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유사시 북한 폭격과 북한군의 남하 저지 임무를 수행할 미국측의 최첨단 공군전력이 역대 최대규모로 한반도에 전개하면서 남북간 긴장감이 달아 오르고 있다. 한미 공군전력은 4일부터 8일까지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에이스'(Vigilant ACE)를 실시한다. 이를 위해 세계최강의 스텔스 전투기 F-22 랩터와 F-35A 편대를 비롯한 F-16, 전자전기 EA-18G 그라울러 편대가 한국에 도착했다. 여기에 더해 괌 기지에 있는 전략폭격기 B-1B 랜서와 주일미군기지에 있는 스텔스 전투기 F-35B, F-15C, E-3 조기경보기도 출격 대기 중이다.
우리 공군도 보유한 전력을 역대 최대규모로 투입한다. 이렇게 동원된 260여대의 한미 공군전력은 8개 우리 공군기지와 괌, 주일미군기지 등에서 출격, 북한 공격과 우리 영토 방어작전 훈련 등을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실제 폭격 훈련도 이어진다. 앞서 동해상에서 중소국가의 공·해군 전력에 버금간다는 3개의 핵항공모함 강습단이 전개, 북한에 대한 전례없는 초고강도 무력시위를 펼친 바 있다.
다만 작전반경이 수천㎞에 이르는 핵항모강습단이 동해상에 모인 것은 군사적 효용성보다는 일종의 '보여주기'식 무력시위였으나 이번 한미 연합 공군훈련은 그 성격이 다르다. 북한 수뇌부를 비롯한 적 주요표적과 이동표적 타격, 북한 장사정포 타격, 해상침투 특수부대 차단 등 비질런트 에이스는 실제 전쟁을 가정한다.
구체적으로 전시에 조종사들의 5일치 임무에 해당하는 공중임무명령서(Pre-ATO)를 적용해 한미 공군전력은 5일의 훈련기간 동안 계획된 임무를 숙달한다. 이번 비질런트 에이스 기본 계획은 10월 말에 수립됐으며 미국측의 강력한 의지로 역대 최대규모의 공군전력이 참가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측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번 훈련에 1만2000여명의 미군 해군·해병대 병력이 참가하며 이는 현재 2만7000여명 규모의 주한미군 주둔 병력에 견줘봐도 상당한 수치다.
한편, 북한은 즉각 반발했다. 북한 외무성은 성명을 통해 "지금 트럼프패는 한반도에서 위험천만한 핵도박을 벌려놓으면서 핵전쟁을 구걸하고 있다"며 "(우리의) 핵무력의 사명은 자위적 핵보유국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하며 미국의 침략과 공격을 억제·격퇴하고 침략의 본거지들에 대한 섬멸적인 보복타격을 가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 발사로 북미간 강대강 대치가 고착화되면서 우리 정부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3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평창올림픽의 평화로운 개최, 인도적 지원 등을 통해 한반도 긴장상태를 낮추려는 문재인정부로서는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북한과 압도적 군사전력으로 북한 도발을 중단시키려는 미국 사이에서 원만한 타개책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스포츠닷컴 국방안보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