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 조현아 부사장 논란,-국토부 "법저촉 세밀히 따질 것"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40)이 자신이 타고 있던 미국 뉴욕발 인천행 대한항공 항공기 서비스 문제를 지적하며 고성을 지르다 비행기를되돌려 승무원 사무장을 내리게 해 논란이다. 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현지시각) 오전 0시 50분쯤 미국 뉴욕 JFK 국제공항에서 인천으로 출발하는 KE086편 항공기가 이륙을 위해 활주로로 향하다 탑승 게이트로 돌아가는 '램프리턴'을 했다.

'램프리턴'은 항공기 정비를 해야 하거나 주인이 없는 짐이 실리는 경우, 승객 안전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에 취하는 조치다. 그러나 이날 해당 항공기가 '램프리턴'을 한 것은 기내 서비스에 대한 조 부사장의 지시 때문인 것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한 승무원이 퍼스트클래스에 타고 있던 조현아 부사장에게 견과류 식품을 봉지째 건네자 조현아 부사장은 "왜 넛츠를 봉지째 주느냐. 규정이 뭐냐"고 해당 승무원을 질책한 것. 대한항공 매뉴얼에 따르면 승무원은 승객 의향을 물은 뒤 갤리(음식을 준비하는 곳)로 돌아와 견과류 봉지를 개봉해 종지에 담아 음료와 함께 제공하는 것이 규정이다.

조현아 부사장은 승무원 사무장에게 해당 규정에 관해 질문하며 언쟁을 벌이다가 결국 그를 향해 "내려"라고 말했고, 이에 해당 항공기는 사무장을 뉴욕 공항에 내린 뒤 다시 인천을 향해 출발했다. 이 과정에서 해당 항공기의 이륙이 약 20분 동안 지연됐으며, 인천공항 도착 또한 예정시간보다 11분 늦어져 승객들이 불편을 겪어야 했다. 이러한 조현아 부사장의 '램프 리턴' 사태가 알려지며 비난이 거세지자 대한항공 관계자는 "서비스를 책임진 사무장이 당황했는지 매뉴얼을 제대로 못 찾으니 문제가 있다고 보고 (조현아 부사장이) 사무장을 내리게 하고 부사무장에게 직무를 대신 수행하도록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대한항공 측은 "(승무원이 내린 것은) 조현아 부사장 지시가 아니라 기장과 협의된 사항"이라며 "비행기가 활주로까지 나갔다 돌아온 것이 아니고 비행기가 탑승구에서 토잉카(항공기 유도차량)에 의해 8미터 정도 나갔다가 기장의 지시로 다시 토잉카에 의해 탑승구로 되돌아온 것"이라고 수습에 나섰다.

이러한 대한항공 측의 해명에도 조현아 부사장 관련 논란이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자 같은 날인 8일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아직까지 유사한 사례가 없어 법 조항을 살펴봐야 한다"며 "관련 법 저촉 여부를 세밀히 따져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회사 임원으로서 서비스 품질에 대한 경각심을 주려고 했다고 하더라도 다른 승객들까지 불편을 겪게 하는 등 적절치 못한 행동으로 보인다"며 "법에 저촉되지 않았다고 판단하면 항공사에 주의를 주는 등의 조치를 할 수 있을 것"이라 설명했다.

권맑은샘 기자 kbc77@hanmail.net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스포츠닷컴&추적사건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