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검열 논란 <사회,정치특집>
이석우 다음카카오 대표가 국정감사에 참석하며 카카오톡 검열 논쟁에 따른 갑론을박이 최고조에 이른 가운데, 인터넷게임 업계가 더 이상의 논란을 막기 위해 ‘배수의 진’을 쳤다. 16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서울 고검에 대한 국정감사에 이석우 다음카카오 대표가 참고인 자격으로 참석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는 카카오톡 감청?검열 등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이날 국정감사에서는 예견됐던 것처럼 다음카카오가 감청영장에 대해 협조해야 함에도, ‘불응’하겠다고 발표한 것에 대한 여야의원들의 질의가 쏟아졌다. 특히 유괴, 감청사건, 유병언 수사 등 강력범죄에 대한 감청영장 집행도 거부하겠다는 것이냐는 비난도 제기됐다. 하지만 다음카카오 측은 사용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의 감청영장 협조는 어렵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석우 다음카카오 대표는 “실시간으로 모니터링을 하기 위해서는 실시간 감청설비가 필요한데, 저희는 그런 설비가 없으며 갖출 의향도 없다”며 “저희가 과거에는 감청영장이 들어왔을 때는 법을 적극적으로 해석해 일주일 단위로 모아 전달했는데 더 이상 안 하겠다”고 말했다. 이석우 대표는 또 “감청영장이 극히 일부분에 적용되더라도 일반 국민들이 너무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며 “안타깝지만 충분한 검토 끝에 내린 결정이며, 이런 논란이 생기는 것 자체가 현재 법령에 어떤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현재 통신비밀보호법에 의해 감청영장이 발부되면 사업자는 협조 의무가 있다. 하지만 통비법이 카카오톡의 대화 방식 등 기술의 발전을 못 따라 가고 있기 때문에, 다음카카오 등 일반 기업이 자의적으로 해석해 수사기관에 협조해오다 이 같은 논란이 촉발됐다는 이야기다. 이 때문에 같은 논란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는, 사업자의 협조 범위와 방법을 ‘사회적 합의’를 거쳐 법으로 명확히 정할 필요가 있다는 필요성도 제기됐다.
이석우 대표는 “누구를 탓하기 전에 법을 지키고, 열심히하면 이용자들이 믿어 줄거라고 생각했던 제 인식 자체가 굉장히 안일해서 생긴 문제”라며 “앞으로는 유저들의 프라이버시에 대한 우려를 말끔하게 씻고 다시 신뢰를 얻기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또 다시 사과했다.
또 이날 국정감사에는 다음카카오뿐만 아니라 게임사도 수사기관에 광범위 협조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즉각 게임사들은 반박 자료를 내고 사태 진화에 나섰다. 이춘석 민주당 의원은 엔씨소프트와 넷마블게임즈가 수사기관의 요청으로 사용자들의 ‘통신 자료’를 조회하는 사이트를 운영해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넷마블게임즈는 “수사기관들이 통신 자료를 조회할 수 있는 수사 전용 사이트를 만들었다는 이춘석 의원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언급된 사이트는 수사기관이 고객의 통신 자료(개인정보)를 조회하는 사이트가 아니며, 접속기록만을 확인할 수 있는 사이트로 현재는 운영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엔씨소프트도 “수사기관들이 통신 자료를 조회할 수 있는 수사 전용 사이트를 만들었다는 이춘석 의원의 주장은 사실무근”이라며 “언급된 사이트는 수사기관이 고객의 통신 자료를 조회하는 사이트가 아니라, 공문의 접수 및 발송 여부 만을 확인하는 사이트”라고 했다. 또 양 게임사는 2012년 12월 3일 ‘통신 자료’ 요청에 대한 전기통신사업자의 회신은 의무사항이 아니라는 대법원 판결 이후 수사기관의 ‘통신 자료’ 요청에 단 한 건도 응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권맑은샘 기자 kbc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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