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라 집에 강도들어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21)의 집에 돈을 훔치러 들어간 강도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정유라의 집에 침입해 흉기를 휘둘러 정씨의 지인 A씨를 다치게 한 이모(44·무직)에 대해 강도 상해 혐의로 26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강도 이씨는 지난 25일 오후 3시 5분쯤 정유라가 사는 서울 강남구 신사동 M빌딩에 택배 기사로 위장하고 들어갔다. 모형 권총으로 경비원을 위협하며 출입카드를 내놓으라고 했다. 경비원이 이를 거부하자 흉기로 위협하며 정유라의 자택이 있는 6층까지 안내하게 했다. 이씨는 경비원에게 벨을 누르도록 시켰고 정유라의 아이를 돌보는 보모가 현관문을 열어 주자 집 안으로 들이닥쳤다.
이씨는 경비원을 케이블 끈으로 묶어 눕히고, 보모도 움직이지 못하도록 제압했다. 이어 정유라가 있는 2층(복층)으로 올라가 “정유라 나와”라고 소리쳤다. 이때 정유라와 함께 있던 A씨가 이씨를 저지하기 위해 달려들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이씨의 흉기에 옆구리를 찔려 부상을 입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뒤엉켜 싸우고 있는 이씨와 A씨를 떨어뜨려 놓은 뒤 이씨의 팔목에 수갑을 채웠다. 병원으로 이송된 정유라의 지인 A씨는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씨와 보모, 경비원도 다행히 화를 면했다. A씨는 정유라가 덴마크에서 도피 생활을 할 때부터 정씨를 보호해 온 마필관리사인 것으로 확인됐다.
강도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정유라와 금전 관계가 있다”고 말했다가 “카드빚 2400여만원을 갚을 돈을 마련하려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을 번복했다. 이씨는 “정유라가 재산이 많을 것이라고 보고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고 말했다. 이씨는 무직으로 전과는 없었으며 서울 신림동에서 노부모와 함께 살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씨는 일주일 전부터 정씨 집 주변을 사전답사하는 등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씨가 카드빚을 이유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만큼 계좌 압수수색 실시와 사채 이용내역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이씨가 정당 등 특정 단체에 소속돼 있거나 청부 범행을 저지른 것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정유라의 신변보호 요청에 따라 경찰관 3명을 투입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강도상해 혐의로 이모(44)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스포츠닷컴 사회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