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8주년 3,1절, “태극기가 바람에 펄럭입니까?”
대한민국이 존재하지 않던 일제강점기 3-1만세 독립운동이 일어난지 98년이 흘렀다. 3·1 운동(三一運動) 또는 3·1 만세 운동(三一萬歲運動)은 일제 강점기에 있던 우리나라 국민들이 일제의 지배에 항거하여 1919년 3월 1일 한일병합조약의 무효와 한국의 독립을 선언하고 비폭력 만세운동을 시작한 사건이다. 기미독립운동이라고도 부른다. 대한제국 고종이 독살되었다는 고종 독살설이 소문으로 퍼진 것이 직접적 계기가 되었으며, 고종의 인산일인 1919년 3월 1일에 맞추어 한반도 전역에서 봉기한 독립운동이었다.
만세 운동을 주도한 인물들을 민족대표 33인으로 부르며, 그밖에 만세 성명서에 직접 서명하지는 않았으나 직접, 간접적으로 만세 운동의 개최를 위해 준비한 이들까지 합쳐서 보통 민족대표 48인으로도 부른다. 이들은 모두 만세 운동이 실패한 후 일제에 의해 구속되거나 일제의 재판정에 서게 된다. 약 3개월 가량의 시위와 폭동이 발생하였으며, 조선총독부는 강경하게 진압했다.
조선총독부의 공식 기록에는 집회인수가 106 만여 명이고, 그 중 사망자가 7,509명, 구속된 자가 4만 7천여 명이었다. 학자들의 견해를 따르면 당시 한반도 조선 인구 중 2.76%에서 2.97%이 만세 운동에 참여했다. 대한민국이 존재하기 위해 한반도에 있었던 첫 민중봉기 독립만세 운동인 3,1절 뜻깊은 날이 98년이 흐른 가운데 과연 대한민국의 현재는 3,1 순국선열들에 고개를 들 수 있는지 참으로 국민들은 참담하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이 뜻깊은 날을 국민의 축복속에 당당하게 기념하지 못하고 탄핵심판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제98주년 3.1독립운동희생선열 추모식, 광복회 주관으로 열려
제98주년 3.1독립운동희생선열 추모식이 오늘(1일) 오후 2시 만세운동의 진원지인 서울 탑골공원 독립선언기념비 앞에서 광복회 주관으로 열린다. 3.1독립운동 추념식에는 박유철 광복회 회장과 박승춘 국가보훈처장 그리고 독립관련단체장과 시민 등 400여명이 참석해 조국의 독립을 위해 3.1만세운동에 참여했다가 희생된 순국선열의 넋을 기린다. 3.1독립운동 추념식은 광복회장의 제문 봉독을 시작으로 독립선언서 낭독과 추념사, 헌화와 분향, 만세삼창 등의 순으로 진행된다.
한편 국가보훈처는 오늘 1940년 중국 충칭에서 활동한 여성독립운동가 김병인 선생과 하와이 여성독립운동의 대모 황마리아 여사 등 75명의 순국선열과 애국지사를 포상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포상되는 독립유공자는 건국훈장 43명, 건국포장 18명. 대통령 표창 14명이다. 이로써 1949년 포상이 시작된 이래 독립유공자 포상을 받은 사람은 건국훈장 1만697명, 건국포장 1196명, 대통령 표창 2758 등 모두 1만4651명에 이른다.
정부주관의 3·1절 기념식,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려
한편, 세종문화회관에서는 정부주관의 3·1절 기념식이 열렸다. 탄핵심판 중인 박근혜 대통령 대신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 국무총리가 3,1절 기념사를 낭독했지만 날씨만큼 을씨년스러운 상황이 연출됐다. 황대행도 전날, 국민다수의 뜻을 외면하고 박영수 특검의 특검수사연장승인 요청을 불승인해 대다수 국민들로부터 지탄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은 황대행의 3,1절 기념사 전문이다.
존경하는 국내외 동포 여러분, 독립 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 그리고 내외 귀빈 여러분, 오늘은 우리 민족사에 큰 분수령이 되었던 3 ·1운동을 기념하는 매우 뜻 깊은 날입니다. 3 ·1운동은 우리의 산하를 강점하고 우리 민족에게 가혹한 무단통치를 자행했던 일제에 비폭력으로 저항한 자주독립 운동이었습니다. 선열들은 또한 신분과 이념, 지역과 계층, 남녀노소를 뛰어넘어 모두가 한 마음 한 뜻으로 뭉쳐 우리의 독립의지를 세계만방에 알렸습니다. 3 ·1운동의 숭고한 정신은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건립과 함께 법통으로 계승되고 마침내 광복을 쟁취하는 굳건한 초석이 되었습니다.
