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2013 톈진 동아시안게임에 출전할 실업축구 내셔널리그 선발팀의 박말봉(창원시청) 감독이 "반드시 우승해 금메달을 따내겠다"는 울분 섞인 공약을 했다.
박 감독은 27일 파주 NFC(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 연합뉴스와 만나 "한국을 대표하지만 대표팀이라고 불리지 못하는 설움을 금메달로 풀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선발팀은 내달 6일 열리는 이번 대회에 한국 대표로 참가해 개최국인 중국, 일본, 북한, 홍콩과 실력을 겨룬다.
23세 이하만 출전하는 이번 대회에서 한국이 내셔널리그 선수들로 선발 폭을 제한한 반면 홍콩과 중국, 일본, 북한은 올림픽대표팀 기준으로 1.5군에 해당하는 전력을 내세울 것으로 전망돼 우승 가능성이 높지는 않아 보인다.
게다가 한국 축구는 1993년 1회 대회 이후 우승한 적이 한 번도 없을 정도로 동아시안게임과 악연이 깊다.
때문에 선발팀은 일부 선수들이 추석 연휴까지 반납하면서 20년만의 금메달 획득을 위해 NFC에서 연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박 감독은 선수들이 훈련에 더 매진할수록 마음 한 편으로는 미안하고 안쓰러운 생각도 깊어진다고 했다.
그는 "동아시안게임에 대해 심지어 축구인들도 잘 모르더라"라면서 "그래도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을 걸고 나가는 대회인데 관심이 너무 적은 것 같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박 감독은 선발팀에 전력분석관이 따로 없는 탓에 직접 인맥을 동원해 상대팀 정보를 수집하는 중이다.
박 감독은 "중국에는 지인이 있어 어느 정도 분석을 마쳤는데 홍콩, 북한, 일본은 어떤 팀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며 답답해했다.
상대팀 전력을 전혀 모르기 때문에 짧은 소집훈련 기간에도 포메이션을 다양화해 훈련하는 중이다. 일단 여러 카드를 준비해 놓고 상대팀 전술에 맞춤형으로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여러모로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박 감독에게는 믿는 구석이 있다.
박 감독은 과거 U-20 대표팀에서 뛰었던 울산현대미포조선의 김선민이 이번 대회에서 '큰 일'을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 감독은 "공도 잘 차지만 무엇보다 그라운드 전체를 보는 넓은 시야와 지능적인 플레이가 돋보이는 선수"라고 호평했다.
선발팀은 K리그 챌린지(2부 리그)와 내셔널리그 팀과의 연습경기에서 3승 1패를 거두며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중이다.
박 감독은 "선수들이 악조건 속에서도 똘똘 뭉쳐서 뭔가 해내겠다는 분위기가 있다"면서 "꼭 우승해서 실업 선수들의 자존심을 살려주고 싶다"며 입술을 깨물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9/27 06:15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