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핵항모 3척, 한반도로 이동 중
미국 정부가 북한 도발에 대해 다양한 군사 옵션을 검토 중인 가운데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CVN 70)가 오는 25일 북한 조선인민군 건군 85주년을 전후해 동해상에 진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내주 초에는 핵 항모 로널드 레이건호(CVN 76)가 한반도 인근 일본해역에, 니미츠호(CVN 68)가 한반도 해역 인근에 위치할 예정이어서 한반도 정세에 중대한 변화가 다가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을 포기하도록 중국이 강력한 압박에 나서지 않으면 대북 군사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태도다.
칼빈슨호는1982년 3월 13일 취역했으며, 길이 333m, 폭 77m로 축구장의 약 3배 크기이다. 또한 전시 바로 투입 될 수 있는 F/A-18E/F 수퍼호넷, F/A-18C 호넷, E-2C 호크아이, EA-18G 그라울러 전자전기, MH-60S 시호크 해상작전헬기 등 74대의 항공기를 싣고 최고 시속 56km로 달린다. 항공모함 승조원 5300여명을 실은 칼빈슨호에서는 하루 식사 1만8000끼가 제공되며, 물도 1500t씩 쓴다. 또한 우체국을 비롯해 병원·교회·방송국도 있다, 이는 바다에 떠다니는 군사기지라고 할 수 있다.
17일 정부의 고위 소식통은 “미국은 우리 정부와 칼빈슨 항모 전단이 참가하는 연합훈련을 협의 중”이라며 “칼빈슨호는 현재 동해를 향해 항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칼빈슨호는 15~16일쯤 한국작전전구(KTO·Korea Theater of Operations) 내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1주일쯤 일정이 지연됐다. 한·미 군 당국에 따르면 모항인 일본 요코스카(橫須賀)에 정박 중인 미 7함대 소속 로널드 레이건호도 이달 말 정비를 완료하고 유사시에 대비해 KTO 기동을 준비 중이다.
니미츠호는 미국 해군 제독 C. W. 니미츠의 이름을 따서 명명되었다. 9만 3,000톤급의 길이 332m, 폭 76.8m로 축구장 3배 넓이의 비행갑판을 갖춰 항공기 80대 이상을 적재할 수 있고, 승선인원만 6,000명에 이른다. 한 번의 연료장전으로 6개월간 운항을 할 수 있다. 1975년 최초의 핵추진 항공모함으로 건조돼 취역했다. 항공기를 언제 어디서나 이ㆍ착륙 시킬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무기로, 이 비행대대를 바탕으로 적군지역에서 교전이 가능하다.
미국 본토 인근 동태평양을 관할하는 미 해군 3함대 소속인 니미츠호는 지난 주말 날짜변경선을 통과해 현재 서태평양 해상을 항해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니미츠호는 한반도 해역 부근에 위치해 있다가 북한의 도발 상황을 지켜보면서 KTO 내로 진입할 예정이다. 서태평양의 한 전구(戰區·Theater)에 핵항모 3척이 활동하는 것은 군사적 측면에서 극히 이례적이다. 북한 관영매체가 17일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CVN 70)의 한반도 주변 해역 재전개에 대해 “미국의 선제타격 기도가 실천 단계에 들어서고 있다”며 반발했다.
레이건호는 선체길이 333M, 높이 63m, 갑판면적 1천800M, 기준배수량 8만8천t, 만재 배수량 10만3천t, 갑판최대너비 78.34m, 운항속도 30노트, 동력 A4W 형 원자로 2기, 최대 28만 마력을 낸다. 슈퍼호넷(F/A-18E/F) , 호넷(F-A-18A/C), E-2C(호크아이 2000), 60여대의 전폭기, 헬기 SH-60F(시호크)등을 탑재하고 있다. 레이건호는 4척의 이지스 순양함, 7척의 구축함, 1~2척의 원자력 추진 잠수함등을 거느리고 있다. 전자전기(EA-6B) 승조원 약 6,000명으로 4개의 사출장치를 통해 20초마다 함재기를 발진시킬수 장비가 갖추어져 있다. 유도미사일, 요격미사일, 함포 , 4천 개의 폭탄과 전자전 장비로 무장되어 있다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정의의 핵 불벼락을 피할 수 없다’는 제목의 논평에서 미국의 칼빈슨호 파견은 “가뜩이나 험악한 지역 정세를 더욱 격화시키는 무모한 침략행위”라고 주장했다. 논평은 “애당초 우리는 미국이 여기저기 끌고 다니며 남들을 위협하곤 하는 핵항공모함을 한갓 비대한 변태 동물로밖에 여기지 않는다”고 조롱하기도 했다. 북한은 김일성 주석의 105번째 생일(태양절)인 15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벌인 군사 퍼레이드(열병식)에서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3종 세트를 공개하며 트럼프 행정부와의 ‘강대강’ 대결 의지를 나타냈다.
DMZ 찾은 미 부통령 펜스 "'전략적 인내' 끝났다“
한편,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방한 이틀째인 17일 남북 대치의 상징인 비무장지대(DMZ)를 방문, 북한을 향해 "전략적 인내의 시대는 끝났다"고 경고했다. AP통과 AFP통신에 따르면 펜스 부통령은 DMZ에서 기자들에게 한미동맹은 굳건하며 북한에 핵무기와 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를 압박하기 위한 "모든 옵션이 테이블에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미국은 "평화로운 수단, 협상을 통해서" 안보 문제를 풀고 싶다면서 "그러나 한국인들과 계속 협력하면서 모든 옵션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펜스 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과 이 지역 우리 동맹국의 인내심이 다했으며 우리는 변화를 보기를 원한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며 "우리는 북한이 핵무기 개발의 무모한 길을 포기하는 것을 보고 싶으며, 지속적인 탄도 미사일 사용과 실험은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이 북한을 압박하는 데 "엄청난 지렛대"(extraordinary levers)를 활용하기를 바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뜻도 전했다. 또 펜스 부통령은 북한이 "동맹국들과 함께하려는 미국의 의지를 오판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인들의 메시지는 우리가 평화를 원하지만 항상 힘을 통해 평화를 추구했다는 것"이라며 "오늘 여기서 주한미군, 용기 있는 한국 군인들과 함께하는 내 메시지는 결의의 메시지"라고 말했다. 펜스 부통령은 이날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경비대대인 캠프 보니파스에 도착, 남측 지역인 '자유의 집'을 찾아 장병들의 복무 상황을 살피고 격려했다. 그는 '자유의 집'을 "자유의 최전선"(frontier of freedom)이라고 표현했다. 이어 펜스 부통령은 군사분계선(MDL)에서 불과 25m 떨어진 최북단 '오울렛 초소'를 찾아 북측을 살폈다.
스포츠닷컴 국방안보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