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의원, 저질의원 <정치,기자수첩>
새누리당 박상은·조현룡, 새정치민주연합 김재윤 의원이 구속되고 새누리당 송광호 의원에 대해선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이들 의원들은 하나같이 기업 및 각 협회 등으로부터 금품을 제공받고 그들에게 유리한 법을 만들어 준 혐의를 받고 있다. 사실상 돈을 받고 ‘로비스트 금배지로’로 전락한 셈이다.
조현룡 의원처럼 당장 거액의 금품이 오가는 경우도 있지만 대체로 ‘후원금 쪼개기’나 ‘출판기념회’를 동원해 돈을 받는 게 요즘 추세인 것 같다. 사실 지금 검찰이 수사하고 있는 ‘후원금 쪼개기’ 관련 사건에 연루된 의원들은 100명이 넘는다는 소문이 정가에 파다하다.
모인사의 출판기념회, 기사와 상관이 없음
후원금 쪼개기 뿐만 아니라 국회의원들이 여는 출판기념회도 문제가 있다. 말이 출판기념회지 사실상 ‘정치자금 모금회’나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국회의원들은 정치자금법에 따라 후원금에 대한 철저한 감사를 받고 있지만, 출판기념회에서 받는 축하금은 예외다. 얼마를 받든 금액의 제한이 없고, 신고 의무도 없다. 그래서 '출판기념회 축하금'이 '묻지마 정치자금'이라는 비난을 받아왔던 것이다.
실제 아직까지 올해 민생법안 통과가 0건인 19대 국회의원들은 지난 4년 동안 모두 279번의 출판기념회를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 200명 가운데 124명은 단 한 번의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하지만 54명은 두 번이나 출판기념회를 열었고, 3번 출판기념회를 가진 의원도 13명에 달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명수 의원의 경우 출판기념회 수익금을 자체적으로 투명하게 공개한 유일한 의원이라는 사실이다.
물론 출판기념회가 단순히 지인들과 함께 책 발간의 기쁨을 축하하는 자리로 ‘책값’을 주고 한 권의 책을 받는다면 아무 문제가 없다. 그런데 정치인들의 출판기념회가 사실상 ‘뇌물 창구’로 악용되고 있지 않는가. 그런 의미에서 이명수 의원의 행위가 돋보이고 있다.
*이명수 의원은 누구?
새누리당 이명수 의원은 충청권의 맹주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와는 성균관대학교 행정학과 선후배 사이면서 행정고시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 원내대표가 5살 많은 과 2년 선배로 행시는 7회나 앞선다, 이 원내대표가 홍성군에서 경찰로 승승장구했다면 이 의원은 충남도청에서 성장한 케이스.
많은 공통점에도 불구하고 이 원내대표와는 악연이 있다 .2006년 4회 지방선거에서 국민중심당 소속으로 충남지사에 출마해 한나라당 소속 이 원내대표에게 패한 경험이 있다. 이 의원은 “토론할 때 거칠게 공격했던 기억이 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 의원은 충청권에 막강한 세를 과시하는 DS라인(대전고-성균관대)의 한 축이기도 하다. 박성효 전 국회의원과 권선택 현 대전시장 등이 있다. 세명 모두 1955년생 동갑내기다. 학번은 이 의원이 가장 빠르다. 성대 행정학과 73학번이고 박 전 의원과 권 시장이 74학번이다. 세명 다 행시 합격한 공통점이 있다.
새누리당 이명수 의원
특히 박성효 전 의원과는 19대에 나란히 입문해 새누리당으로 둥지를 옮기는 등 인연이 깊다. 그러나 박 의원이 곧바로 6·4 지방선거에 나서면서 국회 내 든든한 절친이 사라졌다. 박병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도 DS라인의 든든한 선배로 이 의원이 존경하는 대표적인 야당 의원이다. 이 의원은 박 의원을 두고 “깨끗한 의정활동과 좋은 균형감각을 본받을 만하다”고 평했다.
충청남도 행정부지사 시절 정치권으로 끌어내준 심대평 전 충남도지사의 그늘이 여전히 크다. 심대평 전 지사를 정치적 스승으로 손꼽을 만큼 신뢰감이 두텁다. 2005년 심 지사가 자유민주연합(자민련)을 탈당할 때도 동반탈당을 선언하며 의리를 과시했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 심 전 지사의 추천에 힘입어 자민련 아산시 후보로 나선 것이 정치의 첫 발이다. 열린우리당 복기왕 후보에 패했지만 이후 두 번을 이 지역에서 승리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출판기념회 대책마련
의원들의 비리문제가 점철된 출판기념회에 대해 그나마 다행인 것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22일 충남 천안시 우정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2014 새누리당 연찬회'에서 잘못된 출판기념회 문화를 바꾸기 위해 당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할 방침을 밝혔다는 점인데 새누리당은 국회의원 출판기념회를 임기 중 2회로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한 개선안을 추진키로 한 것으로 10일 전해졌으며 책 판매 가격이나 수익금도 투명하게 공개해 음성적인 정치자금 모금을 할 수 없도록 하는 제도도 마련할 방침이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음성적 정치자금 모금의 우회로로 변질된 국회의원 등 선출직 공무원들의 출판기념회 허용 기준을 담은 공직선거법 및 정치자금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도 들린다.
