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2차 녹취록 파장

야당, 결국 이완구 녹취록 전격공개 10일 오후내내 파장 심각

새정치민주연합은 10일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의 언론탄압 의혹의 시발점이 됐던 녹취록 일부를 국회 정론관에서 전격 공개했다. 이 후보자의 인사청문특위 소속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이날 이완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녹취록 공개 여부를 놓고 끝내 새누리당과 합의를 이루지 못하자 인청특위가 정회한 사이에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휴대폰으로 녹취록을 재생했다.

인청특위 야당 간사인 유성엽 의원은 "오늘 아침 회의가 시작되기 전에 여야 간사 회의를 통해서 오늘 청문회에서 영상자료 화면과 함께 필요한 경우 음성을 함께 틀도록 하자고 했는데 새누리당에서 끝내 거부했다"고 녹취록 공개 이유를 밝혔다.

유 의원은 "오늘 여야 간 여러 가지 진행상황을 봤을 때 과연 정부가, 새누리당이 이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데 적극 협조하고 있느냐 생각해봤을 때 전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어떻게 해서든 보호해서 청문회를 통과해야겠다는 것 이외에는 아무런 생각이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저희들도 이런 이례적인 상황을 맞이해 공개하는 것보다는 비공개로 확인하자, 이 후보자도 비공식적으로 확인해보고 싶다고 했기 때문에 비공개로 회의를 진행해서 그렇게 양보를 했다"며 "그마저도 거부해버리는 상황을 맞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들이 이날 공개한 녹취록은 <이 후보자가 당시 오찬에서 언론인들을 대학총장으로 채용해줬다고 밝힌 부분과> <김영란법 문제와 관련해 기자들을 협박하는 듯한 발언을 한 부분>이다.

공개된 녹취록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자리를 함께한 기자들에게 "너희 선배들 나하고 진짜 형제처럼 산다…서로 인간적으로 친하게 되니까…내 친구도 대학 만든 놈들 있으니까 교수도 만들어 주고 총장도 만들어 주고"라고 말했다. 또 김영란법과 관련해서는 "(법안을) 통과시켜서 여러분들이 한번 보지도 못한 친척들 때문에 검경에 붙잡혀가서 '당신말이야 시골에 있는 친척이 밥먹었는데 그걸 내가 어떻게 합니까' 항변을 해봐. 당해봐"라며 "내가 이번에 통과 시켜버려야겠어"라고 밝혔는데 과히 충격적이었다.

듣기에 따라서는 입법권력으로 언론을 통제하거나 회유, 압박하는 듯하게 들린다. 하지만 이 발언은 사석의 식사자리에서 이 후보자의 “취중발언”으로 알려졌다. 즉 공식적인 책임발언이 아니라 ‘자신에 대한 사실이 아닌 비판기사’에 불만을 토로하는 과정에서 약간의 비이성적인 취중발언으로 해석할 수도 있고, 야당의 주장처럼 취중진담, 즉 이후보자의 평소 언론관을 표현하는 발언으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그런데 현재 이후보는 국회로 입성하는 ‘입법의 칼’을 가질 후보가 아니라 “국민의 봉사자이며 행정서비스를 총괄책임지는 행정부의 국무총리 후보자”다.

국회의원이 그래서도 안되지만 국무총리가 언론사의 간부나 기자를 회유하거나 협박할 권한이나 권력이 있는가? 마음에 드는 기자는 교수도 총장도 만들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김영란법’으로 밥그릇을 없애며 보내버릴 수 있을까? 취중언급으로 이후보의 오래전 그릇되게 형성된 언론관을 볼수는 있어도 실제 그런 권한이 있는지 상식적으로 보아도 비이성적이고 허황된 취중발언으로 보이기도 한다.

이같은 내용의 녹취록이 공개된 직후 새정치연합의 김경협 의원은 "이 발언 내용이 언론의 자유를 지켜주기 위한 것인지, 언론을 회유·협박하기 위해 나온 것인지 국민 여러분이 판단해주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다만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목적이 정치적 흠집내기인지 이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 일정은 계속 진행하기로 했다.

유 의원은 녹취록 공개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향후 청문 일정에 대해 "청문회는 계속 진행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자료를 더 제출해 달라는 요구를 할 예정이며 (이 후보자의) 진지하고 성실한 답변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만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여부에 대해서는 "청문회를 마쳐봐야 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아울러 유 의원은 '녹취록이 취재 윤리를 벗어난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 "녹음도 하나의 취재 방식"이라며 "(몰래 녹음한 뒤 기사화하는 것은) 인간적으로 어색한 부분이 있더라도 해당 언론사나 당사자를 비난한 일이 아니다"고 취재윤리를 어기고 녹취한 한국일보 기자를 옹호했다. 이어 "설령 (녹취록 보도를) 비난한다고 해도 총리 후보자의 언론관 문제와는 별개의 문제"라며 "이것을 구분해서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진선미 의원 역시 "(이 문제는)한 언론인의 취재윤리 위반 여부의 문제가 아니다"며 편애 언론사의 잘못은 옹호하며 "중요한 것은 국민 모두의 총리가 될 후보자가 어떤 언론관을 가지고 있느냐다"고 언론관을 지적했다. 한편 진 의원은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이 후보자를 위증죄로 고발해 달라고 요청했다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에 대해

