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 시행령 도루묵된 김영란법 <기자수첩>
물은 맑을수록 투명하고 고인 물은 부패하기 시작한다. 물고기는 부패하거나 너무 맑은 물에서는 살지 못한다. 물론 1급수에 사는 쉬리라는 물고기도 있지만 모든 물고기가 쉬리일수는 없고 쉬리도 아니다. 거의 모든 물고기가 사는 곳은 4,5급수의 썩은 물은 아니지만 2,3급수의 물에 산다. 4,5급수의 썩은 물을 없애기 위해 “모두 1급수의 물에 살아라”고 한다면 그런 것 자체가 거짓이 아니면 무엇인가? 투명하지 못하고 진정성이 없는 비현실에서 물은 더 부패한다. 사람들은 “지금 김영란법이 그렇다”고 이구동성들이다. 좀 솔직해지면 어디가 덧날까?
이글을 쓰는 기자도 늘 별것 아닌데도 보통 신경쓰이는 사안이 아니다. 집이 아닌 사무실의 일상에서 다행히 기자는 사무실이 국회근처에 있어 후배 출입기자들도 업무관리할 겸 대게의 경우 국회 직원식당의 혜택을 입어 보통 1만원 내외 점심을 3300원에 먹는다. 하지만 업무를 하다보면 손님 만날 일도 많고 접대하거나 접대할 일도 많다. 그러다보면 보통 시중의 식당 가격대는 2인이 가도 2-3만원, 좀 근사한 곳을 가야할 일이 있으면 5만원 선이거나 약간 넘어간다. 자리에서 분위기를 생각하고 호기를 부리다보면 위의 가격은 언제나 가볍게 넘는다. 도대체 너무나 비현실적이고 오만방자하기 짝이없는 자의적 기준의 탁상행정같기도 한 현행 김영란법을 두고 사람들은 너무나 비겁하고 비열하다.
누가 보고 부딪혀보아도 뻔한 것, 오래전부터 늘 지적한 것을 가지고 뒤로는 호텔에 가면서 앞에서는 모두 3,300원짜리 점심을 먹기 때문인가? 기자의 경우, 출입기자들이야 매일 3300원 점심을 먹어도 무방하지만 그 외 책임업무까지 빠듯한 차장급 이상 간부들이 어떻게 그 기준에 맞추나? 개와 소가 웃을 일이다. 실제 국회식당에 가보면 그 휘황찬란한 금뺕지님들은 아무도 계시지 않고 100% 출입기자들, 국회직원들, 방문객들 뿐이다. 3,5,10 기준은 누가봐도 각 대기업이나 공공기관의 구내식당이 있는 곳에서 바깥업무가 없는 사무실 직원들 기준이다.
도대체 국민권익위원회는 ‘탁상행정 샌님’들 모임일까? 아니면 도무지 경제개념과 현실, 세상물정, 시중가격대를 모르는 아이님들 모임일까? 의심스럽기 그지없다. 도대체 누가 현대의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이토록 별 시시콜콜한 것 까지 정말 짜증이 나도록 국가가 다 간섭한다는 말인가? 현실의 문제를 개선하자는 것은 좋지만 비현실의 오만방자한 잦대로 현실을 손대는 것은 그야말로 돌팔이 선무당 의사가 사람잡는 꼴 아닌가? '형벌은 도덕과 윤리로 잡지 못하는 것, 도저히 이래서는 안된다는 것에 메스를 가하는 것'이라는 말은 법학의 기본중에 기본이다. 형벌의 잦대는 제멋대로 오만방자 망나니 선무당이 잡은 메스가 아니다. 이러니 누구 입에서 소위 “좌빨 사람잡아”말도 나오지 않는가?
공직자 등의 금품 수수를 근절하기 위한 ‘부정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 시행령 개정에 급제동이 걸렸다. 국민권익위원회는 27일 오후 전원위원회를 열어 제공 가능한 선물의 상한액을 농·축·수산품에 한해 현행 5만원에서 10만원으로 인상하는 개정안을 심의했지만 반대 의견이 많아 통과시키지 않았다. 사실상 부결시킨셈이다. 회의에는 박은정 위원장을 포함해 총 15명의 권익위원 가운데 12명이 참석했다. 박 위원장은 국회 정무위에 참석하느라 불참했다.
권익위는 식사비는 현행 최대 3만원 규정을 그대로 두고, 5만원으로 제한돼 있는 선물의 경우 농·축·수산품에 한해 상한액을 10만원으로 올리는 안을 마련했었다. 정치권과 관련 업계가 “한우 등 축산농가와 어업인, 화훼 농가 등에 타격이 크다”며 관련 규정 개정을 강하게 요구해 왔기 때문이다. 권익위는 당초 이날 회의에서 개정안이 의결되면 당정협의를 거쳐 29일 대국민 보고대회 형식으로 공식 발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권익위안이 사실상 부결됨으로써 시행령 개정 자체가 불투명해졌다. 이게 대한민국 국정의 정말 유치스럽고 우스운 일부의 일이다.
앞으로 기자들은 정말 국민권익위가 투명한지 자신들의 데스크에서 결정된 일들 그대로 말과 행동에 한치의 어긋남도 없는지 눈에 불을 켜고 지켜볼 일이다. 정말 하나하나가 유치하다. 도대체 21세기 선진 자유민주주의로 나아가는 시대에 기름칠 잘한 톱니가 돌아가듯 좀 시원하고 멋진 시스템은 왜 만들지 못할까? 모두가 점점 윤택하고 잘 살기로 나아가는 시대에 눈에 쌍심지 켜며 칼들고 조선시대 청백리 꼰대 쇼를 해 보았자 소나 웃을 일이며 뻔한 현실에 “나만 아니라”고 외치는 것이 얼마나 추잡스럽고 비겁한 지 똑똑히 들어날텐가? 조선시대 청백리 꼰대 쇼를 하더라도 도대체 왜 품격있게 하지를 못할까? 김영란법 좀 현실적으로 바꾸기를 원하면서,,,,,
스포츠닷컴 편집국장 권병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