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박근혜 2차 출장조사 9시간여만에 마무리, 우병우 조준
국정농단 인사개입, “우병우가 보고하고 대통령이 지시” 드러나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박 전 대통령이 우병우 전 수석에게 공무원 인사 개입을 지시했다면 이것은 우 전 수석의 보고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의견서를 법원에 냈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월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우병우 전 수석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당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지난 2월) "구속되면 마지막 인터뷰일 수도 있는데 한 말씀 해주시죠?"라는 기자의 질문에 "법정에서 제 입장을 충분히 밝히겠습니다."라고 답했다.
당시 특검은 범죄 사실을 적은 40쪽 분량의 구속영장청구서와 함께 390쪽의 구속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여기에는 우 전 수석이 문화체육관광부와 외교부,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부당한 인사 개입을 한 혐의가 적시됐다. 이에 대해 우 전 수석은 "인사 개입은 박 전 대통령의 지시로 한 것"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특검은 의견서에 "박 전 대통령이 지시했어도 박 전 대통령과 우 전 수석 모두 직권남용"이라는 내용을 적었다. 특검은 또 "박 전 대통령의 지시는 우 전 수석의 보고가 먼저 이뤄져야 가능하다"는 의견도 밝혔다. "특검이 검찰 특별수사본부에 넘긴 우 전 수석 관련 기록은 무려 2만 5천 쪽에 달한다. 혐의를 입증하려는 검찰과 방어하려는 우 전 수석의 법리 다툼이 어떤 결론을 맺을지 주목되고 있다.
검찰, 박근혜 2차 출장조사 9시간
한편 검찰은 구속 수감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두 번째 출장조사를 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6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19분까지 9시간 넘게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 방문해 박 전 대통령을 조사했다. 지난 4일에 이어 두 번째 구치소 방문조사다. 이날 조사에는 1차 방문조사 때와 마찬가지로 한웅재 부장검사가 투입됐다. 한 부장검사는 교도관 사무실에 임시로 마련된 조사실에서 박 전 대통령을 신문했다. 박 전 대통령 측에서는 유영하 변호사가 동석했다.
이날 검찰은 박 전 대통령 혐의 전반에 대해 조사했다. 검찰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비선 실세' 최순실씨와 공모해 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도와주는 대가로 433억원을 받기로 약속한 혐의(실수수액 298억원), 미르·K스포츠재단에 774억원의 출연금을 강요한 혐의를 받는다. 박 전 대통령은 국가비밀을 사인인 최순실씨에게 유출하도록 지시하거나 공무원, 금융권 인사에 부당하게 개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특별수사본부 수사팀이 탄 차량이 6일 박근혜 전 대통령을 조사하기 위해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로 들어가고 있다.
구체적으로 박 전 대통령은 정호성 전 비서관을 통해 47건의 국가비밀을 최씨에게 유출했고 노태강 전 문화체육관광부 국장 등 공무원들의 사직을 강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상화 KEB하나은행 본부장의 승진에도 개입한 것으로 밝혀졌다. 여기에 박 전 대통령은 *최씨 사익을 챙겨주기 위해 포스코에 펜싱팀 창단을 강요케 한 혐의 *이미경 CJ부회장에게 퇴진 압력을 가한 혐의 *그랜드코리아레저에 장애인 펜싱단 창단 및 최씨 소유 회사인 더블루K와의 계약을 강요한 혐의 *현대차에 KD코퍼레이션 납품을 강요한 혐의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을 지시한 혐의 등에도 연루돼 있다.
박 전 대통령은 그동안 조사에서 관련 혐의를 모두 부인해왔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이 구속된 지 시간이 흐른 만큼 태도가 변화할 수도 있다고 봤지만, 이날 조사에서도 박 전 대통령은 기존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에 최씨 등과의 대질 등도 검토 중이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을 몇 차례 더 조사한 뒤 다음주 후반 기소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다음 조사 일정은 추후 통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씨는 이날 오전 서울구치소에서 서울남부구치소로 이감됐다.
스포츠닷컴 사회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