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공무원 이씨 피살 사건에 대해 사과
25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해상에서 사살된 우리 국민과 관련해 사과문을 청와대 앞으로 발신한 사실을 두고 우리 군 당국의 추정대로 월북하려던 중 피살된 것인지 아니면 북측의 해명대로 월북이 아니고 공무원 이 씨가 자신의 신분을 정확히 알아듣도록 밝히지 않은 상태에서 북측의 말대로 사살된 것인지 논란이 되고 있다.
군 당국은 어제 브리핑에서 공무원 이 씨가 배에 신발을 벗어놓았고, 구명조끼를 착용한 점, 부유물을 이용한 점, 월북 의사를 표명한 정황이 첩보에 포착된 점 등 4가지를 근거로 내세워 월북에 무게를 두고 북측이 발견 후 얼마되지않는 빠른 시간 내에 이 씨를 사살하고 화장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날 북측 김 위원장의 이번 사건에 대해 “미안하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보면 공무원 이 씨가 신원확인에 불응하고 도주하려 해서 쐈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리 군은 북한 측 병사들의 통신을 감청한 결과 등등으로 이 씨의 월북을 추정했는데, 북한의 해명은 전혀 그런 쪽이 아니고 오히려 남의 영해에 잘못 들어온 침입자로서 부유물을 타고 도주하려 했다고 말하고 있다.
월북자라면 도망갈 리가 만무하기 때문에 사살은 맞는데, 나머지 의도 월북과 실수 표류 사이의 진실 게임이 시작되었다.
우리 군의 조사가 더 세밀하게 이뤄지겠지만 감청 내용이 이 사건의 실마리가 될 수도 있고, 기밀이라는 측면에서 증거물이 안될 수도 있다.
북한은 자신들의 잘못을 변명하기 위해서 거짓된 사실로 해명할 수 있다.
이날 여권에서는 김 위원장의 유감 표현 사과문을 두고 남북 화해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각 계에서 환영의 발언을 내놓고있지만 야권에서는 이를 두고 비판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한편 북측으로부터 사살당한 이 씨의 형은 동생이 월북할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각 언론에 강력히 주장하고 있는 상황인데, 이날 김 위원장의 사과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수용하는 입장 표명을 했다.
월북하다가 사살 당했는지, 실수로 표류하다가 북측 영해에 들어가 침입자로 오인받아 사살 당했는지 이에대한 진위는 진실게임 공방으로 국민의 눈이 지켜보고 있다.
무엇보다도 우리 국민이 북측으로부터 무차별 사살 당하고, 그 시신이 화장당했다는 사실이 우리를 분노케하는 사건으로 우리 정부와 군의 대처가 정보상으로나 시간상으로나 국민의 안위를 소흘히 했다는 지적과 비판의 대상이 된 것은 피하지 못하게 됐다.
다음은 북측의 통지문 전문이다.
-북측 통지문 전문-
청와대 앞.
귀측이 보도한 바와 같이 지난 22일 저녁 황해남도 강령군 금동리 연안 수역에서 정체불명의 인원 1명이 우리 측 영해 깊이 불법 침입하였다가 우리 군인들에 의하여 사살(추정) 되는 사건이 발생하였습니다.
사건 경위를 조사한 데 의하면 우리 측 해당 수역 경비 담당 군부대가 어로작업 중에 있던 우리 수산사업소 부업선으로부터 정체불명의 남자 1명을 발견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하였으며 강령반도 앞 우리 측 연안에 부유물을 타고 불법 침입한 자에게 80m까지 접근하여 신분 확인을 요구하였으나 처음에는 한두 번 대한민국 아무개라고 얼버무리고는 계속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우리 측 군인들이 단속명령에 계속 함구무언하고 불응하기에 더 접근하면서 2발의 공포탄을 쏘자 놀라 엎드리면서 정체불명의 대상이 도주할 듯한 상황이 조성되었다고 합니다.
일부 군인들의 진술에 의하면 엎드리면서 무엇인가 몸에 뒤집어쓰려는 듯한 행동을 한 것을 보았다고도 하였습니다.
우리 군인들은 정장의 결심 밑에 해상경계근무 규정이 승인한 행동준칙에 따라 10여 발의 총탄으로 불법 침입자를 향해 사격하였으며 이때의 거리는 40~50m였다고 합니다.
사격 후 아무런 움직임도 소리도 없어 10여 미터까지 접근하여 확인 수색하였으나 정체불명의 침입자는 부유물 위에 없었으며 많은 양의 혈흔이 확인되었다고 합니다.
우리 군인들은 불법 침입자가 사살된 것으로 판단하였으며 침입자가 타고 있던 부유물은 국가비상방역규정에 따라 해상 현지에서 소각하였다고 합니다.
현재까지 우리 지도부에 보고된 사건 전말에 대한 조사 결과는 이상과 같습니다.
우리는 귀측 군부가 무슨 증거를 바탕으로 우리에게 불법 침입자 단속과 단속 과정 해명에 대한 요구도 없이 일방적인 억측으로 만행, 응분의 대가 등과 같은 불경스럽고 대결적 색채가 깊은 표현들을 골라쓰는지 커다란 유감을 표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 지도부는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이 발생했다고 평하면서 이 같은 불상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해상경계 감시와 근무를 강화하며 단속 과정에 사소한 실수나 큰 오해를 부를 수 있는 일이 없도록 앞으로는 해상에서의 단속 취급 전 과정을 수록하는 체계를 세우라고 지시하였습니다.
우리 측은 북남 사이 관계에 분명 재미없는 작용을 할 일이 우리 측 수역에서 발생한 데 대하여 귀측에 미안한 마음을 전합니다.
우리 지도부는 이와 같은 유감스러운 사건으로 인하여 최근에 적게나마 쌓아온 북남 사이의 신뢰와 존중의 관계가 허물어지지 않게 더욱 긴장하고 각성하며 필요한 안전대책을 강구할 데에 대하여 더 거듭 강조하였습니다.
국무위원장 김정은 동지는 가뜩이나 악성 비루스 병마의 위협으로 신고하고 있는 남녘 동포들에게 도움은커녕 우리 측 수역에서 뜻밖에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여
문재인 대통령과 남녘 동포들에게 커다란 실망감을 더해 준 데 대해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는 뜻을 전하라고 하시었습니다.
벌어진 사건에 대한 귀측의 정확한 이해를 바랍니다.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통일전선부 2020년 9월 25일
[스포츠닷컴 엄원지 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