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최-박 게이트 마무리, 17일 오후 박근혜 뇌물죄 기소…수뢰 혐의액 늘어
검찰은 최순실-박근혜 게이트를 마무리하면서 국정농단 의혹의 정점에 선 박근혜(65) 전 대통령을 뇌물수수 등 혐의로 17일 재판에 넘긴다. 작년 10월 언론의 국정농단 의혹보도로 촉발돼 본격화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수사는 이날 대선 공식 선거운동 시작과 함께 박 전 대통령을 기소하면서 6개월 만에 사실상 마무리된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이날 오후께 박 전 대통령을 뇌물수수, 직권남용 등 10여개 혐의로 구속기소 한다. 앞서 검찰은 12일 5차 구치소 방문조사를 끝으로 박 전 대통령 대면조사를 모두 마무리했다. 검찰은 지난달 31일 박 전 대통령을 구속한 이후 수감 장소인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직접 방문해 보강 조사해왔다.
검찰이 앞서 박 전 대통령을 구속할 때 적용한 혐의는 총 13가지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이 국정 최고 책임자의 지위와 권한을 남용해 대기업들이 거액의 출연금을 미르·K스포츠재단에 내도록 압박(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및 강요)했고, 결과적으로 기업경영의 자유권·재산권을 침해했다고 봤다. 특히 삼성그룹이 재단 출연과 최씨 지원금으로 낸 298억원(약속액 포함 433억원)과 관련해서는 경영권 승계에 도움을 바란 대가성이 있다고 판단해 뇌물 혐의를 적용했다. 박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혐의액은 기소 단계에서 더 늘어날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삼성 이재용 부회장 외에 롯데 신동빈 회장에게도 뇌물공여 혐의를 적용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롯데는 지난해 3월 신 회장이 박 전 대통령을 독대한 이후 K재단에 70억원을 추가로 지원했다가 검찰의 압수수색 직전 되돌려받았다. 이 금액을 더하면 수뢰 혐의액은 최소 368억원으로 늘어난다. 롯데와 함께 면세점 사업권 재선정 등 그룹 현안이 걸려 있던 SK는 80억원의 추가 출연을 요구받고 협상을 거쳐 30억원으로 액수를 낮췄으나, 실제로 돈을 건네지는 않았고 내부 의사 결정도 없었다는 점 등을 고려해 뇌물공여 대상에서 빠졌다.
다만 박 전 대통령 측에는 뇌물요구 혐의가 적용돼 혐의액수가 늘어날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돈을 주고받지는 않았더라도 요구한 행위 자체로 범죄 구성요건에 해당한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뇌물 혐의와 관련해서는 신 회장을 불구속 기소하고, SK 최태원 회장은 기소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은 대면조사에서 뇌물수수 등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기소 전 마지막까지 관련자 진술과 증거를 면밀히 검토해 뇌물죄 추가 적용 여부를 신중히 검토했다. 검찰은 우병우 전 민정수석비서관도 이날 함께 불구속 기소하는 방향으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최씨의 농단을 비호하거나 정부 인사에 부당하게 개입한 혐의 등을 적용해 11일 우 전 수석의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기각됐다.
스포츠닷컴 사회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