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성도 구제역 비상
대표적 축산도시인 경기도 안성의 한우사육 농가에서 구제역 확진판정이 나와 방역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인접 지역인 충북 진천 돼지농장에서 지난달 3일 구제역이 처음 발생한 이래 30여일 만에 이천, 용인을 거쳐 안성까지 전파되면서 지난 2010년의 구제역 악몽이 되풀이되지 않을까 농민들은 우려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6일 구제역 의심신고가 접수된 안성시 죽산면 이모씨 농장의 한우 1마리에 대해 구제역 확진 판정을 내림에 따라 도내 구제역 발생농가는 이천 장호원과 용인 원삼면 돼지농장 2곳에 이어 모두 4곳으로 늘었다.
지난달 29일 이천시 장호원읍 한 농장에서 돼지 20마리가 구제역 증상을 보인 것을 시작으로 이날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두창리와 가재월리 돼지농장에서 각각 3마리와 20마리가 구제역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방역당국은 해당 돼지를 살처분하고 축사소독과 가축이동통제 등을 실시하고 있지만, 확산추세를 막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2010년 12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도내에서 석달동안 돼지 165만3천마리(전체 사육 두수의 72%)와 소 6만7천마리(13%)를 살처분했던 악몽이 되풀이되지 않을까 농민들은 우려하고 있다.
안성시 고삼면의 한 한우사육 농민은 "그동안 구제역 예방접종을 주기적으로 했고 축사 내외부 소독도 철저히 하고 있는데 인근 지역에서 구제역이 잇따라 감염됐다는 소식을 접하니 매우 당황스럽다"면서 "이러다 우리 농장까지 덮치는 것 아닌지 잠이 안온다"고 말했다.
예방백신 접종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농민도 있었다. 안성시 양성면의 한 농민은 "구제역 예방백신은 통상 한 병에 25마리와 10마리분으로 공급되는데 바늘을 한번 찌르면 약효가 8시간밖에 지나지 않아 사용할 수 없게 된다"며 "번식용 소의 경우 임신기간이 제각각인데 결국 한마리를 위해 비싼 접종을 하거나 효과도 없는 약을 접종하는 사례가 빚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구제역 감염소가 발생한 안성의 해당 농장은 올겨울 들어 첫번째 구제역이 발생한 충북 진천 돼지농장과는 15∼20㎞가량 떨어져 있으며 반경 500m 이내 6개 농가에서 한우 등 소 400여마리를 사육 중이다.
안성시는 이날 해당 농장에서 사육 중인 나머지 소 40여마리를 정밀관찰 중이며 마을 입구를 통제하고 축사주변을 소독하고 있다. 시는 농장이 위치한 죽산면에서 소 3천여마리가 사육 중이어서 가축이동통제와 소독 등을 철저히 할 것을 농가에 당부했다. 시 관계자는 "그동안 6개월마다 구제역 예방접종을 실시했고 특히 해당 농장은 지난해 11월 백신을 접종했는데 양성판정이 나왔다"면서 "그러나 현재 할 수 있는 것은 예방백신 접종과 가축이동통제, 철저한 소독밖에 없기 때문에 농민들에게 당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성시는 150여 농가에서 돼지 29만여마리, 1천900여 농가에서 소 10만여마리를 사육하는 대표적인 축산도시로 지난 2010∼2011년 구제역 파동 당시 돼지 20만6천마리와 소 1천600마리를 살처분, 400억원이 넘는 피해를 입은 바 있다. 또 구제역이 발생한 용인시 원삼면 두창리 등과 인접한 백암면에는 80여 농가에서 돼지 14만여마리를 사육 중이어서 구제역이 확산되면 큰 피해가 우려된다.
권맑은샘 기자 kbc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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