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경찰이 해외로 달아난 사기범과 조직폭력배, 부정부패 사범 등 1천명이 넘는 '악성 수배자'들의 여권을 무효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경찰청은 7일 "80일 특별검거 대상 수배자 중 외국으로 달아난 수배자 1천152명에 대해 체류국에서 여권을 쓸 수 없도록 여권 반납을 외교부에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작년 11월 11일 주요 지명수배자 80일 검거작전을 발표하면서 이른바 '4대 사회악'과 살인, 강도, 상습 사기범 등 수배자 4천635명에 대한 체포 활동에 나선 바 있다.
이 중 해외 도피자는 1천979명이며, 이미 여권이 무효화된 인터폴 수배자 827명을 제외한 나머지 수배자 전원에 대해 여권 무효 조치가 추진된다.
경찰이 신청하면 외교부가 여권법 조항에 제시된 기준에 맞는 수배자에 대해 여권 반납을 명령할 수 있다.
여권법 12조와 19조에 따르면 2년 이상의 징역형에 해당하는 범죄를 저지르고 기소됐거나 3년 이상의 형에 처하는 범죄를 저지르고 외국으로 도피해 기소중지된 범죄자 등에 대해서는 여권을 반납하게 할 수 있다.
두 차례의 송달에도 여권을 반납하지 않으면 공시 후 여권 효력이 없어진다.
수배자 여권 반납 조치는 사건을 맡은 경찰서가 외교부에 개별적으로 신청하고 있다.
이 때문에 경찰서에 따라 해외로 나간 수배자들이 여권 효력을 상실해 불법 체류를 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여전히 여권을 들고 외국 거리를 활보할 수도 있다.
이와 함께 경찰은 수배자 1천152명 중에서도 체류 지역이 확인된 경우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와 연계해 국제 수배를 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경찰은 수배자들에 대한 입국시통보 조치를 통해 이들이 추방되면 공항에서 즉시 검거할 방침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국민을 분노케 하거나 큰 불안감을 느끼게 한 범죄를 저지르고 나서 법망을 피해 외국으로 도망한 수배자들이 외국에서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도록 여권 효력을 없애고 인터폴과 협업을 강화해 이들을 하루속히 검거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4/01/07 10:3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