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리턴' 조현아, 12일 국토부 출석조사 예정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이 '땅콩 리턴' 사건과 관련해 12일 국토교통부의 조사를 받는다. 대한항공은 조 전 부사장이 국토부 조사를 받고자 12일 오후 3시 김포공항 인근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에 출석한다고 11일 밝혔다. 조 전 부사장은 12일 오전 10시까지 출석하라는 국토부의 요구에 응하지 않고 추후 조사받겠다고 밝혔다가 돌연 입장을 바꿨다. 대한항공 측은 조 전 부사장이 정신적으로 힘든 상태라 당장 조사받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힌 바 있다.
조 전 부사장이 12일 출석하기로 한 것은 국토부가 조 전 부사장이 빨리 조사받아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압박한데다 검찰이 이날 오후 대한항공 본사와 인천공항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등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갔기 때문이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맏딸인 조 부사장은 5일 뉴욕발 대한항공 1등석에서 승무원의 견과류 제공 서비스를 문제삼아 사무장을 질책하며 이륙 준비중인 항공기를 되돌려 사무장을 내리게 해 항공보안법 등을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광희 국토부 운항안전과장은 조 전 부사장 측으로부터 출석 의사를 통보받았다면서 "고성이나 욕설 등이 있었는지와 램프리턴(비행기를 탑승 게이트로 되돌리는 일) 경위, 승무원이 비행기에서 내리게 된 경위 등을 모두 물어볼 것"이라고 말했다. 조 전 부사장이 객실승무원과 기장에게 어떤 영향을 미쳐 이륙 전의 비행기를 되돌렸는지를 밝힌다는 것이다.
대한항공은 "조 전 부사장은 앞으로 진행될 조사에 성실히 임해 국토부에서 정확한 사실 관계를 파악하는데 적극 협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조 전 부사장은 김포공항 인근에 있는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서울사무실 건물 안에 있는 항공안전감독관실에서 조사를 받는다. 국토부는 이번 사건이 알려진 지난 8일 8명의 조사팀을 구성하고 조사를 시작해 기장, 사무장, 객실 승무원 등 10명을 상대로 사실관계를 조사했다.
국토부는 사건이 일어난 1등석에 있던 탑승객 1명과 1등석 바로 뒤 일반석 승객 등을 상대로 한 조사도 벌일 예정이다. 국토부는 "(조 전 부사장의)고성이 있었느냐에 대해 승무원 간의 진술이 엇갈리고 있다"면서 "객관적이고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당시 탑승객에 대한 참고인 조사가 중요하다고 판단해 항공사에 승객 명단과 연락처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연락처를 얻으려면 본인의 동의가 있어야 하므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 과장은 승객의 적극적인 제보를 요청했다.
그는 관제 녹음이나 조종사와 운항관리사의 대화 내용 등도 입수하는 대로 살펴볼 것이라고 했다. 기장과 사무장간의 인터폰 대화는 녹음이 되지 않으며 조종실 안의 대화는 비행 마지막 2시간만 녹음되기 때문에 이륙 준비 당시 조종사 간에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는 남아있지 않다고 그는 설명했다. 국토부는 "서울서부지검에서도 사건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국토부는 관련 사건의 주무부처로서 검찰 조사에도 긴밀히 협조할 것"이라고 했다. 국토부는 조 전 부사장 등을 상대로 한 조사 결과를 검찰에 통보할 예정이다. 위반사항이 있으면 대한항공을 상대로 경고나 개선명령 등의 행정지도도 할 계획이다.
권맑은샘 기자 kbc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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