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순도순 김장철 왔다
늦가을에 기온이 내려가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김장에 대한 화제를 나눈다. 김장은 한국 사람들이 춥고 긴 겨울을 나기 위해 많은 양의 김치를 담그는 것을 말한다. 김치는 한국 고유의 향신료와 해산물로 양념하여 발효한 한국적 방식의 채소 저장 식품을 일컫는데, 역사적 기록에 의하면 760년 이전에도 한국인의 식단에는 김치가 있었다고 한다. 김치는 계층과 지역적 차이를 떠나 한국인의 식사에 필수적이다. 밥과 김치는 가장 소박한 끼니이지만, 가장 사치스러운 연회에서도 김치는 빠질 수 없는 반찬이다.
‘김장’은 한국인의 자연 환경에 대한 이해를 통합한 음식 문화로, 지역 생태계를 잘 반영하고 있다. 시간이 흐르면서 한국인은 특수한 자연 환경에 가장 적합한 방법을 개발했다. 따라서 김장은 한국의 자연적 주거 환경과 깊은 관련이 있다. 김장 준비는 매해 계절에 따라 주기적으로 반복된다. 봄철이면 각 가정은 새우·멸치 등의 해산물을 소금에 절여 발효시킨다.
여름에는 2~3년 동안 저장할 천일염을 구입하여 쓴맛이 빠지도록 한다. 늦여름에는 빨간 고추를 말려서 가루로 빻아 둔다. 늦가을에 주부들은 날씨를 고려하여 김장에 알맞은 날짜를 결정한다. 김치를 담아 시원하고 안정적인 조건에서 저장하여 최고의 맛을 얻으려면 적절한 온도가 중요하다. 김장 후에 가정마다 김치를 나누어 먹는 관습을 통해, 혁신적인 기술과 창의적인 생각이 공유되고 축적된다.
"4인가족 김장비용, 전통시장이 저렴"
전통시장에서 김장 품목을 구입하면 대형마트에서 구입할 때보다 평균 3만3000원을 절약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김장 성수기를 앞두고 서울시내 전통시장과 대형 유통업체를 대상으로 4인 가족 김장비용을 비교·조사한 결과 전통시장이 대형 유통업체보다 평균 15.9% 저렴하다고 9일 발표했다.
공사가 지난 3일부터 4일까지 전통시장 50개소와 이마트·홈플러스 등 대형 유통업체 10개소의 김장 주·부재료 13개 품목을 조사한 결과 전통시장은 17만6950원, 대형 유통업체는 21만390원으로 전통시장이 평균 15.9% 저렴했다. 품목 중에서도 전통시장의 쪽파와 천일염은 50% 이상 마트보다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깐마늘과 대파, 생강, 새우젓, 멸치액젓은 20% 이상 저렴했다.
쪽파의 경우 유통업체에서는 1단에 400g 내외 소포장 제품을 취급하지만, 전통시장은 1단에 1kg 이상의 흙쪽파를 취급했다. 천일염 역시 유통업체는 3~5kg 소포장 상품을 취급해 10~20kg 포장 단위로 판매하고 있었다. 배추의 경우 전통시장은 강원도 고랭지산을 포함해 다양한 크기의 배추를 판매하는 반면, 유통업체는 아직 김장용 배추 출하 이전으로 중소 크기 배추를 판매하고 있었다. 또 최근 김장철 수요가 많아진 절임배추 가격은 20포기 기준 7만4211원으로 일반배추 보다 두 배 가까이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절임배추는 10kg(4~6포기), 20kg(8~10포기) 박스로 판매되며 일부 전통시장은 포기당 1000원 가량 절임가격을 별도로 받기도 했다.
자치구별로는 강남·강동·용산구는 평균 19만원대로 전체 평균보다 높았고, 영등포·중구·성동구는 14만원대로 낮게 조사됐다. 한편, 올해 서울 김장은 11월 중순부터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것으로 보여 평년보다 이틀 늦은 11월 29일이 적정하다고 기상청은 밝혔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김장 물가 변동 가능성이 높은 11월 중 3차례(11월 10일, 17일, 24일) 김장비용을 비교 조사해 발표할 예정으로 내달 5일까지 홈페이지(www.garak.co.kr)를 통해 김장 주요 성수품 가격지수 및 경락가격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권맑은샘 기자 kbc77@hanmail.net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스포츠닷컴&추적사건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