"한선교 인청특위 위원장이 위증죄로 고발될 수 없다고 했는데 국회 의사과에 확인한 결과 거짓이었다"며 "신영철 대법관 인사청문회 당시 신 후보자를 위증죄로 고발했고 검찰총장도 고발한 바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청문회를 모두 마무리한 뒤 이 후보자의 전체 발언을 종합해 적법한 조치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취재윤리 어긴 한국일보사는 사과전문 개제

한편,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의 최대 쟁점 중 하나인 '언론보도 외압' 논란과 관련해 한국일보가 10일 지면과 인터넷 홈페이지에 ‘이완구 후보자 녹취록 공개 파문 한국일보사 입장’이란 제목의 해명글을 실었다. 한국일보는 “경위가 무엇이든 취재내용이 담긴 파일을 통째로 상대방 정당에게 제공한 점은 취재윤리에 크게 어긋나는 행동이었다”며 “이 후보자의 발언을 보도하지 않은 것이 이 후보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은 아니었고, 반대로 관련 내용을 야당에 전달한 것 역시 이 후보자를 의도적으로 흠집내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한국일보사 입장 전문.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의 언론관련 발언을 담은 녹취록 공개파문과 관련해 경위와 본보의 입장을 밝힙니다. 이 후보자는 지난달 27일 본보 기자를 포함, 일간지 기자 4명과 점심식사를 나누던 중 일부 언론사 간부와 친분을 과시하며 인사에도 개입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습니다. 이 발언이 담긴 녹취록이 지난 6일 KBS를 통해 공개됐고 야당에선 이 후보자의 언론 통제 및 개입의혹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점심 식사 당시 본보 기자를 포함해 일부 기자들은 이 후보자의 발언을 녹음했습니다. 본보는 이 후보자의 왜곡된 언론관이 문제가 있다고 보고 기사화 여부를 심각하게 검토했지만, 당시 그가 차남 병역면제 의혹에 대해 매우 흥분된 상태였고 비공식석상에서 나온 즉흥적 발언이었다고 판단해 보도를 보류했습니다.

통상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기자들은 의혹을 제기 하는 야당의원들을 집중 취재합니다. 이 과정에서 각종 정보나 소문에 대해 얘기를 나누기도 합니다. 본보 기자는 국회인사청문특위 위원인 김경협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실 관계자를 만나 취재하던 중 이 후보자의 해당 발언에 대해 얘기하게 되었습니다. 청문회에서 이 후보자의 언론관에 대한 추궁을 준비하고 있던 김 의원실측에선 녹음 파일을 요구했으며, 본보 기자는 취재 윤리에 대해 별다른 고민 없이 파일을 제공했습니다. 이후 김 의원실측은 이 파일을 KBS에 전달했고, 이 내용이 방송을 통해 공개됨으로써 파장이 커지게 된 것입니다.

경위가 무엇이든, 취재내용이 담긴 파일을 통째로 상대방 정당에게 제공한 점은 취재윤리에 크게 어긋나는 행동이었습니다. 당사자 동의 없이 발언내용을 녹음한 것 또한 부적절했습니다. 다만 애초 이 후보자의 발언을 보도하지 않은 것이 이 후보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은 아니었고, 반대로 관련 내용을 야당에 전달한 것 역시 이 후보자를 의도적으로 흠집내기 위한 것이 아니었음을 밝혀두고자 합니다.

본보는 이번 사태가 취재 윤리에 반하는 중대 사안이라고 보고 관련자들에게 엄중 책임을 묻는 한편, 재발방지를 위한 근본대책을 마련할 것입니다. 본보 구성원 모두 깊이 책임을 통감하고 있으며, 중도가치를 지향하는 정론지로서의 본분을 새기는 계기로 삼고자 합니다.

이후보자 본인의 해명

이완구 총리 후보자는 10일 야당 의원들의 음성파일과 녹취록을 공개 직후 속개된 인사청문회에서 논란이 된 기자들과의 식사 자리에 대해 설명했다. 이 후보자는 “제가 원내대표를 하면서 매일같이 편하게 만나는 젊은 기자들과 점심 먹는 자리였다”며 “전날 언론에서 제가 생각하기에 사실과 다른 기사가 나와서 흥분 상태였는데, 편안하게 이런저런 얘기를 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1시간 반 동안 얘기했는데, 의도를 갖고 얘기한 게 아니다”라며 “정확하게 기억하기가 대단히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1시간 반 대화 중에서 과장됐거나 흥분된 상태에서 한 것으로 용서해달라”며 “답변 과정에서 착오일으키거나 한 게 있으면 많은 양해 부탁드린다. 인간이란 게 기억력 한계도 있고 실수할 수도 있고, 착오를 일으킬 수도 있고해서 송구스럽다”고 했다..

