 79-60 승리에 힘을 보탰다.
단대부고와 연세대를 거친 장민국은 신인 드래프트 이후 프로 데뷔전을 치르기까지 무려 20개월이 걸렸다.
201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0순위로 KCC에 지명된 그는 2012-2013시즌 1군 경기에 단 한 차례도 나서지 못했다.
시즌 개막을 앞둔 지난해 9월 왼쪽 발목 피로골절 때문에 수술대에 올라야 했기 때문이다.
장민국은 13일 경기를 마친 뒤 인터뷰에서 "지난해 2월 2군 경기에 출전한 이후 코트에 나선 것은 12일 개막전이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1년8개월 만에 코트에 돌아온 장민국은 12일 전자랜드와의 경기에서는 9분15초를 뛰어 한 점도 넣지 못했다.
그는 "너무 오랜만에 경기를 뛰다 보니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앞서 아무것도 못하고 나왔다"고 겸연쩍어했다.
지난해 11월 발목 수술을 받은 그는 "프로농구 경기를 보면 빨리 뛰고 싶은 마음이 들까 봐 제대로 중계도 보지 못했다"며 약 1년간 지루했던 재활 기간을 떠올리기도 했다.
아버지 장윤창 씨는 12일 인천, 13일 전주 경기를 모두 직접 관람했다고 한다.
장민국은 "경기 끝나고 부모님과 특별한 이야기는 나누지 못했다"며 "그래도 기뻐하지 않으셨겠느냐"고 즐거워했다.
그는 "아버지는 현역 때 부상이 없는 편이었다고 하는데 나는 대학 때부터 부상이 잦은 편"이라며 아버지가 종목이 달라 기술적인 조언은 많이 하지 않지만 성실함을 강조한다고 전했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는 10점, 5리바운드를 목표로 삼았다"는 장민국은 "이번 시즌에는 더 부상 없이 전 경기에 출전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0/14 06:15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