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조병구 부장판사)는 1심 판결에서 피감독자 간음·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안희정 전 지사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이날 법원 앞에선 400여명의 여성단체 회원들이 “사법정의는 죽었다” “법원도 감옥 가라” 등 강한 비판을 하며 시위를 벌였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어떤 위력을 행사했다거나 피해자가 제압을 당했다는 사정이 보이지 않는다”면서 “검찰 공소사실의 뒷받침이 부족하며, 우리 성폭력범죄 처벌 체계 하에서는 이런 것만으로 성폭력 범죄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성명을 내고 “유력 대권후보이자 도지사라는 막강한 권력을 가진 자가 그의 수행비서에게 행사한 것이 ‘위력’이 아니면 무엇이란 말인가”라며 “이러한 판결은 한국사회에 사법정의라는 것이 존재하긴 하는지 의심케 한다”면서 “재판부는 현행 성폭력 범죄 처벌 법제에서는 피고인의 행위를 처벌하기 어렵다”고 사법부를 강력히 비난했다.

12개 여성단체 시위자들은 “사법부가 안희정에게 무죄를 선고함으로서 이후 계속해서 같은 사건이 벌어질 것”이라며 ‘사법부 유죄’ ‘법원도 감옥가라!’ 등의 피켓을 들고 격렬히 황의하며 비판했다.

한편 검찰은 무죄를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항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미투 운동의 시발점이라고도 할 수 있는 ‘김지은 사건’의 1심 무죄 판결을 두고 이 판결이 다른 성폭력 사건에도 어떤 영향을 미칠는지 주목된다.

[스포츠닷컴 윤미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