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이 “근본없는 놈”?, 도대체 정치권은 지금 뭐하고 있나?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56, 현 새누리당 최고위원,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소위 말하는 '정윤회 문건'에 “근본없는 놈” 이라고 이름이 거론됐었다. 이에 대해 이정현 의원이 자신의 SNS를 통해 심경을 토로했다. 이정현의원은 9일 저녁 자신의 페이스북에 "빈총도 안 맞은 것만 못하다는 말이 있다. 찌라시에 '이정현은 근본 없는 놈'이란 말이 있었다고 한다. 어떤 자리에서 누가 했는지는 모르지만 기분은 영 거시기 했다"라며 자신이 언급된 부분에 대해 불쾌감을 표시했다.
8일 세계일보는 '정윤회 문건'에 대한 추가 내용을 보도했었다. 이 내용에 따르면 정윤회씨는 이정현 의원에 대해 "이정현은 근본도 없는 놈이 VIP 1명만 믿고 설치고 있다. VIP 눈 밖에 나기만 하면 한 칼에 날릴 수 있다. 안 비서관이 적당한 건수를 잡고 있다가 때가 되어 내가 이야기를 하면 VIP께 보고할 수 있도록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여기에 대해 이정현 의원은 "돌이켜 보면 당혹스러운 진실이긴 하지만, 이정현은 근본 없는 놈이 맞는 말일지 모르겠다. 새누리당 놈이 호남에서 19년 동안 네 번씩이나 출마를 하고, 호남 놈이 새누리당에서 30여 년을 활동하고 있으니. 어느 쪽에서도 나는 늘 근본 없는 놈 취급받았다. 나는 늘 혼자였다. 긴 세월 동안 나는 참으로 외로웠다"라며 자신의 정치 인생을 되돌아봤다.
이어서 "다시 생각해 봐도 근본 없는 놈에게 기회를 주고 손을 잡아 국회의원에 당선시켜 주신 순천·곡성 분들의 따뜻한 격려가 너무 너무 고맙고 감사하다. 그리고 근본 없는 놈에게 대통령 수석 두 번, 집권당 최고위원 두 번, 국회의원 두 번의 기회를 주신 대통령님과 새누리당 분들이 한없이 고맙다"라며 지역구와 새누리당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끝으로 "근본 없는 놈이라는 눈총이 나를 더 단련 시켰다는 것, 그렇게 말했던 사람이 이 진실을 알면 그 분 기분도 나처럼 영 거시기 할까? 이정현은 이정현 다울 때 가장 큰 위력을 발휘한다. 이정현은 촌놈이고 그것이 이정현 다움이다. 어쩔건데"라며 자신의 분노를 터뜨림과 동시에 앞으로도 자신은 변함이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한편 이정현 의원은 전남 순천·곡성을 지역구로 둔 의원으로 한 때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렸던 최측근 인사였다. 하지만 지난 6.4 지방선거 이후 돌연 청와대를 떠났고, 7.30 재보선에 출마해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지난 8월 새누리당 최고위원에 선출되어 현재까지 직을 맡고 있다. 이에대해 시민들은 오히려 이정현 의원에게 “정말 잘 단련되고 승화된 마음에 지지와 위로를 보낸다, 정말 훌륭한 인격이다”며 박수를 치고 있지만 “이번 사건을 일으킨 더러운 세력들을 발본색원해 엄벌, 영원히 정치권을 떠나게 해야 한다. 도대체 이런 일로 세월이나 보내고 정치권과 국회는 뭐하냐?”며 부글부글 끓고 있다.
국회, 예산만 법정시한 처리했지만 사자방 등 폭탄급 유보
지난 9월부터 100일을 달려온 정기국회가 정윤회씨 국정개입 문건 의혹 논란 속에서 9일 막을 내렸다. 이날 여야는 본회의를 열어 이른바 ‘송파 세 모녀법’ 등을 비롯해 138건의 법안을 의결했다. 하지만 공무원연금 개혁, 사자방(4대강, 자원외교, 방산비리) 국정조사 등 폭탄급 이슈는 모두 12월 임시국회로 미뤘다. 여야는 12년 만에 법정 시한 내에 새해 예산안을 처리했지만 결국 올해도 국회에서 ‘뜨거운 연말’을 보내게 된 셈이다.
●경제활성화 법안은 30건 중 8건만 통과
이날 본회의에서 처리된 대부분 법안은 여야 이견이 없는 ‘미쟁점 법안’이었다. 기초생활보장제도의 급여체계를 맞춤형으로 개편해 ‘복지 사각지대’를 없애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 개정안 등 송파 세 모녀법, 퇴직공직자의 취업제한기간을 늘리고 사립대·종합병원 등을 취업제한기관에 추가한 공직자윤리법 개정안(관피아 방지법)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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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지난해 수능 세계지리 과목의 출제 오류로 성적이 바뀐 사람이 정원외 입학할 수 있도록 하는 특별법안, 5·18민주화운동 관련자를 추가 구제할 수 있도록 한 법안도 가결됐다. 세월호 사고의 후속법으로 선박안전 관리를 강화하고 사고 구조 조치를 하지 않은 선장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해운법, 선원법, 선박안전법 개정안도 통과됐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정부에서 시급한 처리를 촉구했던 경제활성화 법안 30개 중 8개만 처리됐다. 이른바 ‘부동산 3법’,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 쟁점 법안은 오는 15일 열리는 임시국회로 미뤄졌다.
●오늘 여야 원내대표 2+2 연석회의
여야 원내대표는 이날 주례회동에서 양당 대표와 원내대표가 참여하는 ‘2+2 연석회의’를 10일 열기로 합의했다. 연석회의에서는 오는 임시국회를 앞두고 공무원연금 개혁과 사자방 국조, 선거구 재획정을 위한 정치개혁특별위원회 구성 등을 집중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야당은 비선 실세의 국정개입 의혹 역시 논의 테이블로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 반면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국정개입) 문서 유출 건은 검찰 수사 중이니까 잘 모르겠다. 야당은 주장할 것 같은데 포괄적으로 논의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미지근한 반응을 보였다.
권맑은샘 기자 kbc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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