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하는 세월호처럼, 새정연 중도 평형수 빠져 <정치특집>
새정치민주연합이 침몰하는 세월호처럼 2일 박영선 원내대표의 사퇴의사 표명이후 계파갈등이 심각하다. 후임 원내대표 선출 작업을 시작하면서, 당내 역학구도에 큰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박 전 원내대표가 재임 시절 원내협상을 중시하는 등 온건 성향의 행보를 보인 만큼, 이번 퇴진으로 당내 중도파는 입지가 더 좁아지고 친노계나 강경파의 영향력이 강해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당장 선거가 없기 때문에 “국민들은 짖어라 ! 우리는 침몰하던 말던 당권과 공천권이 먼저다”는 느낌마저 주고 있다. 한마디로 중도 평형수가 없어져 침몰하는 세월호같다.
당내 중도파는 7·30 재보궐선거 패배로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가 2선으로 물러난 후부터 급격히 세가 위축됐다. 이후 중도성향 모임인 '민주당의 집권을 위한 모임'(민집모) 등의 의원들은 비대위에 중도를 대변하는 사람이 없다며 김·안 공동대표의 참여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그나마 '중도' 행보를 보인 박영선 원내대표가 당연직으로 비대위원까지 겸하면서 힘의 균형을 어느 정도는 맞출 수 있었지만, 이제는 무게추가 친노·강경파 쪽으로 확 기울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당내에서는 후임 원내대표가 친노 진영이나 정세균계 등 범주류에서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이번에 선출되는 원내대표는 자동으로 비대위원을 맡아 다음 전당대회의 룰을 결정하는 데 관여할 수 있는 만큼, 친노계나 정세균계 모두 쉽게 물러서기보다는 전력투구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만일 원내대표 경선이 친노와 정세균계의 대결 구도로 펼쳐질 경우, 결과가 어느 쪽으로 나오든 박영선 원내대표 때보다는 당이 '좌클릭'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일반적으로 제기되는 분석이다. 하지만 반대로 강경파의 힘이 지나치게 커지는 상황을 우려, 중도·온건파 원내대표를 선출해야 한다는 여론이 당내에 퍼질 가능성도 있지만 아직은 목소리가 너무 미미하다.
한 중도파 의원은 "당장 후임 원내대표 얘기가 나오자 마자 '친노계로 가자, 정세균계로 가자'는 식의 얘기만 나온다. 그러나 이번 원내대표가 비대위원까지 겸하는 상황에서 특정 계파 밀어주기 방식은 매우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각 계파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히는 가운데, 내부 분란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우윤근 정책위의장을 원내대표로 합의·추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우 정책위의장이 박 원내대표와 가까워 친노계나 정세균계 인사에 비해 중도파의 반발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그 역시 '범친노' 내지 '범주류'라는 틀에서는 벗어나지 않는 만큼 중도파가 쉽게 추대를 받아들이지 않으리라는 의견도 있다. 민집모 소속의 한 의원은 "추대 의견 자체가 순수한 마음에서 나온 것인지 의문이다. 추대 방식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권맑은샘 기자 kbc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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