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이렇게까지 타락했나?
서울대 교수들의 성추행
인턴여성과 여제자를 상습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서울대 수리과학부 강석진(53) 교수에 대한 1차 공판이 6일 서울 북부지방법원에서 열렸다. 이 날 강석진 교수 측은 “제자에 대한 사랑이 잘못 표현됐다”며 사실을 대부분 인정했다. 이날 검찰 수사결과 강석진 교수는 피해자들을 성추행한 후 이를 무마하기 위해 다음날 “내가 혹시 잘못한 것이 있었느냐”는 메시지를 보내는 등의 일정한 패턴을 띠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강석진 교수의 싸이월드 기록을 공개하며 “이를 보면 반성하지 않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강석진 교수는 수사 당시 자신의 싸이월드에 ‘돌·바람·여자’라는 제목의 글에 ‘누구에게 잘 해주든지 어차피 배신당하는데 예쁜 여자한테 배신당하는 것이 낫다. 절대 쓸데없는 여자들과 놀지 말 것’ 등 반성의 기미가 없는 글이 쓰여있었다.
강석진 교수 측은 “혐의는 인정하지만 상습성 여부는 포괄적으로 판단해달라”며 선처해줄 것을 호소했다. 강 교수에 대한 두 번째 공판은 3월 18일 오후 3시30분에 열린다.앞서 강 교수는 지난해 7월28일 저녁 세계수학자대회를 지원하던 인턴직원 여학생 A(24)씨의 가슴과 엉덩이, 음부 등을 만지는 등 2008년부터 이 사건에 이르기까지 A씨를 비롯해 서울대 수리과학부 여학생 등 총 9명을 상대로 11차례에 걸쳐 강제로 신체접촉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경영윤리를 가르치는 교수가 성추행? “경악”
한편 또 다른 서울대 경영대학원 A교수가 수년간 학생들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6일 SBS가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최근 A교수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여학생들의 신고가 접수됐다. 공개된 A교수의 성희롱 발언 녹음 파일에 따르면 A교수는 “내가 딱 너를 보는 순간, 아 얘는 내 여자친구감이다. 네가 처녀니까 그건 지키고, 뽀뽀하고 허그를 하고 안고 뒹굴고 온갖 짓을 다 하지만 그건 지켜줄게”, “천하의 A(본인)의 애인이 됐다는 건 조상의 은덕이다. 네가 나를 기분 좋게 해주면 내가 연구를 많이 하고 그게 인류에 이바지하는 것” 등의 말을 서슴없이 했다.
A교수는 “교수가 뽀뽀해달라고 하는데 해줄 수도 없고, 안 해줄 수도 없고. 네가 교수하고 싶다고 하면 내가 또 챙겨줘야지”, “야, 이 자식아! 뽀뽀하면 입술이 닳느냐 이빨이 부러지느냐. 다시는 이런 기회 없다. 교수님이랑 어떻게 뽀뽀할 수 있겠냐? 나한테 카톡할 때 ‘오빠’다, ’교수님’ 하면 너 F(학점)다” 라며 교수라는 지위를 이용해 학점을 빌미로 스킨십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같은 발언은 수업 뒷풀이 술자리 등에서 녹음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서울대는 A교수 성추행 의혹에 대해 진상 조사를 벌이고 있다. 조사가 끝날 때까지 학생과의 만남을 차단하기 위해 A교수의 수업을 중단키로 했다. A교수는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는 상태다. 그는 “부적절한 언행을 한 사실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국대 총장 단독후보 보광스님 상당수 논문표절, 중복게재
동국대 총장 단독 후보자인 보광스님(사진)의 상당수 논문에서 표절과 중복게재가 이뤄졌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동국대 교수회와 총동창회 등 학내ㆍ외에서 총장 후보 사퇴압력이 거세질 전망이다. 동국대 총동창회는 6일 학교 연구윤리진실성 위원회가 표절 의혹을 받은 보광스님의 논문 30편 가운데 표절이 2편, 비난 여지가 심각한 중복게재가 3편, 비난 여지가 약한 중복게재가 13편, 허용 가능한 중복게재가 12편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를 통보해 왔다고 밝혔다. 18편이 사실상 표절으로 결론 난 셈이다.
보광스님 논문 중 2010년 ‘대각사상’에 게재된 ‘인터넷 포교의 중요성에 관한 연구’는 표절 판정을, 2010년 ‘전자불전’에 게재된 ‘불전 전산화의 미래방향’은 표절과 중복게재에 해당한다는 판정을 받았다. 전자는 보광스님이 지도제자의 논문 3,4편에서 각주의 출처 표시를 그대로 가져오는 등 짜깁기했고 후자는 전자를 다시 짜깁기해 중복게재한 것으로 드러났다.
위원회 측은 “전반적으로 표절 또는 중복게재의 혐의가 큰 편”이라고 밝혔다. 보광스님이 “표절 논문을 게재한 학술지가 큰 비중이 없는 저널이거나 소식지에 불과해 괜찮다”고 소명한 것에 대해서는 “학자적 양식에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위원회는 보광스님에게 판정 결과를 알리고 수용을 거부할 경우 30일 내에 재심의를 요청하라고 통보했다.
동국대 총동창회는 앞서 이달 3일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 보광스님이 1989년 일본 불교대학에서 취득한 박사학위 논문에 대한 표절 의혹 검증을 요청한 바 있다. 동국대 동창 등으로 구성된 동국대 살리기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보광스님은 논문 표절로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을 뿐 아니라 총장 후보자 선출 역시 민주적 절차를 따르지 않았다”며 후보직 사퇴를 촉구했다.
보광스님은 지난해 12월 총장후보자추천위원회로부터 김희옥 현 총장, 조의연 영문과 교수와 함께 총장 후보로 추천됐지만, 김 총장과 조 교수의 잇단 출마 포기로 보광 스님만 유일한 후보로 남았다. 총동창회와 동국대 교수협의회는 조계종 고위직 인사의 외압으로 두 사람이 후보직을 사퇴했다는 의혹을 제기했었다. 학교 측은 11일 이사회를 열어 보광스님의 후보자 자격 유지 여부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권맑은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