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복자살은 어디로?"
최경환, "시작부터·증액까지" '국정원 청와대 상납' 관여 정황 확인돼
법조계에 따르면, 11일 자유한국당 최경환 의원이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1억원을 본인이 직접 받은 혐의 외에도 국정원의 청와대 상납 과정에도 관여한 혐의로 수사를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정원의 청와대 특활비 상납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양석조 부장검사)는 국정원 측 사건 관계자로부터 최 의원의 요구가 있고 나서 남재준 당시 원장이 월 5천만원씩의 특활비를 박근혜 대통령에게 건네기 시작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후에도 최 의원이 증액 요구를 해 후임인 이병기 원장이 청와대에 건네는 특활비를 월 5천만원에서 1억원으로 증액한 것으로 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내용은 검찰이 최 의원에게 청구한 구속영장 범죄사실에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남 전 원장은 지난달 16일 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때 '최초에 누가 청와대에 돈을 내라고 했느냐'는 판사의 질문에 "누구인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국정원장 청문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누군가에게 청와대에 돈을 줘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날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혐의로 최 의원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최 의원은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던 2014년께 국정원으로부터 특활비 1억원을 건네받은 혐의를 받는다.
국정원 특활비 상납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은 이 시기 국정원장이던 이병기 전 원장으로부터 '이헌수 전 국정원 기획조정실장의 건의를 받아들여 최 의원에게 1억원을 전달하라고 승인했다'는 취지의 '자수서'를 제출받았다. 국정원은 당시 예산안 심사 등의 과정에서 야권 국회의원들이 특활비를 문제 삼으며 축소를 요구하자 이에 대한 대응을 도울 적임자로 최 의원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국정원이 예산 편의를 바라며 예산 편성권을 쥔 정부 책임자에게 일종의 로비 개념으로 특활비를 건넨 만큼 대가성을 지닌 뇌물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한편 최 의원은 지난 6일 검찰에 출석해 취재진에 "억울함을 소명하겠다"면서 혐의를 강력히 부인했다. 그는 검찰 조사에서도 국정원으로부터 특활비를 받았다는 혐의 전반을 강한 어조로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역 국회의원은 현행범이 아니면 회기 중 국회 동의 없이 체포 또는 구금되지 않는 면책특권을 갖고 있다. 법무부는 이날 최 의원의 체포동의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하는 절차에 착수했다. 관련 절차상 법원이 검찰로 보낸 체포동의요구서가 법무부에 접수되면, 법무부는 이를 국무총리실로 보낸다. 이어 총리 결재를 거쳐 대통령 재가를 받는다. 이후 요구서가 다시 돌아오면 법무부는 정부 명의로 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하게 된다. 최 의원의 체포동의요구서가 국회에 제출되면 최 의원은 '방탄 국회' 논란을 방지하고자 지난해 개정된 국회법의 첫 적용 대상이 될 전망이다. 한 시민은 "할복자살 어디갔노?"라며 비아냥거렸다.
스포츠닷컴 사회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