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도=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 "(백)승호 형이 잘 도와줄 것 같아요."
스페인 프로축구 바르셀로나 유스팀인 후베닐B에서 새 시즌을 맞이하는 이승우(15)가 팀 동료가 된 백승호(16)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스페인으로 출국하는 이승우를 2일 인천공항에서 만났다.
카데테B(14∼15세팀)에서 화려한 시즌을 보낸 이승우는 6월 귀국해 어느 때보다 바쁜 비시즌을 보냈다.
그는 지난달 말까지 15세 이하(U-15) 대표팀 소속으로 라오스에서 펼쳐지는 2014 아시아축구연맹(AFC) 16세 이하(U-16) 챔피언십 예선에 참가했다.
축구스타 루이스 수아레스(리버풀) 에이전트와도 계약했다.
이제 이승우는 새 출발선에 섰다.
기존 소속팀보다 두 계단 높은 팀인 후베닐B(16∼18세팀)가 그가 새롭게 출발하는 곳이다.
원래대로라면 이승우는 카데테A(14∼15세팀)로 가야한다.
그러나 바르셀로나는 이승우가 후베닐B에서 뛰어도 모자람이 없다고 판단, 이승우를 바로 후베닐B에 합류시켰다.
또래보다 형들이 많은 팀이지만 이승우는 "작년보다 더 잘하고 싶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이승우는 "될 수 있으면 많은 대회에 나가 우승하고 싶다"며 "득점상과 최우수상도 많이 타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후베닐B에는 또 다른 바르셀로나 유스이자 서울 대동초등학교 선배인 백승호도 속해 있다.
이승우는 "승호 형이 많이 도와줄 것 같다"며 웃어 보였다.
한국에서 머무는 동안 이승우는 달라진 입지를 실감했다.
거리에 돌아다니면 자신을 알아보고 사인과 사진을 요청하는 팬들이 생겼다. 작년까진 없던 일이었다. 지난달 한국을 찾은 바르셀로나 동료들도 신기해할 정도였다.
이승우는 "별로 신경 쓰진 않는다"면서도 "바르셀로나 동료들이 부러워면서 자기도 자신 나라에선 유명하다고 말하기도 했다"며 웃어 보였다.
태극마크를 달고 경기에 뛴 것 역시 소중한 경험이 됐다.
이승우는 AFC U-16 챔피언십 예선 마지막 경기인 라오스전에서 홀로 4골을 몰아쳐 한국의 4-1 승리를 이끌었다.
3골 차 이상 승리를 거둬야 본선에 진출할 수 있던 한국은 이승우의 활약 덕택에 내년 태국에서 열리는 대회 본선 진출권을 손에 넣었다.
이승우는 "경기에서 비기거나 지면 끝이었는데 정정용 감독님이 우리와 끝까지 가고 싶다고 말해서 정말 뭉클했다"며 "정말 열심히 뛰었다"고 떠올렸다.
이어 "한국선수들도 좋은 선수들이 많아 본선에 가서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며 "내년에도 감독님 믿음에 보답하고 싶다"며 태극마크를 달고 활약하리라고 다짐했다.
이승우는 스페인 현지시간으로 2일 밤 바르셀로나에 도착한다. 쉴 시간도 없이 3일 바로 훈련에 들어간다.
이승우는 "운동 시간에는 운동에만 집중하고 대회 땐 대회에만 집중해 정규리그에 뛰지 못하는 걸 만회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바르셀로나는 날 데려와서 키워준 팀이고 바르셀로나 1군에서 뛰는 게 내 목표"라며 "지금은 다른 팀에 옮기고 싶은 생각이 없다"고 바르셀로나에 대한 변함 없는 애정을 드러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0/02 12:33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