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에블라<멕시코>=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여자 53㎏급 김유진(22·경희대)과 남자 54㎏급 김태훈(19·동아대)이 나란히 '금빛 발차기'를 날려 이틀 동안 중단됐던 한국 태권도의 금메달 행진이 재개됐다.
김유진은 19일(이하 한국시간) 멕시코 푸에블라의 전시장에서 열린 2013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나흘째 여자 53㎏급 결승에서 아나 자니노비치(크로아티아)와 3라운드까지 6-6으로 비긴 뒤 서든데스로 진행되는 연장전까지 벌여 7-6으로 승리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어 김태훈이 남자 54㎏급 결승에서 쉬차린(대만)을 7-0으로 완파하고 역시 금메달을 땄다.
대회 첫날 여자 46㎏급 김소희(한국체대)와 남자 58㎏급 차태문(나사렛대)이 금메달을 획득한 이후 지난 이틀 동안은 동메달과 은메달 하나씩을 보태는 데 그친 한국 대표팀은 김유진과 김태훈이 나란히 '금빛 레이스'에 가세, 이번 대회에서 수확한 금메달 수를 벌써 4개로 늘렸다.
애초 남녀 각각 2개 이상의 금메달을 겨냥했던 대표팀은 대회 사흘을 남겨두고 일찌감치 1차 목표를 이뤘다.
이번 대회를 준비하다가 오른 발목을 다쳐 온전한 몸 상태가 아니었던 김유진은 투혼을 발휘하며 결승까지 올라 2011년 경주 대회 여자 57㎏급 챔피언인 자니노비치와 맞섰다.
김유진은 1라운드에서 몸통 공격으로 선취점을 뽑았다가 종료 직전 머리를 맞아 1-3으로 끌려갔다.
2라운드 들어서는 3점짜리 머리 공격에 성공, 4-3으로 역전시켰다.
김유진은 5-4로 리드한 채 3라운드에 나섰다가 종료 5초를 남겨두고 뒤차기를 허용해 5-6으로 재역전패할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천만다행으로 자니노비치가 바로 두 번째 경고를 받아 6-6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릴 수 있었다.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던 연장전에서 김유진은 58초를 남겨두고 왼발을 들고 얼굴 공격을 노리던 자니노비치의 몸통을 왼발 돌려차기로 때려 우승을 확정지었다.
국외에서 뛴 국제대회 성적이라고는 고교 시절 터키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3위를 차지한 것이 유일했던 김유진으로서는 처음 출전한 세계대회에서 값진 금메달을 챙겼다.
183㎝로 남자 54㎏급에서는 이번 대회에서도 더 큰 선수를 보지 못한 김태훈은 우월한 체격 조건을 잘 활용하면서 큰 어려움 없이 금메달을 추가했다.
아드리안 시푸엔테스(스페인)와의 첫 경기에서 3라운드에서 12-0으로 점수 차 승리를 거두는 등 4강까지 다섯 경기를 치르는 동안 8강에서 개최국 멕시코의 세사르 로드리게스를 6-5로 힘겹게 제압한 것을 제외하고 4경기에서 두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화끈하게 결승까지 진출했다.
쉬차린과 결승에서는 1-0으로 앞선 채 맞은 2라운드에서 왼발로 얼굴을 가격해 4-0으로 달아났고, 3라운드에서도 다시 왼발로 얼굴을 차 3점을 보태며 쐐기를 박았다.
한편, 여자 73㎏초과급의 이혜미(춘천시청)는 첫 판에서 캐서린 로드리게스(도미니카공화국)에게 연장전에서 패해 일찌감치 탈락했다.
19일에는 대표팀 맏언니인 여자 73㎏급의 이인종(삼성에스원)을 비롯해 남자 87㎏급 신영래(한국체대)와 87㎏초과급 곽도훈(삼성에스원) 등 중량급 선수들이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7/19 13:25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