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우병우 구속영장 전격 청구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과 관련해 우병우(50·사법연수원 19기) 전 대통령 민정수석비서관에 대해 19일 구속영장을 전격 청구했다. 박근혜 대통령 대면조사 여부가 불투명한 가운데 특검이 이달 28일로 예정된 수사 기간 만료를 앞두고 빼든 칼이다. 특검팀은 "우 전 수석에 대해 직권남용, 직무유기, 특별감찰관법 위반,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불출석) 혐의로 19일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우 전 수석은 '비선 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의 국정 개입을 묵인·방조하고 이에 대한 이석수(54) 전 대통령 직속 특별감찰관의 내사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청와대 측과 일련의 마찰을 겪고 이 전 감찰관이 작년 9월 사직한 후 인사혁신처가 특별감찰관실 별정직 공무원들을 당연퇴직 처분했는데 여기에 우 전 수석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의혹에 관한 혐의다. 서울행정법원은 감찰담당과장 등 당연퇴직 대상이 된 이들이 낸 가처분 신청 사건을 받아들여 이들이 여전히 감찰담당관실 소속이라고 이달 16일 인용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본안 소송 결론이 날 때까지는 이 입장이 유지된다. 특검은 최 씨 내사를 묵인 내지 방해하고 특별감찰관실을 사실상 해체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우 전 수석이 특별감찰관법 위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직무유기에 해당하는 행위를 했다고 결론을 내린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특별감찰관법은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특별감찰관 등의 직무수행을 방해하거나 파견공무원의 직무수행을 방해하면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특검팀은 우 전 수석이 정부 정책 기조에 비협조적인 문화체육관광부 국·과장 5명을 좌천시키도록 문체부 측을 압박하고 2014년 6월 세월호 참사 당시 해양경찰의 구조 책임과 관련한 검찰 수사에 외압을 넣은 의혹도 검토해 왔다. 우 전 수석은 작년 12월 22일 최순실 게이트 청문회에 출석했으나 올해 1월 9일 열린 청문회에는 증인으로 채택됐음에도 출석하지 않았고 특검은 이에 대해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특검은 앞서 18일 우 전 수석을 소환해 약 19시간에 걸쳐 강도 높게 조사했다. 우 전 수석은 취재진에 '최순실 씨를 모른다'며 종전과 같은 입장을 표명했으며 법원의 피의자 심문 때 특검과 팽팽한 법리 공방을 벌일 전망이다. 우 전 수석은 특검 수사 대상자 가운데 가장 까다로운 인물로 꼽혔다. 만약 우 전 수석이 구속되면 특검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핵심 인물 수사를 매듭짓고 최순실 게이트 나머지 연루자의 신병처리 및 기소 여부를 결정하는 등 수사 기간이 연장되지 않을 것에 대비해 마무리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스포츠닷컴 사회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