아쉬운 것은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당의 태도다. 야당은 아직도 이에 대해 그 어떤 의지도 내보이고 있지 않다. 이른바 ‘국회선진화법’으로 인해 야당이 발목을 잡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금품입법 방지법’이 제대로 마련될 수 있을지 걱정이다.
*국회정상화모색 자리에서 새정연 설훈의원 막말해 아수라장, 의도,계산된 저질발언
한편, 국회 정상화를 모색하기 위해 12일 국회의장단과 상임위원장단 간 연석회의가 열렸지만 새정연 설훈 교문위원장의 저질 막말발언으로 고성이 오가는 등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이날 연석회의에서 회의 초반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설훈 교문위원장은 박근혜 대통령을 상대로 ‘설화’를 일으켰는데 “청와대에서 (박 대통령은 세월호 침몰사고가 일어난 뒤 행적이 알려지지 않은) 7시간 동안 뭐 했느냐는 거다. 툭 터놓고 얘기하겠다. (항간에 떠도는) 대통령이 연애했다는 얘기는 거짓말이라고 생각한다.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그게 아니라면 더 심각하다는 것”이라고 하자,
막말 저질 발언하는 새정연 설훈의원
새누리당은 국회 윤리위원회 제소를 검토하며 설 의원의 교문위원장직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고 한다. 설훈의원은 지난시절 “이회창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2001년 12월 20만달러를 받은 대가로 최규선씨를 국제특보에 내정했다”는 허위사실 유포로 2002년 4월 징역 1년6월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전력을 가지고 있다.
새누리당 박대출 대변인은 이날 현안관련 브리핑을 통해 “막말수준의 발언에 충격을 금할 수 없다. 사전에 치밀하게 짠 의도적 발언이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행여 즉흥적 발언이었다 하더라도 새정치민주연합이 그토록 대통령의 7시간 행적에 대해 집착하고 있는지 그 속내를 읽기에 모자라지 않는다.
어떻게든 대통령을 흠집 내려고 하는 얄팍한 꼼수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며 “설 위원장의 발언은 미국 인지언어학자 조지 레이코프의 ‘프레임 이론’을 연상케 한다. ‘코끼리는 생각하지마’라고 하면 사람들은 코끼리를 생각하게 된다는 것이다. ‘누구누구 연애하지 않았다’라는 말을 반복하면 사람들 기억에는 ‘누구 연애’ 라는 단어만 기억하게 되는 것임을 설 위원장이 모를 리가 없다”며 비난했다.
“오늘 국회의장?상임위원장 연석회의에서 대단히 유감스러운 발언이 나왔다”며 백대출 대변인은 “설 위원장의 오늘 발언은 상황에 따라서는 대단히 위중하고 심각한 사안으로도 번질 수 있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대한민국 대통령 연애’ 라는 말이 시중에 떠돌아다닌다면 어떤 결과로 이어질 것인지 걱정된다.
행여 국회의원 개인의 품위 훼손을 넘어 국회 권능의 추락이자 대한민국 국격의 손상으로 이어지지 않을지 우려된다”며 “박 대통령은 오는 24일이면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다. 전 세계인을 향해 대한민국을 대표해서 대한민국의 목소리를 전할 대통령이라는 점을 깊이 인식하기를 바란다”고 브리핑했다. 마지막으로 박 대변인은 “새누리당은 설 위원장에 대해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리정치, 언제 고품격 정치가 될 것인가? 바라보는 이들도 정말 한심하다.
*조지 레이코프의 ‘프레임 이론’이란? :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사람들이 이 말을 듣자마자 머릿속은 코끼리(미국 공화당 상징)로 가득 찬다. 의식적으로 코끼리를 몰아내려 하지만 무의식적으로 코끼리의 틀에 갇히게 된다. 미국의 대표적 인지과학·언어학 권위자이며 진보학자인 조지 레이코프(71) UC버클리대 교수가 ‘선거전략 프레임’ 이론을 제시하며 냈던 책 제목이다.
권맑은샘 기자 kbc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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