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인질극 사망자-여성 변호사, 카페 매니저"
호주 시드니 도심 카페에서 발생한 인질극 진압작전 도중 숨진 인질은 여성 변호사와 카페 매니저인 것으로 확인됐다. 뉴사우스웨일스주(NSW)주 경찰은 진압작전 도중 숨진 인질 2명이 여성 법정변호사(barrister)인 카트리나 도슨(38)과 린트 카페 매니저인 토리 존슨(34)이라고 16일 밝혔다. 어린 세 자녀의 어머니이기도 한 도슨은 시드니대 법대를 졸업한 재원으로 두 언니와 남편 역시 촉망받는 변호사다.
존슨은 2012년 10월부터 린트 카페에서 종업원으로 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존슨의 전 동료인 토니 마노는 "토리는 훌륭한 친구였으며 동료와도 잘 지냈다"며 "오늘 아침 사고 소식을 듣고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들이 인질범의 총격을 받고 숨진 것인지 혹은 무장경찰이 진입하면서 교전 중에 사망한 것인지는 확실치 않은 상황이라고 호주 언론은 전했다.
한국교포 여성 배씨 극적 탈출
호주 시드니 도심 한복판에서 인질극이 벌어진 가운데 오후 4시쯤부터 극적으로 3명의 인질이 탈출했다. 15일 오전(현지시각) 외신에 따르면 "시드니 시내 금융중심가인 마틴플레이스의 린트 초콜릿카페에 IS 지지자로 보이는 한 괴한이 손님 30여명과 종업원 10여명 등 40여명을 붙잡아 인질극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후 외신은 "오후 4시쯤 3명, 한 시간 뒤인 오후 5시쯤 2명 등 총 5명이 탈출에 성공했다"고 탈출소식을 보도했다.
탈출하는 배씨
탈출에 성공한 3명 중 한명인 한국 교포 여성 배 씨도 극적으로 탈출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배 씨는 이 카페에서 아르바이트생으로 근무하고 있던 중 괴한의 침입으로 붙잡혀 있었다. 당시 현장을 중계하고 있던 호주 '채널7' 방송 영상에 인질극이 벌어지고 있는 카페에 무장 경찰이 다가가자 인질 3명이 카페 옆문에서 뛰쳐나오는 모습이 포착됐다. 또한 무장 괴한은 범행 직후 인질로 하여금 창가에 아랍어로 '신은 오직 알라 뿐이다' '모하메드는 신의 메신저다'라고 적힌 '검은 표준 깃발'을 내걸게 했다.
호주, 미국의 IS공습에 주도적 참여… 보복 테러 1순위
15일 인질극이 벌어진 호주의 보안 당국은 사건 이전부터 이미 테러에 대한 경계 활동을 강화한 상태였다. 이라크·시리아에 있는 호주 국적 이슬람국가(IS) 대원 70~200명 중 약 20명이 이라크·시리아에서 활동하다가 최근 호주에 잠입한 정황을 포착했기 때문이다.
호주는 미국 주도의 IS 공습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어 보복전의 타깃이 될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호주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공군 기지에 F-18 수퍼 호넷 전투기 6대와 대형 공중급유기 등을 배치하고 지난 10월부터 이라크·시리아에서 IS를 공습하고 있다. 특히 애벗 총리가 IS의 잔혹성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 단체를 강력 처벌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는 IS와 알카에다의 암살 명단에 오르기도 했다.
IS에 가담하는 호주인은 대부분 동남아·중동 출신 이민자로 추정된다. 최근 멜버른에서 시리아로 거액의 테러 자금을 송금하려다 검거된 호주 국적의 IS 추종자(23)도 아랍계였다. 토니 애벗 호주 총리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중동 지역의 테러 단체를 위해 자금줄 역할을 하는 이들이 호주에만 100명 이상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호주 경찰은 최근 IS 지도부와 공모해 시드니에서 민간인 대상 무차별 참수 테러를 계획한 용의자도 체포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인도네시아 분쟁연구소는 "호주는 IS 연계 단체가 있는 동남아와 지리적으로 가까워 테러범의 주요 활동 무대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동남아는 세계 무슬림 인구 16억명 중 40% 이상이 몰려 있다. 온건파가 다수지만 인도네시아·필리핀 일부 지역에는 이슬람수호전선(FPI)·알자마 알이슬라미아(JI) 같은 극단주의 단체가 활동하고 있다. JI 같은 단체가 호주로 건너가 무슬림 또는 이민자 사회에 파고들어 이슬람 극단주의 사상을 전파하고 있다는 것이다. 폭로 사이트 '위키리크스'로 유출된 미 기밀문서에 따르면 FPI와 JI는 인도네시아군 내부에 조직원을 심어두고 무기 등 군수품을 조달받고 있다. 2002년 인도네시아 휴양지 발리에서 호주인 88명 등 202명의 목숨을 앗아간 폭탄 테러도 JI의 소행이었다.
권맑은샘 기자 kbc77@hanmail.net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스포츠닷컴&추적사건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