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국방부, 핫라인 조기설치 합의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창완취안(常萬全) 중국 국방부장은 4일 양국 국방부를 연결하는 핫라인(직통전화)을 조기에 설치한다는 데 합의했다. 한중 양국은 이날 서울에서 열린 국방장관회담에서 "국방당국 간 전략적 소통강화를 위해 추진중인 국방부 간 직통전화를 이른 시일 내에 개통할 수 있도록 실무협의를 강화하기로 합의했다"고 국방부가 밝혔다. 양국 국방부 간 핫라인 설치를 위한 실무회의는 다음 주에 처음 시작될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핫라인 실무회의는 영관급 장교(과장급)가 맡게 될 것"이라며 "될 수 있는 대로 상반기 내에 설치한다고 추정하면 될 것이다. 국방부 간 직통전화 기술의정서를 조속히 체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양국은 이날 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및 안정에 관한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으며, 한 장관은 북한이 도발하면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고 국방부는 전했다. 한 장관은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하면 핵실험을 중지하겠다'는 북한의 주장과 관련, "한미연합훈련과 핵실험은 상호 연계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 남북대화는 북한이 진정성을 가지고 대화에 임해야 한다"는 우리 입장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국방부 관계자는 "중국 측은 한미연합훈련을 인정하는 분위기였다"면서 "중국은 한미동맹이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여 동북아 평화 안정에 기여한다는 데 공감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한 장관은 미국과의 포괄적 전략동맹 관계와 중국의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상호 조화롭게 발전시켜 나간다는 정부의 입장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양국은 또 지난해 437구의 중국군 유해를 우리 측이 중국에 송환한 데 이어 국내에서 추가 발굴된 6·25 전쟁 당시 중국군 유해 68구를 올해 3월 송환키로 합의했다. 중국은 내주 초 유해송환을 위한 실무협의를 위해 실무대표단을 한국에 파견할 계획이다.
국방부는 "양측은 PKO(유엔평화유지활동), 해적 퇴치 등 평화 유지 목적의 국방협력 강화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면서 "국방 사이버 분야에 대한 협력 방향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밝혔다. 창 부장은 또 이번 회담에서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중국 측에서 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면서 "한 장관은 사드배치는 현재 미국 측에서 결정하지도 않았고 미국의 요청이나 한미간 협의도 없다는 점과 기존 입장에 전혀 변화가 없다는 점을 설명했다"고 전했다.
중국 국방부 고위 관리가 사드 배치 가능성에 대한 입장을 우리 측에 공식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은 지난해 초 사드의 한국 배치 타당성을 확인하기 위한 부지조사를 마쳤으며 같은 해 6월 커티스 스캐퍼로티 주한미군사령관은 한국국방연구원(KIDA) 주최 국방포럼 조찬 강연에서 사드 한국 배치를 본국에 요청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회담에서는 한미일 정보공유약정과 북한 급변사태, 방공식별구역 문제 등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창 부장은 한 장관이 내년 편리한 시기에 중국을 방문해주도록 초청했다. 회담에 앞서 창완취안 부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이번 한국 방문은 저의 세 번째 방문이자 국방부장 취임 이후에 첫 방문이다.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저의 집에 왔다는 느낌이 든다"면서 "한중 양국은 서로 중요한 이웃나라이고 또 명실상부한 좋은 파트너, 좋은 친구"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방문을 통해 양국 정상이 양국 군 관계를 발전시키는 데 합의한 공동인식을 현실화하고 양국 군의 교류협력을 추진하는 한편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지키는 일련의 문제에 대해서 의견을 교환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에 한 장관은 "양국은 성숙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관계를 발전시켜나가기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해 왔다"며 "9년 만에 이루어지는 창완취안 부장의 방한은 양국 정상 간 합의를 충실하게 이행하는 의미가 있는 한편 양국 국방당국 간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고 교류협력을 한층 증진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되리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권맑은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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