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택 숙청여파-프랑스 유학 북한학생들 탈출
장성택 숙청 잔재 과정에서 프랑스에 유학중인 북한 대학생이 북으로 송환되다가 탈출했다. 북한 유학생 한모씨는 최근 북한 당국의 '장성택 잔재 청산' 작업으로 숙청당한 인물의 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북한 당국이 한씨를 외국에서 무리하게 강제송환을 시도한 것으로 전해져 파장이 예상된다. 또한 파리에서 공부하는 북한 유학생을 북한기관 요원들이 사실상 '납치'해 강제소환 하려던 것이 사실로 확인되면, 프랑스와 북한 간 외교 마찰이 일 것으로 예상돼 눈길을 끌었다.
이에 프랑스 경찰과 북한 유학생 한모씨가 다녔던 국립 파리 라빌레트 건축학교(Ecole nationale superieure d'architecture de Paris-La Villette)측도 이 사안을 인지하고 현재 한씨의 소재를 파악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라빌레트 건축학교 측 관계자는 “경찰이 지난 14일 한씨를 찾으러 학교에 왔다”라며 “학교 측에서 학생과 교수 등을 대상으로 한씨의 소재를 알아봤으나 최소한 15일 이상 그를 본 사람이 없다”고 전했다.
파리 라빌레트 건축학교
특히 한씨는 북한에 있는 자신의 아버지가 숙청당하고 나머지 가족과 친지들이 정치범 수용소에 끌려간 것을 알게 되자, 자신도 함께 처형될 위험을 느끼고 탈출에 성공해 지인의 도움을 얻어 현재 모처에 숨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사건으로 유엔총회 제3위원회의 북한인권결의안 처리와 맞물려 북한 인권문제에 대한 국제여론을 더욱 악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유학생들도 탈출러쉬
프랑스 파리에서 북한 유학생 한 모 씨가 강제송환 위기에서 탈출한 일이 있은 뒤 나머지 북한 유학생들마저 동시에 자취를 감췄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북한 유학생들과 같은 학교에 다니는 한국 학생들은 지난 14일 이후 북한 유학생들이 갑자기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한 씨와 같은 파리 라빌레트 건축학교에 재학 중인 한국 유학생 A씨는 19일(현지시간) 연합뉴스에 "지난 14일 이후 북한 유학생의 모습을 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학교에 다니는 북한 학생을 잘 알고 있다는 A씨는 "프랑스 경찰이 한 씨를 찾고자 지난주 금요일(14일) 학교에 왔을 때 북한 유학생 2∼3명과 만났으나 그 후로는 못 봤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1년 프랑스 정부의 초청으로 유학 온 북한 유학생 10명은 프랑스 엘리트 고등교육기관인 그랑제콜 라빌레트와 벨빌 건축학교에서 5명씩 공부하고 있다. 북한 유학생들이 한국 학생들의 시야에서 사라진 시점은 프랑스 경찰이 잠적한 한 씨의 소재를 확인하고자 학교로 찾아온 날과 일치한다.
이에 북한 공관에서 한 씨의 탈출 이후 유학생 단속 차원에서 이들을 집결시켜 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다만 북한이 다른 9명의 유학생을 소환하려는 움직임은 아직 감지되지 않고 있다. 한편 앞서 이달 초 한 씨는 자신을 강제송환하려던 북한 호송조에 파리 공항으로 끌려가다 극적으로 탈출해 현재 모처에서 은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권맑은샘 기자 kbc77@hanmail.net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스포츠닷컴&추적사건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