어떠한 고난과 역경에도 굴하지 않는 우리 민족의 강인한 생명력의 근간입니다. 광복 이후에도 우리는 선열들의 3 ·1정신을 바탕으로 불과 반세기의 짧은 기간에 세계 속에 당당한 대한민국을 건설했습니다. 온 국민이 분단의 아픔과 6 ·25전쟁으로 인한 폐허, 그리고 모진 가난을 이겨내고 세계 10위권의 경제 강국으로 우뚝 섰습니다. 오늘 우리가 자유와 평화와 번영을 누리는 것은 자주독립을 위해 고귀한 생명까지 바치신 애국선열들이 계셨기 때문입니다. 순국선열과 애국지사 분들의 헌신에 경의를 표하며, 독립유공자 유가족 여러분께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2019년이면 3 ·1운동 100주년이 됩니다. 이제부터 우리는 위대한 3?1운동의 정신을 되살려 새로운 100년을 준비해가야 합니다. 선열들이 3 ·1운동을 통해 표방했던 자주독립과 자강(自强), 세계평화와 공영(共榮)의 정신을 우리의 미래 정신으로 승화시켜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미래의 주역이 될 우리 청년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3 ·1운동 당시에도 유관순 열사를 비롯한 학생 ·청년들이 만세운동의 전국적인 확산에 앞장서는 등 중심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지금 우리 청년들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러나 고난의 역사를 극복해온 3 ·1정신을 계승하여 반드시 지금의 어려움을 이겨내고 조국의 희망찬 미래를 열어가게 될 것입니다. 저는 우리 청년들의 저력과 도전정신을 믿으며, 이들이 마음껏 미래의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3.1운동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는 오늘, 우리는 당면하고 있는 국가적 위기상황을 극복하는 데 더욱 진력하겠다는 결의를 굳게 다짐하게 됩니다. 북핵 위협, 동북아시아와 국제정세의 불확실성, 국내외 경제의 침체와 4차 산업혁명의 도래, 저출산 고령화를 비롯한 여러 가지 구조적인 문제들을 풀어가야 합니다. 무엇보다 선열들이 소망했던 대로 온 겨레가 평화롭고 행복한 삶을 누리기 위해서는 통일국가를 실현하여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합니다. 정부는 그동안 상호신뢰를 쌓아나감으로써 남북관계를 호혜적으로 발전시키고 한반도 평화와 통일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이를 외면한 채, 주민들의 민생을 파괴하고 인권을 유린하며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 등 오직 핵능력 고도화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 일어난 김정남 피살사건은 잔혹하고 무모하며 반(反)인륜적인 북한정권의 속성과 민낯을 단적으로 보여주었습니다. 제3국의 국제공항에서 국제법으로 금지된 화학무기로 저지른 테러에 대해 전 세계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 정부는 무도한 북한 정권의 도발에 강력 대응해 나가겠습니다. 먼저, 확고한 안보태세를 유지하면서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이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개발을 포기할 수밖에 없도록 해나갈 것입니다. 정부는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토대로 북한의 어떠한 도발과 위협도 단호히 응징하겠습니다. 유엔안보리 결의 등의 제재와 압박을 더욱 강화하여 북한이 잘못된 셈법을 바꾸도록 하겠습니다. 사드 배치 등 한미연합의 억제 및 방어능력을 배가하여 북한 스스로 핵무기가 소용없다는 것을 깨닫게 해나갈 것입니다.
다음으로 북한의 참혹한 인권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도 노력하겠습니다. 지금 북한에서는 수용소를 비롯한 각지에서 공개처형 등 형언할 수 없는 참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북한 인권 침해의 가해자에 대한 처벌이 실현될 수 있도록 국제사회와 함께 강력한 노력을 계속해 나가겠습니다. 작년에 제정된 북한인권법을 토대로 북한정권의 인권침해 실태 조사 등 여러 가지 조치들을 이미 진행하고 있습니다. 북한인권법에 명시된 북한 인권재단이 조속히 출범해 인권단체 지원 등 본격적인 활동으로 북한 주민의 인권증진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또한, 통일의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서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습니다.
자유민주주의에 기반한 통일국가를 이루는 것은 북핵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민족의 재도약을 실현할 수 있는 최선의 해법입니다. 그런데 북한의 실질적인 변화 없이 우리가 추구하는 통일은 이룰 수 없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북한 주민들이 외부세계를 알고 시대흐름을 인식하도록 국제사회와 함께 적극 도와주어야 합니다. 북한 일반간부와 주민들도 통일이 되면 우리 국민과 마찬가지로 동등한 민족 구성원으로서 자격과 기회를 갖게 될 것입니다. 정부는 ‘미리 온 통일’의 의미를 갖는 탈북민들이 우리 사회에 잘 뿌리내리고 건강한 시민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께서도 따뜻한 마음으로 이분들을 포용하고 적극적으로 성원해 주시기 바랍니다.
