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퍼거슨시 시위-미 전역확대, 한인들도 큰 피해
25일 미국 미주리주 퍼거슨 시에서 발생한 소요사태로 현지 한인들의 피해도 큰 것으로 드러났다. 흑인청년을 사살한 경찰관이 불기소되면서 불붙은 항의 시위가 미국 전역으로 번지고 있다. 퍼거슨 시에 한인이 운영하는 미용재료 판매업체와 휴대전화 판매점등 한인상점들도 흑인들의 방화와 폭력시위로 불타 큰 피해를 입었다. 세인트루이스 한인회는 이번 소요사태로 20개 한인 상점 가운데 2곳이 전소했고, 7곳이 약탈당했다고 밝혔다.
[한인 상점주인 : 모든 것을 잃어서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피해액이 70만 달러 정도 됩니다.]
비상사태가 선포된 가운데 밤샘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퍼거슨 시에는 주 방위군 2천2백 명이 투입됐다. 시위대의 방화로 시내 건물 12채가 불에 탔고 상점이 약탈당했다. 부상자는 모두 18명, 절도와 무단침입으로 80여 명이 현장에서 체포됐다. 퍼거슨 시에서 시작된 시위는 이틀째를 맞아 미국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워싱턴 DC와 LA, 시애틀, 시카고, 휴스턴과 마이애미 등 38개 도시에서 항의시위가 벌어졌다. 뉴욕에서도 이틀째 밤늦게까지 집회와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아직까지는 평화적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참가자 수가 계속 불어나면서 경찰도 비상근무에 돌입했다.
오바마 "폭력에 무관용"… 퍼거슨市 주방위군 추가투입
미국 미주리주 퍼거슨시 소요사태가 미 전역으로 확산할 조짐이다. 25일(현지시간) 항의 시위가 수도 워싱턴과 뉴욕, 시애틀, 마이애미 등 37개주 170여개 도시에서 동시다발로 발생한 가운데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폭력 시위에 관용 없다”며 자제를 촉구했다. 퍼거슨시 사태가 폭동 양상을 띠자 주 정부가 강력 대응에 나섰다. 제이 닉슨 미주리주 지사는 시위 격화 가능성에 대비해 퍼거슨시에 주 방위군 수백명을 추가로 투입했다. 이에 따라 퍼거슨에 투입된 병력은 2200여명으로 늘어났다.
전날 오후 비무장 상태의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18)에게 총을 쏴 숨지게 한 백인 경관 대런 윌슨(28)에 대한 대배심의 불기소 결정이 나온 후 약탈과 방화가 이어지면서 퍼거슨 시내 건물 최소 12채가 전소했다. 치안을 책임지는 미주리주 고속도로 순찰대는 지난밤 절도와 무단 침입 혐의로 퍼거슨시와 세인트루이스시에서 82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경찰과 대치 과정에서 다친 18명은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1명은 총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퍼거슨 시내에서 총성이 100회 이상 들렸지만 경찰은 발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항의 시위는 전국으로 번지면서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서 전날 밤늦게 1000명이 도로 곳곳을 점거하고 행진했다. 퍼거슨과 마찬가지로 일부 시민이 스타벅스 커피점과 편의점에 난입해 물건을 약탈했다. 오클랜드 경찰은 현장에서 40명을 체포했다. 로스앤젤레스에서도 수백명이 참가하는 시위가 벌어져 3명이 체포됐다. 워싱턴 백악관 앞에서도 항의 집회가 열렸다. 워싱턴주 시애틀 경찰은 시위 해산용 후추 분무기를 분사한 끝에 5명을 체포했다. 조지아주 애틀랜타,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텍사스주 댈러스에서도 시위가 벌어졌다.
퍼거슨 시내 시위는 밤이 깊어지면서 다소 진정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대배심의 불기소 결정에도 지난 9월 에릭 홀더 법무장관 지시로 조사에 나선 법무부는 윌슨 경관과 퍼거슨시 경찰서의 과실 여부를 계속 확인하고 있다. 브라운 유족이 윌슨 경관 등을 상대로 소송을 내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25일 시카고에서 연설을 통해 폭력 사태를 용인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좌절감은 단순히 특정 사건에 대한 것이 아니라 많은 유색인종 공동체에 깊이 뿌리 박혀 있는 것”이라며 “하지만 좀 더 생산적인 방식으로 그러한 좌절감을 표현하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빌딩과 차를 불태우고 재산을 파괴하면서 시민들을 위험에 처하게 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관용이 있을 수 없다”며 “이것은 범죄 행위이고, 그런 행위에 가담하는 자들은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사태를 촉발시킨 대런 윌슨은 25일 ABC방송과 인터뷰에서 “브라운이 숨진 것은 매우 유감”이라면서도 “나는 내 일을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양심의 가책은 없다”고 덧붙였다. 상대가 백인이었다면 상황이 달라졌겠느냐는 질문에 윌슨은 “상대가 흑인이건 백인이건 간에 경찰로서 똑같이 행동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맑은샘 기자 kbc77@hanmail.net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스포츠닷컴&추적사건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