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원권 위폐 발견 <사회특집>
서울 강서구 모 새마을금고에서 5만원권 위폐 1351장(6755만원어치)이 발견됐다. 이 위폐들은 지난 19일 소규모 화장품업체인 A사가 입금하려던 5만원권 다발에 섞여 있던 것으로, 새마을금고 직원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강서경찰서에 따르면, A사는 이달 초 홍콩 모 유통회사의 한국지사와 9500만원어치 납품 계약을 맺었다. 지난 18일 마른 체격에 60대 후반으로 보이는 남성이 "홍콩회사의 한국지사 직원"이라며 물품 대금을 들고 찾아왔다. 그는 "5만원권 100장 묶음 18다발, 5만원권 낱장 46장, 1만원권 낱장 270장"이라고 말했다. A사 직원들은 돈다발 개수와 지폐 낱장을 세어본 뒤 이 남성을 돌려보냈다.
다음 날 A사 대표(48)는 이 돈뭉치를 들고 새마을금고를 찾았다가 속은 걸 알았다. 더구나 돈다발은 100장 묶음도 아닌 90장 혹은 91장이었다. 진짜 돈은 1500만원에 불과했다. 그 홍콩회사는 알고 보니 유령회사였다. 경찰 관계자는 "위조 방지용 은색 선이 조악하고 숨은 그림도 없어 위폐인 걸 금방 알 수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A사 관계자는 "돈다발 개수만 확인하느라 위폐인지 미처 몰랐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CCTV 화면과 통화 내역을 분석하는 등 위폐를 건넨 남성을 쫓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번에 발견된 5만원권 위폐는 사상 최대 규모로, 올해 상반기에 발견된 위폐 전체(1300장)보다 많았다. 상반기 발견된 위폐 중 5만원권은 24장에 불과했다.
한국은행, 위조지폐 확인방법 알리기 적극 나서
한국은행이 5만원권 위조지폐 확인 방법 알리기에 적극 나섰다. 5만원권 위조에 따른 피해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이 올해 1분기에 신고가 들어온 위조지폐는 모두 1864장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6% 줄었다고 5일 밝혔다. 5000원짜리와 1만원짜리는 신고 건수가 크게 줄었다.
그러나 최고액면인 5만원권 위조지폐 신고는 급증하는 추세다. 1분기에는 82장의 신고가 들어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배가량 늘었다. 전체 위조지폐 신고총액 1750만원 가운데 오만원권이 차지하는 비중이 23.4%다. 지난 2009년 6월 5만원권이 처음 발행된 뒤 분기 단위로는 가장 큰 비중이다.
5만원권은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가짜를 쉽게 가려낼 수 있다. 우선 그림이 없는 부분그림 ①을 빛에 비춰보면 신사임당 초상과 그 아래 오각형 무늬 안의 숫자 ‘5’를 확인할 수 있다. 그래도 잘 구별할 수 없다면 은색 홀로그램띠그림②를 기울여보면 된다.
보는 각도에 따라 태극, 우리나라 지도, 4괘의 무늬가 띠의 상·중·하 세곳에 번갈아 나타나며 그 사이에 숫자 ‘5000’이 보인다. 손의 촉감으로 확인하는 방법도 있다. 지폐의 중간 부분그림③은 인물초상과 문자, 숫자 등이 볼록으로 인쇄가 되어 있어 손으로 만져보면 오톨도톨한 감촉이 느껴진다.
권맑은샘 기자 kbc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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