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대교 차량 105대 연쇄추돌, 2명 사망,63명 사상,-원인은 짙은 게릴라성 안개

인천공항고속도로 영종대교 상부도로에서 11일 차량 105대가 연쇄 추돌해 2명이 숨지고 63명이 다치는 사상 최악의 사고가 발생했다. 35m 높이의 영종대교는 이날 사고차량과 견인차, 구급차가 1,000m 행렬을 이룰 만큼 극심한 혼잡을 빚었다. 사고 당시 현장은 짙은 게릴라성 안개로 가시거리가 10여m에 불과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40분쯤 인천 중구 영종대교 서울방면 상부도로에서 관광버스가 승용차를 추돌하면서 뒤따르던 공항 리무진 버스등 차량 105대가 연쇄 추돌했다. 갑작스런 짙은 안개로 사고 차량이 보이지 않은 탓에 '쿵쿵쿵' 하는 차량 부딪히는 소리가 30분 넘게 계속됐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리무진버스 승객 이모(29·회사원)씨는 “버스가 갑자기 급제동을 하자 안전벨트를 하지 않은 사람들이 앞으로 튕겨져 나갔다”며 “정신을 차리고 밖으로 나와보니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사고행렬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경찰은 사고수습을 위해 영종대교 상부도로의 양방향을 전면 통제했으나, 하부도로는 정상 통행돼 공항이용에는 큰 차질이 빚어지지 않았다.

경찰은 “안개로 가시거리가 10~15m에 불과했다”는 목격자들 진술을 토대로, 짙은 안개와 운전자의 부주의로 일어난 사고로 추정하고 있다. 이날 사고로 김모(51), 임모(46)씨가 숨졌으며 부상자 2명은 위독한 상태다. 사상자들은 대부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인사들로, 브루노(45·스위스)씨 등 외국인 환자도 18명이나 됐다.

기상청은 2006년 10월 서해대교에서 안개로 29중 추돌사고가 일어나 11명이 숨지고 50여명이 부상한 이후 안개특보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날 영종대교에는 안개 관측 장비가 설치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권맑은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