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사자의 코털 건드렸다” 한반도 3말4초
위기설 확산
미 정부, ‘코피 터뜨리기 전략’ 진화 나섰지만,,,,,
헤더 나워트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1일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 문제와 관련해 ‘코피 터뜨리기(bloody nose·제한적인 대북 선제 군사공격)’ 전략에 대한 많은 얘기가 있다. 정부가 선호하는 정책인가”라는 질문을 받고 “우리(미국) 정책은 바뀐 게 없다. 여전히 최대의 압박(maximum pressure) 정책이다.”라고 대답했다.
그는 “(코피 터뜨리기가 아니라) 외교가 우리가 선호하는 접근”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코피 터뜨리기’에 대한 워싱턴 정가와 미국 언론, 동맹국인 한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자 일단 사태를 진화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익명을 요구한 백악관 관리도 이날 미국의소리(VO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그(코피 터뜨리기) 표현은 언론의 (지어낸) 허구(That phrase is a fiction of the press)”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관리는 “우리(미국)는 끊임없이 군사적, 비군사적 폭넓은 선택 방안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피 터뜨리기’란 표현이 정부의 공식 용어가 아닐 뿐, 대북 군사옵션을 배제하지는 않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날 나워트 대변인은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의 주한 미국대사 내정이 전격적으로 철회된 사태에 대해서
“그(빅터 차)가 차기 주한 대사로 갈 것처럼 언론이 앞서갔지만 사실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그는 (공식) 지명된 적이 없다. 대사 지명은 백악관의 권한이다. 백악관이 그 자리(주한 대사)에 갈 사람을 확보하면 우리는 그를 (공식) 지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차 석좌가 틸러슨 장관이 추천했고 아그레망(주재국 임명동의)까지 끝난 인물일지라도, 인준안을 미 상원에 보내기 직전 절차인 백악관의 정식 ‘지명(nomination)’이 이뤄지지 않은 만큼 이번 낙마 사태가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미 언론들은 “‘포스트 평창’이 걱정된다”
미 언론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당장 대북 군사행동에 나서지 않더라도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 북한이 도발할 경우에는 예측할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뉴욕타임스(NYT)는 1일 사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연설 대북 메시지가 충분히 걱정스럽다. 전쟁을 위한 사례(근거)를 축적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우려했다. NYT는 다른 기사에서 “백악관이 군사행동을 향해 너무 성급하게 움직여 국방부는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국정연설 때 탈북자 지성호 씨(36)를 소개하며 북한 정권의 잔악성을 강조한 데 이어, 2일엔 탈북자 9명을 백악관에 초청해 면담함으로써 대북 압박을 더욱 본격화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북한 김정은 정권을 겨냥한 트럼프 대통령의 새로운 무기는 바로 탈북자”라고 보도했고,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의 탈북자 면담은 미국의 대북 정책이 북한 정권 교체로 수정되는 것 아니냐는 점을 강조한다”라고 전했다. 미 현직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탈북자들과 면담한 것은 2006년 조지 W 부시 당시 대통령 이후 12년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 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전화 통화를 하고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저지를 위한 대북 압력을 유지한다”는 방침을 거듭 확인했다고 교도통신도 전했다.
워싱턴 정가 "군사옵션이 주요 선택지 됐다"… 3월말 4월초 한반도 위기설 확산
한편 워싱턴 정가는 빅터 차 주한 미국 대사 내정자가 북한 핵·미사일 시설 정밀타격(일명 코피전략·bloody nose)에 반대하다 낙마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백악관이 얼마나 심각하게 군사행동을 검토하고 있는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북 군사행동에 근접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조셉 윤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코피전략은 언론이 만든 허구”(백악관)라는 잇단 부인에도 불구하고 군사 충돌 우려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차 내정자 낙마 사실이 핵항공모함 칼빈슨호 등 전략자산의 한반도 인근 전개, 미 특수부대 한반도 이동 등과 맞물리면서 평창동계올림픽이 끝나는 3월말 4월초에 한반도 군사 충돌설까지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국정연설을 통해 미국의 단독 군사행동이라는 신호를 보냈으나 우리는 ‘그래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라며 공개 반대했다.
백악관 사정에 밝은 한 소식통은 “지난해 초만 해도 군사옵션은 거의 논외로 취급됐으나 이제 몇 안 되는 선택지 중 하나가 됐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미국에 옵션이 별로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비핵화 협상이 아니면 안 된다고 버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전임 버락 오바마 정부가 이끌어낸 이란과의 핵동결 협정을 ‘재앙적’이라고 공격했다. 지난해 10월엔 그 협정을 불승인하며 탈퇴 가능성까지 열어뒀다.
신년 국정연설을 통해 “지난 20여 년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호언한 자신이 이란과 똑같은 형태의 협정을 북한과 맺을 수 없는 노릇이다. 백악관 주변에서는 핵 동결 협상은 정적들이 쳐놓은 덫에 제 발로 들어가는 것과 같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결국 남은 선택은 북한이 비핵화 협상장에 스스로 나오도록 끝까지 최고의 압박을 가하거나, 아니면 정밀타격으로 핵을 도려내는 수밖에 없다. 시간도 없다.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지난달 23일 “북한이 핵으로 미국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시기가 수개월 내로 다가왔다”며 “1년 후에도 상황을 지금 같은 수준으로 유지하거나 그게 안 됐을 때 대통령에게 그의 의도를 충족시킬 다양한 옵션을 제공하는 게 우리의 일”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평창동계올림픽 기간을 포함해 수개월 내 핵무기를 완성할 수 있기 때문에 무슨 수단을 써서라도 이를 막겠다는 경고다. 일각에서는 미국과 이스라엘 간 관계를 주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한다고 선언했다. 유엔에서는 이 같은 선언에 반대하는 결의안이 압도적 표차로 통과됐다. 미국이 ‘뻔한 굴욕’과 중동 혼란을 무릅쓰고 이스라엘 손을 들어준 이유 중 하나가 북한이라는 설명이다.
이스라엘은 1981년 F-16기 8대를 띄워 이라크가 건설 중이던 오시라크 원전을 초토화시켰다. ‘바벨론 작전’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간 있을 때마다 북핵은 미국뿐 아니라 동맹국, 나아가 세계 문제라고 강조하는 게 그냥 하는 얘기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미국의 전 정보기관 관계자는 “오는 11월 중간선거 이전에 북한이 추가 도발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선택지는 더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 교포는 본지에 “한반도 상황 매우 심각하다. 김정은, 사자의 코털을 건드렸다”고 말했다.
스포츠닷컴 국제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