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한국경제 성장률 올해 0.5p 하향, 가계빚은 1060조원 '사상최대’
OECD, 한국경제성장률 올해 3.5%로 0.5%P 낮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0%에서 3.5%로 0.5%포인트 낮췄다. 내년 전망치도 4.2%에서 3.8%로 0.4%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종전 전망치를 발표한 올해 5월보다 우리나라의 경제환경이 나빠진 것으로 본 것이다. OECD는 또 올해(3.3%)와 내년(3.7%)도 세계경제 성장률도 각각 0.1%포인트, 0.2%포인트씩 하향 조정했다.
25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OECD는 이날 경제전망(OECD Economic Outlook) 보고서를 통해 이러한 전망을 내놨다. OECD가 하향 조정한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 3.5%는 한국은행 전망치(3.5%)와 같고 기획재정부(3.7%)나 국제통화기금(IMF)의 전망치(3.7%) 보다 낮다. 또 내년 성장률 전망치(3.8%)도 기재부(4.0%)나 한은(3.9%), IMF(4.0%) 전망치 보다 낮다.
OECD는 우리나라의 성장률 전망치를 낮추면서 상당한 유휴경제력(slack)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유휴경제력은 주요 생산요소인 노동과 자본이 남는다는 것으로 유휴경제력이 있다면 그만큼 수요는 부족하고 공급은 과잉인 상태를 의미한다. OECD는 “세월호 사건 여파에서 벗어나며 민간소비가 반등했고 부동산 규제완화 등에 따라 주택투자도 증가했다”면서도 “경상수지 흑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를 웃돌고 물가상승률은 1.4%에 머무르는 것을 보면 경제내에 상당한 유휴경제력이 존재하는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우리 경제의 위험요인으로는 가계부채비율 증가에 따른 민간소비 둔화와 금융기관의 리스크, 높은 수출 비중에 따른 세계경제 여건과 환율 변동 등 대외경제 여건 변화에 의한 민감한 반응을 꼽았다. OECD는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포함해 구조개혁을 통해 잠재성장률을 확충하는데 정책의 최우선순위를 둘 필요가 있다”며 “재정지출을 확대한 것은 적절했으며 부동산시장 활성화정책은 가계부채 문제를 악화시키지 않도록 주의깊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세계경제 성장률에 대해서는 올해 3.3%로 기존 전망치(3.6%)보다 0.3%포인트 하향 조정했고 내년 성장률은 3.7%로 0.2%포인트 낮췄다. 2016년은 3.9%로 전망했다. OECD는 “세계경제는 수용적 통화정책, 금융 노동시장 개선 등에 힘입어 완만하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OECD는 “성장세가 여전히 위기 이전에 못 미칠 것이며 국가별 성장세도 차별화될 전망”이라며 “경기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세계경제의 하방요인이 더 큰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OECD는 유로존의 경기침체 및 디플레이션 우려와 중국 등 신흥국의 취약한 금융시장, 지정학적 긴장 강화,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 우려 등을 하방위험 요인으로 지적했다.
주요 국가별로 살펴보면 중국은 올해 7.4%에서 7.3%로, 내년은 7.3%에서 7.1%로 하향 조정했다. 또 2016년에는 7%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봤다. 또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올해 2.6%에서 2.2%로 0.4%포인트 낮췄고 내년은 3.5%에서 3.1%로 내렸다. 유로존은 올해는1.2%에서 0.8%로, 내년은 3.5%에서 3.1%로 내렸다. 일본의 경우 올해 1.2%에서 0.9%로, 내년 1.3%에서 1.1%로 낮아졌다.
OECD는 미국에 대해 노동시장 개선으로 가계소득이 증대됐고 재정긴축 기조가 약화되면서 회복세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고 중국은 성장률이 점차 완만해지며 2016년에는 7%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은 재정건전성 문제가 성장세를 제약하지만 확장적 통화정책과 노동시장 개선, 엔화약세 등에 힘입어 완만하게 회복할 것으로 봤다. 유로존은 확장적 통화정책에도 불구하고 경기 기대감이 하락하고 고실업·저물가 지속 등으로 회복세가 미약할 것으로 전망했다.
가계빚 1060조원 '사상최대’
한편, 이런가운데 우리나라 가계가 빌린 대출금과 카드빚이 1060조원을 돌파하며 사상최대치를 경신했다. 특히 예금취급기관 등으로부터 빌린 가계대출은 처음으로 1000조원을 돌파했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14년 3분기중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국민들의 가계빚을 나타내는 가계신용은 9월말 현재 1060조3000억원의 잔액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66조7000억원 증가한 수준이며, 지난 6월말과 비교해서는 22조원 늘어난 수준이다. 특히 최근 3개월래 월 평균 7조원 이상 증가한 것으로 최근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전년동기대비 증가폭은 지난 2011년 12월말 이후 2년3분기만에 최대치이며, 전분기 대비 증가폭은 지난해 4분기(27조7000억원) 이후 가장 컸다. 가계신용은 예금기관 등의 가계대출과 신용카드 등 판매신용으로 나뉜다. 3분기중 가계신용이 가파르게 증가한 것은 가계대출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대출은 전분기대비 증가한데 반해 판매신용은 오히려 지난 2분기보다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올 9월말 가계대출 잔액은 1002조9000억원으로 전기대비 22조1000억원 증가한 반면, 판매신용은 지난 2분기대비 1000억원 감소한 57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와 비교해서는 가계대출 64조원, 판매신용 2조8000억원 각각 증가했다. 3분기 가계대출 증가는 예금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이 주도했다. LTV·DTI 등 부동산 관련 규제완화, 기준금리 인하 및 은행권의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상품 판매 등으로 부동산 거래가 늘었기 때문이다.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증가폭이 크게 확대되며 전분기 대비 12조3000억원 증가한 501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증가폭 중 주택담보대출이 11조9000억원을 차지했으며 기타대출은 5000억원에 불과했다.
반면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은 상호금융과 새마을금고를 중심으로 증가폭이 축소됐다.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은 221조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조3000억원 늘었다. 이는 전분기 증가폭인 6조4000억원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기타금융기관 등의 대출은 지난 2분기 1조6000억원 감소세에서 3분기 4조4000억원 증가세로 돌아섰다. 기타금융기관 등의 대출 잔액은 280조원을 기록했다. 한은 관계자는 "보험기관은 증가폭이 확대됐으며 기타금융중개회사와 한국장학재단 등은 전분기 감소세에서 증가세로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권맑은샘 기자 kbc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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