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국회 법안 전쟁중
정기국회 열흘 남짓을 남기고 국회가 법안 심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기국회 종료(12월10일) 이후에도 곧 임시국회가 소집될 것으로 예상돼 연말까지 여야간에 치열한 법안 공방이 이어질 전망이다. 20일 국회 등에 따르면 여야가 전날 정무위원회와 환경노동위원회 법안소위 구성에 합의하면서 전 상임위가 법안 논의에 돌입했다. 새누리당은 공무원연금개혁 등 공공부문 3대 개혁법안과 경제활성화 법안 처리에 방점을 두고 있고 새정치민주연합은 가계소득을 높이고 생활비를 줄일 수 있는 법안을 우선 처리한다는 전략이다.
'뜨거운 감자' 공무원연금 개혁 법안은 오는 25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상정을 앞두고 있다. 새누리당이 당론으로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을 발의할 정도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반면 야당과 공무원 단체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어 안행위 안건 상정조차 미지수다. 공기업 개혁을 위한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 개정안, 규제 개혁을 위한 규제개혁특별법안도 여당이 연내 처리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야당은 현안이 많아 다루기 쉽지 않다는 분위기다.
누리과정 등 교육복지 관련 법안을 놓고도 격론이 예상된다. 야당은 누리과정과 무상급식 등 교육재정 확충을 위해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교부율을 현행 내국세의 20.27%에서 25%로 상향하는 법안을 추진한다. 하지만 정부는 학생수 감소에 따라 지방교육재정에 여유가 생길 것으로 보고 있어 통과 가능성이 극히 낮다. 야당은 "법적 근거가 없다"며 공격받은 '무상급식'을 의무화하는 법안도 추진한다. 여당은 유해시설이 없는 관광호텔의 경우 학교주변에 건립을 허용하는 '관광진흥법 개정안'과 대규모 국제회의 복합지구를 조성하는 '국제회의산업 육성에 관한 법률안' 등 서비스 산업 육성을 위한 법안에 방점을 두고 있다.
기획재정위원회에서는 법인세 인상이 최대 화두가 돼 있고, 기업환류세제 도입(법인세법 개정안), 배당증대 세제 도입, 근로소득 증대세제 도입(이상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등 '최경환표' 세법의 향방도 관심이다. 담뱃값 인상과 관련해 개별소비세법 개정안(기재위), 소방안전세를 신설하는 법안(안행위), 국민건강증진부담금 인상 법안(복지위) 등도 여야의 접전지다.
기재위 경제재정소위원회에서는 의료, 콘텐츠, 관광레저 등 서비스산업을 지원하고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기반을 마련하는 내용의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제정안이 최대 쟁점 법안이다. 협동조합, 사회적기업 등 사회적경제조직들을 지원하는 체계를 갖추도록 하는 내용의 사회적경제기본법 제정안의 경우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 신계륜 새정치연합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한 법안이 병합심사된다.
국토위에서는 분양가상한제 탄력 적용(주택법 개정안),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에 관한 법률 폐지 법안, 재건축 조합원 다주택 공급 허용(도시 주거 환경정비법 개정안) 등 정부의 부동산 활성화 법안이 처리될지가 관심이다. 야당은 대신 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상한제, 임대차등록제 도입 등 주택임대차보호법(법사위) 개정을 원하고 있어 여야간에 조율이 이뤄지고 있다.
정무위에서는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공직자 이해충돌 방지법) 처리가 최우선 과제다. 온라인을 통해 다수의 소액투자자로부터 펀딩이 가능하게 하는 크라우드 펀딩법(자본시장법 개정안), 금융소비자보호기구 설립 등 금융위 조직개편(금융위원회 설처에 관한 법률)도 이번에 처리가 될지 관심사다.
환노위는 쌍용차 정리해고 판결과 관련해 정리해고 요건을 강화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최대 쟁점이고, 미방위는 시행 이후 뜨거운 논란을 일으킨 단말기 유통법이 다시 개정될지 주목된다. 국회운영위에서는 연중 상시 국회 운영, 대정부 질문제도 개선, 의사일정 요일제 등 정의화 국회의장이 제시한 국회법 개정안이 주로 논의될 전망이다.
권맑은샘 기자 kbc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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