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국제시장, 흥행돌풍
영화 ‘국제시장’(감독 윤제균)이 300만 돌파를 앞두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국제시장은 24~25일 이틀 동안 관객 87만 8286명을 모았다. 누적 관객 수는 총 285만 5682명이다. “국제시장”은 1498개의 포목점, 양품점, 기계공구상가 등이 몰려 있는 부산의 대표적인 전통시장인데 태평양전쟁 당시 미군의 한반도 폭격에 대비해 일제가 민간인 대피공간으로 조성한 공터에 광복 후 군수물자들이 쏟아져 나오며 형성됐다. 1948년 판자건물 12채에 1000여개의 점포가 생겨나며 ‘자유시장’으로 불리다 1950년 ‘국제시장’으로 이름을 바꾸었고 그렇게 불리우게 되었다.
6·25전쟁 때는 전국 각지에서 피란민이 모여들고, 미국의 구호품과 군용품이 유통되면서 인근 광복동, 남포동과 함께 부산의 거대한 상권을 형성했다. 또 밀수가 너무 성행하자 1951년 미군이 국제시장을 포위하고 물품을 압수해 상인들을 대성통곡하게 했다는 일화도 있다. 지금도 수많은 공산품과 수산물, 먹거리 등으로 관광객들의 필수방문 코스다.
6,25한국동란,흥남 피난민 철수장면--영화"국제시장"중에서....
영화 "국제시장"은 1950년대 한국전쟁 이후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격변의 시대를 관통하며 살아온 우리 시대 아버지 ‘덕수’(황정민 분), 그는 하고 싶은 것도 되고 싶은 것도 많았지만 평생 단 한번도 자신을 위해 살아본 적이 없다. ‘괜찮다’ 웃어 보이고 ‘다행이다’ 눈물 훔치며 힘들었던 그때 그 시절, 오직 가족을 위해 굳세게 살아온 시대를 덕수(황정민)를 통해 생생하게 그려냈다. 덕수는 누구보다 고단하고 치열하게 살아온 우리들의 아버지를 대변한다.
'명불허전', 가족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는 주인공 덕수역의 황정민은 20대부터 70대까지 완벽한 연기를 펼쳐 관객의 몰입도를 높였다. 여기에 영화는 서독 광부와 간호사 모임, 월남전 참전용사 모임을 찾아다니며 역사를 철저히 고증했고 흥남 부두 철수 장면처럼 최첨단 기술을 동원한 시대 재현으로 중장년층은 물론 젊은 층에게도 공감을 얻는 데 성공했다. 영화를 본 시민의 소감을 들어 보았다.
--------
“'국제시장'을 보면서 많이 울었다. 그냥 찔끔했던 게 아니라, 정말 주룩주룩 흘렀다. 평소에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 절대 울지 않는 사람은 아니지만, '국제시장'이 흐르게 만든 눈물은 다소 생경한 경험이었다. 6.25 전쟁 때 헤어진, 정확히 말하면 '놓친' 여동생을 다시 찾는 남자. 먼 타국으로 흘러간 동생은 오빠에게 당신이 내 오빠고, 나는 당신의 동생이라는 사실을 매우 강렬하게 입증한다. 신체적인 특징, 과거에 나누었던 대화, 그리고 누구도 부정하지 못할 결정적인 증거까지. 영화는 3번에 걸쳐 이들이 남매라는 사실을 보여주었고, 나는 2번째 만에 눈물을 터트렸으며 3번째에 가서 오열했다.
이건 과장이 아니다. '국제시장'을 본 사람이라면, 이 영화에 대해 좋고 싫음이 분명한 사람이라도 그 장면에서 감정이 동하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다. 몇십 년 동안 헤어졌던 남매가 다시 만난다는데, 그리고 우리는 이미 '이산가족찾기'라는 대국민 감동 이벤트를 경험했던 적이 있는데, 그리고 그때의 장면들은 지난 수십 년간 종종 자료화면으로 등장해 다시 사람들을 울리곤 했는데, 어떻게 이 장면에서 울지 않을 수 있을까? 하지만 바로 그 점에서 '국제시장'이 흥미로웠다.
이 영화가 나를 울리는 것인가, 내가 보고 들었던 이미지들이 다시 떠올라서 나를 울리는 것인가. '국제시장'이 관객들과 소통하는 매개는 영화가 만든 것인가, 우리가 보고 배우고 들으며 자란 역사적인 기억인가.
---------
6,25때의 흥남철수 사건은 우리국민들의 현대사에 있어서 그야말로 크리스마스의 기적이었다. 그뿐 아니라 영화 "국제시장"은 그후 월남파병과 경제개발을 위한 파독광부, 간호사들, 남북분단에 의한 이산가족 찾기 등 모두 우리 현대사의 질곡을 재미와 함께 잘 표현한 영화다. 지금 우리아이들은 정치적인 문제들로 그야말로 우리 현대사를 거의 모른다. “국제시장”이라는 영화 한편이 교과서에 없는 우리 현대사 이야기를 한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절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 영화의 성공배경과 감동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지만 우리 자신의 이야기들이기 때문이었다.
권맑은샘 기자 kbc77@hanmail.net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스포츠닷컴&추적사건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