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김경희, 남편 장성택 처형 닷새 후 자살說 유력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고모인 김경희가 자신의 남편인 장성택이 처형된 후 며칠만에 자살했다는 설이 제기됐다. 지금까지 김경희의 행적에 대해 식물인간 상태, 와병으로 외국에서 치료 중, 삼지연 특각에서 요양 중 등 여러 가지 설들이 제기됐었지만, 김경희가 자살을 해 이미 숨졌다는 얘기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전문매체 NK지식인연대는 26일 “평양 고위층의 전언에 따르면, 김경희는 남편 장성택이 김정은에 의해 즉결 처형된 지난해 12월12일로부터 닷새 후인 12월17일, 즉 김경희의 오빠 김정일의 사망 2주기 날이기도 한 그날 아침에 자신의 삼석저택에서 음독자살했다”고 보도했다.
NK지식인연대는 “‘(김정일) 추모 2주기 행사를 위해 김경희를 모셔 오라’는 김정은의 명을 받은 북한군 호위사령부 대원들이 아침 9시쯤 김경희의 삼석 저택으로 갔는데, 김경희가 이미 막 목숨을 끊은 상태로 발견됐다”고 전했다. 이에 인근 봉화진료소의 응급구조팀이 출동해 김경희를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상태였다는 것이다.
또 이런 사실을 전해들은 김정은도 깜짝 놀라 직접 김경희의 시신이 안치된 봉화진료소로 달려갔고, 결국 김경희가 죽은 사실을 확인하고선 과민한 신경질을 부렸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곁에서 경호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죄를 물어 김경희의 삼석저택 호위팀을 해체하라'고 김정은이 호통을 쳤다는 것이다.
특히 김경희가 자살 직전 남긴 유언장에 자신의 남편인 장성택을 무참하게 죽인 조카(김정은)에 대한 저주가 담겨 있어 이를 읽은 김정은의 얼굴이 검푸러지고 살기까지 가득해졌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이 때문에 평양체육관에서 열리기로 했던 김정일 2주기 추모행사도 1시간 늦게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경희의 자살 이유에 대해 정확히 밝혀진 것은 없지만, 현지에서는 조카인 김정은에 대한 원망스러움과 '이런 세상에 자신만 혼자 남게 됐다'는 생각에 극도의 우울증이 겹쳤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고 NK지식인연대는 전했다. 김경희의 시신은 김정은의 지시에 따라 북한의 항일빨치산 등이 안치되는 대성산 주작봉 '혁명렬사릉' 한켠에, 그러나 비석도 없이 매장됐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김정은은 김경희의 장례식을 치를지 말지를 두고 최근까지도 계속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례식 타이밍을 놓쳤기 때문에 지나간 장례식을 이제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김경희의 사망소식을 언제까지 비밀로 부쳐둘 수도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NK지식인연대는 김정은의 장성택 숙청 사건 발생 이후 지금까지 김경희의 신상이 한 번도 공개된 적이 없다는 점을 들어 이런 평양 고위 관계자의 전언이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특히 북한이 올해 8월 23일 기록영화에서 김경희를 삭제했다가 그 뒤 10월 12일에는 지웠던 영상을 다시 복원했는데, 통상 북한에서 살아 있는 사람을 영상에서 지웠다 살렸다 하는 일은 좀체 없다는 점 역시 이런 근거가 된다고 이 매체는 지적했다.
이와 관련 김정은이 김경희를 사람들의 기억에서 없애버리기 위해서 기록영화에서 지우기로 마음 먹었지만, 예상과 달리 한국과 국제사회의 언론들이 그 사실을 찾아내 크게 보도했기에 오히려 부담을 느껴 김경희의 영상을 도로 복원해놓은 것 아니겠냐는 관측이다.
NK지식인연대는 김경희의 자살설이 북한 고위층과 평양 주민들 사이에서는 더 이상 비밀로 붙일 수 없을 정도로 급속히 퍼져나가고 있어 북한 중앙당과 국가안전보위부가 강력한 소문 차단 대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권맑은샘 기자 kbc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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