국민 여러분, 대한민국과 일본 두 나라 간 미래지향적 동반자 관계의 출발점이자 필요조건은 올바른 역사인식과 미래세대 교육입니다. 정부는 이와 같은 확고한 원칙을 가지고 과거사 문제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응해 나갈 것입니다. 한편, 경제 ·문화 ·인적교류 등 호혜적 분야에서의 협력은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며 북한 핵 ·미사일 위협 대처 등 동북아시아 평화와 번영을 위한 협력도 더욱 강화할 것입니다. 일본 정부도 역사를 있는 그대로 직시하면서 미래세대 교육과 과거사의 과오를 반성하는 데 진정성 있고 일관성 있게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한 ·일 양국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합의의 취지와 정신을 진심으로 존중하면서 실천해야 합니다. 그럼으로써 피해자 분들이 과거의 고통과 상처를 치유받고 명예와 존엄이 회복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한일 두 나라가 상호 이해와 신뢰를 바탕으로 함께 노력해 나간다면 양국 관계는 보다 상호 호혜적이고 미래를 향한 진정한 이웃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선열들은 나라마저 빼앗겼던 캄캄한 암흑기에도 희망과 용기를 잃지 않고 조국 광복의 미래를 위해 분연히 일어섰습니다. 그것은 오직 나라사랑의 일념이었습니다. 선열들의 이러한 뜻을 받들기 위해서는 화합과 통합이 무엇보다 필요한 때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사회는 최근의 일련의 사태로 국론이 분열되고 사회 갈등이 확대되고 있으며 서로를 반목 ·질시하는 현상까지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제는 헌법의 정신과 가치를 존중하는 바탕위에서 서로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조화와 균형을 이뤄나가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정부부터 비상한 각오로 국정안정과 위기극복에 전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우리 모두 3 ·1운동 선열들의 뜨거운 애국심과 통합의 위대한 정신을 받들어 지금의 위기를 넘어 희망찬 미래로 나아갑시다. 국민 여러분의 힘과 지혜를 모아주십시오. 감사합니다.
둘로 나뉜 거리의 태극기
한편, 이런 뜻 깊은 날에 거리의 태극기는 순국선열들에 부끄럽게도 둘로 나뉘어 있다.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 결정을 앞두고 탄핵 촉구 진영과 반대 진영이 각각 서울 광화문 광장 일대에서 촛불집회와 태극기집회를 열기로 하면서 양측의 충돌이 우려되고 있기에 온 언론들이 걱정하고 있다.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 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은 1일 오후 2시 서울 세종로 사거리에서 15차 태극기 집회를 가진 뒤 오후 4시 30분부터 5개 코스로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한다고 28일 밝혔다. 그간 집회를 가졌던 덕수궁 대한문 광장보다 북쪽으로 500m가량 옮긴 것으로, 촛불집회가 열리는 광화문광장과 맞붙은 장소에서 집회를 여는 셈이다.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오후 5시부터 광화문광장에서 18차 촛불집회를 갖는다. 퇴진행동 측은 지금까지와 같이 청와대 및 헌재로의 행진을 경찰에 신고했으나 경찰은 먼저 신고한 탄기국의 행진 경로를 감안해 퇴진행동의 행진로를 조정했다. 퇴진행동은 그러나 이에 불복하며 행정법원에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으나 법원이 양측의 충돌 가능성을 우려, 퇴진행동이 요구한 행진 경로의 일부만 수용했다. 퇴진행동 측은 항고한 상태다.
경찰은 청와대 행진 경로가 촛불집회가 열리는 광화문 광장을 지나지는 않지만 양측의 행진 시간이 불과 30분밖에 차이가 나지 않아 그 어느 때보다 충돌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광화문광장의 북쪽을 제외한 대부분을 차벽으로 둘러싸 양측의 직접 대면을 저지한다는 방침이다. 탄기국은 오후 4시 30분부터 6시 30분까지, 퇴진행동은 오후 7시부터 8시 30분까지를 행진 시간으로 경찰에 신고한 상태다. 한편 이날 촛불집회 측도 노란 리본을 단 태극기를 들고 나오도록 하면서 양측이 태극기 대결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과연, 이런 국면에서 청와대의 박근혜 대통령은 자신과 자신주변으로부터 발생한 이 국가적 대혼란 상황에 진정 국가와 민족을 생각한다면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고 앞으로도 어떤 행동을 해야 할 것인가? 진정 부끄러워해야 할 것이다. 국민들은 지금 3,1절 순국선열들을 생각하고 대한민국 광복의 초석인 사건을 기념해야 하는 날에 수치스럽기 이를 데 없다. 과연 두 태극기 중에 어떤 태극기가 진정 대한민국을 사랑하고 생각하는 태극기인지 깊이 숙고해야 할 것이다.
자신이 언급한 말을 밥 먹듯 바꾸고 국민의 검찰 수사도 특검 수사도 받지 않겠다는 대통령, 대한민국 민주법치주의의 보루 헌법재판소 출석도 거부한 오만한 대통령, 최순실 일당과 대통령의 온갖 불법비리를 감추고 변명하며 정당화시키고자 하는 속내를 피흘려 생명바친 숭고한 희생으로 존재시킨 순국선열들의 태극기로 모독하면 과연 그것이 대한민국을 위한 애국(愛國)의 길인가? 한 시민이 거리를 지나가며 말했다. “청와대여, 태극기가 바람에 펄럭입니까? 술취한 태극기 들고 다니느니 차라리 나는 진정 숭고하고 신성한 태극기를 위해 집에서 조용히 순국선열들을 기념하렵니다.”
스포츠닷컴 편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