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장관파'와 '총장파'로 전례없는 내부 혼란
3일 대검찰청에서 열린 신임검사 임관식에 추미애 법무부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참석했다.
추 장관으로부터 '검언유착 의혹' 사건 수사지휘에서 배제된 이후 한 달 여만에 공식석상에 나타난 윤 총장은 축사에서 "누구에게나 공평하고 정의롭게 법 집행을 해야한다"면서 "자유민주주의는 평등을 무시하고 자유만 중시하는 것이 아니다.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쓰고 있는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하는 진짜 민주주의를 말하는 것"을 지적하고 "개개 사건에서 드러나는 현실적인 이해당사자들뿐 아니라 향후 수많은 유사 사건에서 마주할 수 있는 잠재적 이해당사자들도 염두에 두면서, 누구에게나 공평하고 정의롭게 법 집행을 해야 한다"고 새 임관들에게 당부했다.
또한 "수사는 소추의 재판의 준비 과정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면서 "인신 구속은 형사법의 정상적인 집행과 사회공동체의 안전을 위해 불가피한 경우 극히 예외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불구속 수사 원칙을 강조했다.
이날 추 장관도 윤 총장도 근간 뜨거운 감자인 ‘검언유착’에 관한 사건 관련 발언은 자제하는 듯 관련 발언은 전혀 없었다.
검찰이 요즘 ‘검언유착’ 사건으로 전례에 없던 몸살을 앓고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지난 6월 30일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공개 항명을 한 이후, 수사팀장인 정진웅(52) 부장검사와 피의자 신분인 한동훈(47) 검사장 간 압수수색 과정에서 상호 몸 싸움이 일어나는 등 내부 갈등이 표출화하면서 ‘검언유착’ 사건에 관한 수사지휘권을 잃은 상황에서 삼성 사건, 청와대 선거개입 사건 등 서울중앙지검 주요 사건의 지휘에 까지 지휘력을 상실한 듯한 느낌이다.
서울중앙지검이 주요 사건에 대해서 상부인 대검에 지휘 여부를 보고하는 전례도 중단한 상태여서 대검과의 보이지않는 갈등이 극에 도달한 상황이다.
이와같은 검찰 내부의 극적인 현실을 우려하는 법조계의 우려 목소리가 높다.
권력투쟁의 한 과정이라기 보다는 검찰의 일사불란한 지휘 체계와 수사 방향, 권한이 혼란하다는 것은 곧 국민을 향한 법 집행에 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법무부와의 싸움은 국민들 눈에 곱지않은 모양새로 비치고 있다.
검찰이 '장관파'와 '총장파'로 나뉜듯한 현실은 현 정부의 ‘검찰개혁’으로 가는 한 과정인지, ‘검찰개혁’의 실패 전초전인지는 정치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는 ‘판도라의 상자’이다.
[스포츠닷컴 엄원지 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