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黨·政·靑) 삼위일체 돼달라"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유승민 원내대표, 원유철 정책위의장이 10일 청와대에서 회동하면서 흔들리던 당·정·청(黨政靑) 관계가 일단 난기류에서 벗어나는 분위기다. 당청이 이번 회동을 통해 서로 원하던 것을 얻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 대통령은 강성(强性) 야당 지도부의 출범으로 대(對)국회 관계에서 어려움이 예상되던 시점에서 일단 한숨을 돌리게 됐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신임 원내대표·정책위의장 선출이) 당·정·청이 호흡을 맞추고 삼위일체가 돼서 함께 뛸 좋은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경제 활성화가 잘 되도록 국회에서 잘 이끌어 주시라"고 했다.
이에 김 대표는 "경제 활성화가 최우선이라는 말씀에 전적으로 동감"이라며 "국회에서 제대로 뒷받침 못 해 드린 것 같아 죄송스러운 마음도 있다"고 했다. 김 대표는 "야당과 협조가 안 돼 가지고…. 문재인 대표와 좋은 얘기를 많이 했다"고도 했다.
한편 새누리당은 정부 및 청와대와의 소통 채널을 확보했다. 당·정·청 정책조정협의회를 신설해 격주로 열기로 합의한 것이다. 새누리당에선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원내수석부대표가, 정부에선 경제부총리와 사회부총리, 국무조정실장이, 청와대에선 정책조정·정무·경제수석이 고정 멤버로 참여한다. 첫 회의는 설 직후 열릴 예정이라고 한다.
이와 함께 고위 당·정·청 회의도 주요 현안이 있을 때마다 열기로 했다. 고위 당·정·청 회의는 여당 대표와 원내대표, 국무총리와 대통령 비서실장 등 여권 최고위급 인사들이 참여하는 비공개 회의체다. 현 정부 들어 3번만 열려 유명무실한 상태였다. 김 대표는 최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고위 당·정·청 회의를 활성화하고 당이 주도하겠다"고 했었다. 다만, 김 대표는 그동안 '대통령과 여당 대표 간 독대'의 필요성을 언급해 왔지만 이날 그 문제는 논의되지 않았다고 한다.
회동 분위기에 대해 원 정책위의장은 브리핑을 통해 "아주 좋았다"고 했다. 김 대표는 이날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중앙여성위원회 신년 인사회에 참석, "오해를 다 풀고 잘하자고 굳게 약속했다"면서 "처음 시작할 때는 좀 냉기가 흘렀는데 끝날 때는 막 웃고 화기애애했다"고 했다. 김 대표가 언급한 '냉기'는 유 원내대표의 모두 발언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유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의 협조 요청에 "최선을 다하겠지만 국회선진화법 때문에 야당을 설득하지 않으면 통과되는 게 없다"면서 "야당도 여러 가지 원하는 게 있기 때문에 야당을 설득해서 경제 활성화 법안, 공무원 연금 개혁안을 최대한 통과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원 정책위의장이 "사실 제 선거 때도 코피를 안 흘렸는데 대통령님 당선을 위해서는 코피를 흘려 가지고…"라는 농담을 하면서 분위기는 다시 부드러워졌다고 한다.
이날 '증세 없는 복지'와 관련, 박 대통령이 "경제를 살려서 여러 가지 혜택을 가지고 복지 쪽으로 정책을 펼쳐나가는 것이 좋지 않겠나"라고 하자, 김 대표는 "대통령의 생각과 우리의 생각은 같다. 걱정하지 마시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유 원내대표는 "증세 없는 복지라는 틀에 갇히면 앞으로 어렵고 힘들어진다"며 "세금과 복지에 대해서는 당내 의견을 수렴하고, 야당과 협의할 테니 맡겨달라"고 했다고 한다.
<권맑은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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