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도마의 신' 양학선(21·한국체대)이 기계체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선보일 새로운 기술이 '양학선 2'라는 이름으로 국제체조연맹(FIG) 공식 문서에 등재됐다.
2일(이하 한국시간) FIG가 배포한 남자 기계체조 신기술 명단에 따르면 벨기에 앤트워프에서 열리는 2013 기계체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양학선이 선보일 신기술은 '양학선 2'로 명명됐다.
'양학선 2'는 쓰카하라 트리플(도마를 옆으로 짚은 뒤 세 바퀴를 비트는 기술)에서 반 바퀴를 더 비트는 기술로 이번 대회 때 열린 FIG
기술위원회 회의에서 난도 6.4를 부여받았다.
난도는 부여받았지만 선수가 신기술에 자신의 이름을 붙이려면 FIG 공식 대회에서 시도해 성공해야 한다.
양학선은 지난 1일 예선 도마 종목에서 신기술을 하지 않았고, 6일 종목별 결선에서 할 예정이다.
FIG 기술위원인 한윤수 경북대학교 교수는 "대회 때 기술을 성공해야 선수의 이름이 붙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신기술 등재를 신청한 다른 선수들이 모두 예선 때 기술을 선보여 FIG 기술위원장 등 다른 위원들이 양학선도 그런 줄 안 것 같다"면서 "어찌됐든 간에 한번 공식 문서에 적혀져 나왔으니 번복될 가능성은 적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양학선이 결선에서 기술에 성공하면 자연스럽게 자신의 기술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나 양학선이 기술을 아예 하지 않거나 실패했을 때는 어찌 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조심스레 덧붙였다.
양학선은 이미 도마를 정면으로 짚은 뒤 세 바퀴를 비트는 난도 6.4짜리 고유 기술 '양학선'을 지니고 있어 신기술이 인정된다면 자신의 이름을 딴 난도 6.4짜리 도마 기술을 두개 갖춘 세계 유일의 선수가 된다.
앞서 열린 기술위원회 회의를 통해 신기술 이름이 현재 양학선의 기술과 같은 '양학선'이 될 것으로 관측됐으나, 공식 문서에 '양학선 2(Hak Seon YANG 2)'라고 등재됨에 따라 이 이름이 유지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한 교수는 "이미 훈련 때 신기술에 성공한 영상 등 각종 증거물을 통해 양학선이 이 기술을 가장 먼저 했다고 증명됐다"며 "그러니 만에 하나 발표가 번복되고 양학선이 성공하기 전에 다른 선수가 공식 대회에서 이 기술에 먼저 성공하더라도 기술의 이름이 그 선수를 따라갈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한편 대표팀의 김희훈(22·한국체대)의 이름을 딴 기술 또한 FIG 공식 문서에 함께 이름을 올려 조만간 FIG 규정집에 포함될 예정이다.
김희훈은 지난 1일 예선 도마 종목에서 일본의 시라이 겐조와 함께 유리첸코(땅을 먼저 짚고 구름판을 굴러 뒤로 회전하는 기술)를 세 바퀴 도는 신기술을 선보였다.
이 기술은 FIG 기술위원회 회의를 통해 난도는 6.0, 이름은 '시라이/김희훈(SHIRAI/Hee Hoon KIM)'으로 결정됐다.
한 교수는 "시라이와 김희훈이 똑같은 기술을 했지만 시라이의 점수가 김희훈보다 높아 시라이의 이름이 앞으로 갔다"며 "원래는 성만 따서 시라이/김으로 하려고 했는데 김씨가 너무 많아 전체 이름을 넣어 김희훈으로 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FIG 규정집에 이름을 딴 기술을 지닌 한국 선수는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여홍철 경희대 교수(여, 여2)와 양학선(양학선) 뿐이다.
이전에 정진수와 권순성 등이 자신의 이름을 딴 기술을 갖고 있었으나 현재는 FIG 규정집에서 제외됐다.
이번 대회에는 양학선과 김희훈의 기술을 포함해 16개의 신기술이 신청됐고 현재 12개의 기술이 선수 이름을 딴 신기술로 인정받았다.
한 교수는 "기술에 이름이 붙여진다는 것은 세계인들로부터 인정받는다는 것이니 큰 영광"이라고 김희훈을 칭찬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0/03 07:13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