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75일만에 또 미사일 도발
북한이 도발한지 75일만에 29일 새벽 탄도미사일을 기습 발사하는 도발을 또 감행했다. 우리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29일 새벽 3시 17분경 평안남도 평성 일대에서 동쪽으로 불상의 탄도미사일을 1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며 “미사일과 관련한 세부 사항에 대해선 한미 군 당국이 분석 중에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평양 북서쪽에 위치한 평성에서 미사일을 쏜 건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이 미사일은 동해상 일본측 배타적경제수역(EEZ)에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미사일 발사 등 도발을 감행한 건 9월 15일 평양 순안비행장에서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해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 역사상 가장 긴 거리인 3700여km까지 비행시키는데 성공한지 75일만이다.
이후 별다른 도발없이 70여 일을 넘기자 일각에선 북한이 고강도 대북제재와 최근의 테러지원국 재지정, 미 전략폭격기 B-1B 편대의 풍계리 핵실험장 코앞 출격 등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를 통한 고강도 군사적 압박 등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강도 높은 대북 정책이 효과를 발휘하는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선 북한이 더 큰 도발을 준비하느라 관련 기술을 완성시키는 시간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안심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앞서 일본 정부는 27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임박했음을 알리는 전파신호를 포착하는 등 북한이 도발 재개에 나설 이상징후가 속속 포착된 바 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원래 28일 새벽 도발하려고 모든 준비를 마쳤으나 날씨가 좋지 않아 잠시 도발 타이밍을 늦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한편 도발 임박 징후를 포착하고 비상 근무에 들어갔던 우리 군은 북한이 미사일을 쏜지 6분만인 이날 새벽 3시 23분경 북한 탄도미사일 도발에 대응해 지·해·공 미사일 합동 정밀타격훈련을 실시했다. 군 당국이 북한 도발 직후 이에 맞서 육군 및 해군, 공군 미사일 전력을 모두 동원해 무력시위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합참은 “북한의 도발원점까지의 거리를 계산해 지·해·공 미사일이 동시에 탄착하는 방식을 적용해 정밀타격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 국가안전보장회의 전체회의 긴급 소집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29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 국가안전보장회의 전체회의 소집을 긴급히 지시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청와대에 따르면 북한은 오전 3시 17분에 미사일을 발사했고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2분 뒤인 3시 19분에 문 대통령에게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보고했다. 정 실장은 3시 24분에 2차로 보고했고 문 대통령은 이 보고를 받자마자 NSC 전체회의 소집을 지시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지난 9월 15일 중장거리 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을 일본 상공을 통과해 북태평양상으로 발사한 이후 75일 만이다. 북한이 평성 일대에서 미사일을 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로만 따지면 11번째 미사일 도발이다.
트럼프 미 대통령, 긴급 입장 발표 예정, 아베, 긴급 각료회의 소집
미국 국방부도 28일 오후 1시 30분(한국시간 29일 오전 3시 30분) 북한에서 미사일로 추정되는 물체가 발사된 것을 탐지했다고 밝혔다. 크리스 로건 국방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대변인은 "현재 상황을 분석하는 과정에 있으며, 추가 정보가 나오는 대로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로버트 매닝 국방부 대변인도 기자들에게 "북한 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를 탐지했다"면서 추가 세부 정보가 파악되는 대로 알리겠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북한 미사일이 상공을 비행하는 도중에 발사 사실을 보고받았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발사 시간에 의회를 방문하고 있었다면서 "미사일이 상공에 있는 동안 북한 상황에 대해 보고받았다"고 새라 허커비 샌더스 대변인의 언급을 인용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보고를 받은 뒤 백악관으로 복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 기자들에게 입장을 발표한다. CNN은 괌의 국토안보부가 페이스북에 북한이 탄도미사일 한 발을 발사했으나 즉각적인 위협은 되지 않음을 통보받았다는 사실을 포스팅했다고 전했다. 이 방송은 "이날 발사 전에 북한은 2월 이후 15차례 22발의 미사일을 발사했다"며 "북한이 내년 언젠가 미사일에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소형화한 핵탄두를 실을 수 있을 것으로 미 당국은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는 북한의 미사일이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 떨어졌을 것으로 추정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긴급 각료회의를 소집했다.
스포츠닷컴 국제, 국방안보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