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에 첫 한파경보-북극한기 때문
12일, 전국이 대체로 맑겠으나 영하권에 접어들며 한파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들어 가장 추운 날씨로 수도관 동파 등 시설물 피해와 건강관리에 각별한 관심, 화재예방에 힘써야 한다. 기상청은 대륙 고기압의 영향으로 12일 전국에 한파가 오겠다고 밝혔다.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17도에서 영하 2도의 분포를 보이겠으며, 대관령과 철원은 영하 17도, 서울은 영하 12도까지 떨어졌다. 낮 최고기온은 서울 영하 4도 등 중부지방과 강원 영서, 경북내륙은 낮에도 영하권에 머물 것으로 전망됐다. 이들 지역에는 한파 특보가 내려져 있다. 당분간 내륙 중심으로 최저기온이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지며 추위가 이어질 예정이다.
호남과 충남 서해안에는 대설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많은 눈이 내리겠다. 이에 기상청은 시설물 관리와 교통안전에 신경 쓸 것을 당부했다. 11일부터 12일까지 예상 적설량은 호남 서해안 5∼15㎝, 호남 내륙·충남 서해안·제주 산지 3∼10㎝, 제주(산지 제외)·서해5도 1∼3㎝, 충청 남부 내륙 1㎝ 안팎 등이다. 건조 특보가 내려진 강원과 경북, 경남 해안에는 바람도 매우 강하게 불 전망이어서 화재에 주의해야 한다.
이날 미세먼지 농도는 전 권역에서 '좋음'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보됐다. 바다의 물결은 서해 앞바다에서 0.5∼3.0m, 남해 앞바다에서 0.5∼2.0m, 동해 앞바다에서 1.5∼4.0m 높이 등으로 일겠다. 또한 당분간 동해안은 너울에 의한 높은 물결이 방파제나 해안도로를 넘을 수 있어 이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올해도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북극의 해빙면적은 예년보다 적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북극의 한기를 가둬두던 극 소용돌이가 초겨울부터 느슨해지면서 영하 50도 이하의 찬 공기가 중위도 지역까지 내려와 출렁이고 있다. 여기에 최근 러시아 우랄 산맥 부근서 발달하는 고기압이 마치 풍선 한쪽 부분을 누르는 듯 찬공기를 한반도로 밀어내고 있는데다 일본 동쪽에서 자리잡은 고기압 장벽이 이 찬 공기가 빠지지 못하게 막고 있다. 즉 한반도 상공으로 내려온 한기가 오도가도 못하고 수일째 갇히면서 강력한 한파를 만드는 것이다. 1월과 2월에도 북극한파는 몇차례 더 한반도로 밀려올 전망이다.
‘화마(火魔)’부른 동장군
동장군은 전국에 화마(火魔)’도 불러냈다. 살을 에는 듯한 한파가 기승을 부린 11일 전국 곳곳에서 불이 나 피해가 잇따랐다. 강추위에 겨울철 난방기기 사용이 늘면서 화재 위험 역시 덩달아 커지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날 오전 10시 7분께 충남 천안시 서북구 두정동 한 원룸 건물 1층 필로티 주차장서 불이 나, 이 건물에 사는 주민 12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당했다. 이 불로 주차장과 인근 도로에 있던 차량 5대가 전소했고, 건물 외벽 등이 불에 탔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1층 필로티 주차장 천장부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를 조사하고 있다.
앞서 이날 오전 2시 2분께 서울 동작구의 3층짜리 다세대주택 지하에서도 불이 나 지하 1층에 살던 이모(52)씨가 숨졌다. 불은 이씨 집 내부 32㎡를 태우는 등 930만원(소방서 추산)의 재산피해를 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전기적 원인에 의한 화재로 추정하고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이날 오전 8시 10분께 경기도 포천 한 소파공장에서 큰불이 나 인근 초등학교 학생 500여명이 체육센터로 대피했다. 이 불은 인근에 있던 공장건물 10여개동과 내부 집기류 등을 태우고 3시간만에 진화됐다.
축사에서 발생한 화재로 동물들이 떼죽음을 당하는 사례도 잇따랐다. 이날 오전 10시 16분께 충북 충주시 신니면의 한 돼지농장에서 난방용 보온등 과열로 추정되는 불이 나 어미돼지 250여마리가 죽었다. 불은 돈사 3곳 중 2곳(950여㎡)을 태워 7천200여만원(소방서추산)의 재산피해를 내고 1시간 만에 진화됐다. 소방 관계자는 "돈사 내 난방용 보온등이 과열돼 불이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불타버린 충북 돼지농장
비슷한 시간인 이날 오전 11시 26분 경북 상주시 화개동 돈사에서도 불이 나 돼지 700여마리가 불에 타 죽었다. 또 축사 2채와 관리사 1채가 모두 타 1억7천여만원(소방서 추산)의 재산 피해가 났다. 소방청 화재 발생 현황 등에 따르면 2012∼16년 겨울철 화재사고는 5만9천942건으로, 봄(6만3천382건)에 이어 화재가 자주 나는 계절로 나타났다. 충북도소방본부 관계자는 "추운 날씨에 난방기기 관리를 소홀히 하다가 대형 화재로 번지는 경우가 많다"며 "전기장판이나 히터 등은 장시간 사용하지 말고 난방기기 주변에 반드시 소화기를 비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포츠닷컴 생활문화, 사회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