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프로농구가 1997년 출범 이후 17년 만에 경기 시간을 늘리는 커다란 변화에 직면했다.
KBL은 16일 정기총회 및 이사회를 통해 2014-2015시즌부터 한 쿼터 경기 시간을 기존 10분에서 12분으로 늘리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40분이던 한 경기가 48분으로 늘어나게 됐다.
기존 4쿼터 40분을 뛰고 연장전 5분을 더해야 45분이었지만 2014-2015시즌부터는 기본으로 48분을 뛰게 된 셈이다.
연장전 한 번 뛰고 나서 체력 문제를 호소하던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가 되는 셈이다.
현재 미국프로농구(NBA)와 중국, 필리핀 등의 리그가 한 쿼터를 12분씩으로 정해놓고 있다.
이 같은 결정에 대해 안준호 KBL 전무이사는 "그동안 프로농구 한 경기에 걸리는 시간이 1시간30분 남짓으로 짧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또 정책적으로 각 팀의 2군 제도 활성화를 유도하기 위한 규정 변경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농구가 비단 같은 스포츠 종목뿐이 아닌 영화나 공연 등과도 경쟁하는 현실에서 비슷한 돈을 내고 즐길 수 있는 시간이 비교적 짧다는 지적에 대한 보완이라는 의미다.
또 경기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각 팀에서 주전 선수들만 기용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에 1.5군 또는 2군 급 선수들의 출전 시간이 늘어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안 전무는 "올해 아시아선수권부터 프로-아마 최강전, 대학농구리그 등을 통해 인기 부활의 훈풍이 불고 있다는 시점도 변화를 택하기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작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모 구단 관계자는 "그동안 벤치에 있던 선수들의 출전 시간이 늘어난다는 것은 바꿔 말해 경기의 질이 낮아질 수 있다는 의미"라며 "게다가 1승이 급한 현실에서 벤치 멤버들의 출전 시간이 그리 늘어날 것 같지도 않다"는 의견을 내놨다.
또 그럴 경우 주전 선수들의 체력 저하가 심해지면서 부상자가 속출할 가능성도 지적했다.
프로팀의 한 감독은 "KBL과 10개 구단이 모여 충분한 검토를 한 다음에 12분으로 늘리는 것을 결정해야 하는데 오히려 막연하게 '다음 시즌부터 12분'이라고 정해놓고 검토를 해보자는 것은 앞뒤가 바뀐 느낌"이라고 의아해했다.
그는 "한 쿼터 12분이 된다는 사실을 어제 기사를 통해 알았다"고 덧붙였다.
결국 2군 활성화 또는 외국인 선수 출전 시간 확대 등 선수 수급의 문제가 해결돼야 하고 경기 수를 줄이거나 시즌의 기간을 늘려 선수들의 체력을 안배해줄 필요성이 제기되는 셈이다.
또 각종 기록에서도 한 경기가 40분일 때 나온 것과 48분일 때 나온 것으로 이원화해서 관리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논의가 필요하다.
안준호 전무는 "앞으로 1년이라는 시간이 남은 만큼 한 쿼터 12분 제도에 대해 제기되는 다양한 의견들을 최대한 수렴해서 더 발전적이고 팬들에게 다가가는 프로농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9/17 11:2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