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빈슨호' 온 이유는 ‘북 미사일 요격’
미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 호가 왜 한반도에 또 왔을까? 미 항공모함 칼빈슨호의 북한 미사일 요격 대응 시나리오가 대두됐다. 해외 군사전문가들의 분석을 통해서다. 미 CNN은 11일(한국시간) 군사전문가들의 입을 빌어 칼빈슨호의 북한 미사일 요격 대응 시나리오를 분석, 공개했다.
CNN이 전한 북한 미사일 요격 시나리오는 3단계로 이뤄진다.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후 *칼빈슨호가 북한 미사일을 비행 중에 요격하고 *미사일 발사 궤도 등 분석정보를 호위함과 공유하며 *공유한 북한 미사일 관련 정보를 바탕으로 추후 북한의 새로운 미사일 발사 시도가 있을 경우 발사대와 더 가까운 곳에 위치한 호위함이 미사일 발사 초기부터 진압하는 것이다.
칼빈슨호 뿐 아니라 호위함 3척 모두 이지스 미사일 방어시스템이 장착돼 있어 가능한 시나리오다. 랜드 코퍼레이션 수석연구원 브루스 베네트는 “칼빈슨호와 함께 운항하는 호위함 3척은 300개 이상 미사일 튜브와 결합돼 있다. 이지스 미사일 시스템 역시 장착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동해에 탄도미사일 몇 발을 시험 발사한다면 미 군함은 미사일의 기본적인 정보를 취득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을 더했다. 군사전문가들의 이런 분석은 칼빈슨호가 미국 전함들의 전통적인 전략과 다른 시나리오를 선보일 것이라는 판단에서 나온다.
미국 전함은 본질적으로 방어적인 전략을 꾀하나 칼빈슨호는 효과적인 북한의 미사일 요격을 수행하기 위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국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 초기 요격을 시도할 수 있는 것은 충분한 명분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호주 그리피스 아시아 연구소의 피터 레이턴 연구원은 "미국은 북한 미사일 정보를 분석해 미사일이 일본을 지나갈 가능성이 있었다는 명분을 쌓을 수 있다"고 봤다.
미국의 단독 군사작전임을 분명히 하는 명분 또한 확보할 수 있음도 제기됐다. 레이턴 연구원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칼빈슨호는 일본의 미군기지가 아닌 하와이에서 지휘를 받는다. 미국의 의도가 일본과 한국과 연결되지 않은 단독 작전수행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다. 북한의 추후 (한국과 일본을 향한) 공격 정당성을 제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의회 '김정은 제거후 대책' 공개 언급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북핵 문제 해결에 "모든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데 이어, 미 의회에서도 김정은 제거 이후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공화당 소속 코리 가드너 미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시아·태평양 소위 위원장은 10일(현지 시각) MSNBC방송 인터뷰에서 "김정은이 (제거돼) 없어진 뒤 누가 그 자리에 있을지 의문"이라며 "우리는 김정은 (제거) 이후에 무슨 일이 생길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한·미·일 동맹이 중국과 협력해 한반도 비핵화뿐 아니라 (김정은 제거) 이후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에 대한 계획도 세워야 한다"고 했다.
가드너 위원장은 또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도 "더 이상 미국 서부를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는 '잊힌 미치광이(forgotten madman)'를 무시하고 있을 수 없다"고 했다. 그는 미 항공모함 칼빈슨호의 한반도 인근 해역 급파에 대해 "북한 정권에 (미국의) 힘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중국을 통한 북한 압박 강화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벤 카딘 상원의원은 이날 MSNBC 인터뷰에서 "북한을 변화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중국이 경제적으로 북한을 압박하는 것"이라고 했다. 윌 허드 하원의원은 CNN에 "중국은 버튼 하나를 눌러 한국인 수십만 명을 죽일 수 있는 김정은이 더 큰 위협이란 것을 깨닫고 미국과 힘을 합쳐야 한다"고 했다.
트럼프, 북한공습 질문에 “필요하다면 행동할 것”
또 다른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일 중국이 협력하지 않으면 독자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재확인한 가운데, 백악관이 대북 군사적 행동을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행동할 때에는 단호하고(decisive) 비례적(proportional)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지난 6일 화학무기를 사용한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에 대한 공습 개시를 언급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행동을 용납할 수 없다는 점을 매우 명확히 해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옵션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있고, 자신의 카드를 조끼 속에 감추고 있다”고 말했다. 스파이서 대변인은 북한을 공습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대통령은 행동할 준비가 돼 있고, 필요하다면 행동할 것이라는 데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폭스비즈니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잘못된 일을, 큰 실수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서도 “북한이 문젯거리를 찾고 있는데, 중국이 돕지 않는다면 우리는 중국 도움 없이도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면서 “중국이 북한 문제를 해결한다면, 미국과의 무역 거래가 훨씬 나아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독자적인 대북 대응조치를 언급하면서 중국을 압박한 것을 지난 3일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와 6일 미·중 정상회담 직전 기자들과의 대화에서 밝힌 데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항공모함 칼빈슨호 급파와 관련해 “현시점에서 가장 신중한(prudent) 조치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지금 그곳으로 향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스포츠닷컴 국방안보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