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전공의들, 파업 결정 과정 반대 의견 표명
[스포츠닷컴 공병만 기자]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의사정원 확대 ㆍ 공공의대 설립 등 정부의 주요 의료정책에 반대해 파업을 강행하는 가운데 일부 전공의들이 파업 결정 과정의 부당함을 이유로 반대 의견을 표명하면서 전공의 내분이 심화되고 있다 . 대한전공의협의회가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원 다수의 ‘파업 중단 ’ 목소리를 반영하지 않고 파업을 밀어붙이게 했다는 내부 제보가 나왔다 .
대전협 비상대책위원회는 30 일 두번의 투표를 강행하고 무기한 총파업을 지속키로 했지만 이 과정에서 파업 반대 의견이 반영되지 못했다는 내부 불만이 속출했고 , 급기야 비상대책위원들이 줄사퇴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 파업을 지속하자는 강경파와 타협안을 받아들이자는 온건파가 대립각을 세우면서 전공의 내부 갈등이 커지는 상황이다 .
31일 자신을 레지던트라고 소개한 한 전공의는 "대전협이 범의료계 합의안을 받아들이지 않는 과정에서 '파업 중단 '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 "고 밝혔다 . 그는 "비대위 다수가 타협안대로 국민 건강과 전공의 전체 이익을 위해 파업을 중단하길 원했지만 전날 진행된 회의에서는 이런 의견이 무시된 채 임시전국대표자비상대책위원회 (대표자회의 )에서 졸속 의결해 파업을 밀어붙였다 "고 주장했다 . 이 과정에서 대전협 지도부를 따를 수 없다고 판단한 비대위 핵심인물 10 여명이 사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 이 전공의는 "비대위 의사결정이 어떻게 진행됐는지 등의 속기록이 공개되지 않고 있다 "면서 "정부에 고발당한 전공의를 포함해 국시가 하루 앞인 상황에서 의대생들에게 피해가 돌아갈 것이 우려된다 "고 반발했다 .
비대위에 참가한 전공의 일부와 인턴 , 1 년차 레지던트 , 3 년차 레지던트 등으로 구성된 전공의 단체라고 소개한 이들은 “임시전국대표자비상대책회의에서 졸속 의결해 파업을 밀어붙이게 됐다 . 비대위 다수의 의견을 건너뛰고 대표자회의를 연 것 ”이라고 지적했다 .
그러면서 “일선의 전공의들은 범의료계 합의안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듣지 못한 채 비공식적으로 유포된 정보 속에서 파업을 강행하자고 주장하는 분위기였다 ”고 설명했다 .
이들은 “일선 전공의들은 정부의 업무개시명령 및 고발조치 등으로 궁지에 몰려 ‘뭉쳐야 한다 ’는 의식이 과열돼 파업 강행을 밀어붙이는 결정을 내렸다 ”고 말했다 .
대전협 비대위는 전날 전공의 파업 중단 혹은 지속 여부를 확인하는 표결 결과 , 과반수의 동의를 구하지 못해 부결됐으나 재투표를 거쳐 집단휴진을 강행키로 정했다 . 첫 투표는 의결권을 행사한 193 명 중 96 명이 파업 지속을 택했으나 정족수를 못 채워 부결됐다 . 이어 재투표에서 186 명 중 파업 지속 134 명으로 파업 강행을 결정했다 .
일부 전공의는 협의 과정의 정보를 충분히 갖지 못한 상태에서 소셜네크워크서비스 (SNS) 등을 통해 유포되는 비공식적인 정보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 이들은 "궁지에 몰려 '뭉쳐야 한다 '는 의식이 과열된 상태였으며 , 의견수합은 길어야 30 분에서 3 시간 안에 졸속으로 이뤄졌다 "고 집행부를 비난했다 . 사립대의료원협의회 ·사립대병원협의회도 "전공의 파업은 환자 피해를 최소화하는 노력과 함께 진행돼야 한다 "며 파업 중단을 촉구했다 .
전날 오후 10 시 시작됐던 대표자 회의에서 협의 주체를 범의료계 협의체로 위임하는 건에 대한 첫 투표가 부결되고 , 단체행동 중단 투표도 과반수를 기록했다고 덧붙였다 .
이들은 “대전협 지도부를 따를 수 없다고 판단한 비대위 핵심인물 10 명 중 과반수는 사퇴를 표명했다 ”면서 “이번 결정으로 국민 건강 위협 상황이 더욱 연장됐고 , 고발당한 전공의 포함해 전공의 전체도 위험에 빠졌다 . 국시 거부 및 집단 휴학에 돌입한 의대생들도 구제받을 수 있을지 미지수 ”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