이 후보자는 녹취록 공개로 청문회가 파행됐을 당시 회의장에 들어오다가 비틀거리는 모습을 보였고, 자리에 앉아 컵에 물을 따를 때 손을 떨기도 했다. 이 후보자는 자신의 새누리당 원내대표 시절 원내수석부대표로서 자신을 도왔던 같은 당 김재원 의원과 귓속말을 나누기도 했다.

이 후보자는 녹취록 공개가 있기 전 청문회에서 그 당시 상황에 대해 “통의동 사무실로 출근한지 이틀짼가 삼 일째 되는 날에 편안한 자리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격의 없이 했는데, 일부 언론에 저와 관련된 사실들이 제가 생각한 것과 다르게 보도돼 흥분된 상태에 있었던 것 같다”며 “(녹취록이 KBS에 보도된) 이후로 제가 사실은 수일째 수면을 취하지 못한 상태여서 정신이 혼미하고 기억이 정확하지 못하다. 저의 불찰이고 부덕의 소치고 잘못이다. 용서해달라. (녹취록에 언급된) 총장 문제 뿐만 아니라 다른 어떤 것도 저의 실수가 있었을 수 있다고 인정한다”고 했었다.

시민들과 기자들의 입장

이 사건이 일으킨 엄청난 파장에 대해 아직 국민들의 이후보자에 대한 총리적격 찬반여론조사 결과는 없고 적격여부의 결과는 국회의 인사청문회에 달려있다. 시민들의 반응들도 다양하다. 대표적인 의견은 “여당 지지자든 야당 지지자든 총리로서의 언론관이 부적절하다” “겉으로는 언론자유, 속으로는 회유,협박” “맨정신도 아니고 취중발언인데 야당이 너무한 것 아닌가?”

“녹취한 기자 기자자격 박탈시켜라” “이후보가 흠들이 있고 잘한 것은 아니지만 불법은 없지 않는가? 총리없는 국정공백이나 총리서리로 국가를 운영하면 되겠나?” “박정권에 이토록 인사문제 심각하고 인물이 없는가?” 등등 다양하며 언론인들은 정치성향을 떠나서 대부분 “부적격 의견”이 우세해졌고 동시에 “국정공백”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그것은 정상적인 언론이면 당연하다.

어떤 이들은 이렇게 말하기도 한다. “좀 차분히 생각해 보면 입법,행정,사법,언론 소위 4대 권력 모두 국민에게 갑질할 수 있는 각각의 권력과 칼을 가지고 있다. 요근래 언론보도를 보면 입법,행정,사법, 학계, 언론, 기업 모두 각각 국민적 공분과 사회적 공분을 일으킨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있었다. 누가 누구를 탓한다는 말인가?

소위 4대권력 공히 다 한두마리의 미꾸라지들이 성실히 양심껏 일하는 대다수 구성원들의 명예와 권위를 한껏 추락시켰다. 언론도 마찬가지다. ”윤창중 사건“을 잊었던가? 국무총리 후보자인 “이완구 후보”도 결국 국민의 수준과 국민이 세운 후보중 한사람이다. 국민과 국가를 위해 모두 자성하며 되돌아 보아야 하지 않을까? 흠없는 자 돌로 쳐라는 음성이 들리기도 한다!“

스포츠닷컴은 이완구 총리 후보자의 청문회결과를 알 수도 없고 그에대한 호,불호도 없다. 언론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두들 문제를 지적들만 하는 언론(그것은 너무도 중요하고 당연하지만) 이외 사실을 보도하면서도 동시에 이런 때일수록 ”모두들 나부터 반성하고 자성들도 하자!“라는 언론의 선두에 서야 하겠다는 의견들이 있기도 하다.

왜냐하면 지금 대한민국이 직면한 첨예한 주변외교정세, 끝모를 저성장 경제, 북한의 대남협박 안보문제등은 통일대박, 문화선진국은 커녕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기도 하기 때문이다. 과연 자당자파 이익에만 근거한 철없고 유치한 정치로 국민과 국가를 망칠 것인가? 사랑은 아무나 하고 품격있는 국민은 아무나 하나? 문제의 지적만 능사가 아닐수도 있다. 호되게 꾸짖음을 당한 이후보, 호되게 맞았기에 국민앞에 진정 반성하고 더 잘할 수 있지는 않을까? 아직 세월호 사태 합의과정에서 보여준 그의 뚝심과 책임지던 자세와 기억이 떠오르기도 한다. 소시적부터 완벽한 사람 있던가? 

<권맑은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