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X하네!”, “헌법유린은 누가 했는데, 헌법 타령?” 열받은 시민들
25일 특검에 강제소환되면서 고함을 지른 최순실(61·구속기소)에게 독설을 날렸던 청소아줌마가 화제다. 특검의 출석 요구를 거부해 오던 최순실이 강제로 소환되는 과정에서 “자유민주주의 특검이 아니다. 자백을 강요하고 있다”고 외치자 당시 현장에 있던 한 청소아줌마가 너무나 열을 받아 기자들 앞에서 “염병하네”
라며 세 번에 걸쳐 목소리를 높여버렸다. “아주 악을 써서 저게 최순실이 맞나 싶었어요. 민주주의니 뭐니 하더니 자식이 어쩌고 손자가 어쩌고 하는 얘기가 들리기에 성질이 확 튀어나와 버렸어.”
26일 박영수 특별검사팀 사무실의 환경미화원 임모 씨(65·여)는 전날 오전 강제 구인되던 최순실(61·구속 기소)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장면을 지켜보며 분노를 느꼈다고 말했다. 그래서 세 차례 “염병하네”라고 맞받아쳤다는 것이다. 임 씨는 “그저 화가 나서 내뱉었다. 최순실의 뻔뻔한 모습을 보고 너무 열불이 나서 한마디 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임 씨는 자신만 화를 낸 게 아니라고도 했다. 당시 현장에 함께 있었던 동료 역시 갑자기 소리를 지르는 최 씨를 향해 “지랄하네. 미쳐서 지랄하네”라고 큰 소리로 비난했다는 것이다. 임 씨는 “그 언니가 먼저 소리 지르고 나는 나중에 한마디만 한 건데 내 말만 (취재진에) 녹음이 됐다”고 말했다. 또 “나도 모르게 튀어나온 말이다. 카메라가 옆에 있는 줄도 몰랐다”고 설명했다.
임 씨는 자신이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며 화제가 된 사실을 오후 뒤늦게 알았다. 관련 기사를 본 아들이 전화를 걸어 “혹시 엄마 아니냐”고 물어서 알게 됐다는 것. 이후 지인들로부터 “시원하다” “잘했다” 등 칭찬 전화가 여러 통 걸려왔다고 한다. 임 씨는 “우리 아들이 ‘어머니 잘하셨어요. 요즘 답답한데 사이다 발언 한 방 잘 날리셨어요’라고 했다”며 “요즘 젊은 사람들도 그런 거 보면 속 안 상하는 사람 있겠어요? 직장인이라면 다 그렇게 생각할 거예요”라고 말했다.
또 “‘염병하네’는 전라도에서 많이 쓰는 말인데, 어떻게 감히 그러느냐는 뜻이에요. 있는 사람이 더한다더니 어이가 없더라고요”라고 설명했다. 임 씨는 “그런데 우리 신랑은 ‘너 혼자만 국민이냐’며 ‘뭘 나서서 난리냐’고 뭐라고 하더라고요”라며 웃었다. 임 씨는 최순실에 대해 “키도 짧고 체구도 작은데 통도 크지. 사람이 죄를 지으면 고개를 숙이고 죄송하다고 하든가, 말을 하지 말아야 하는데 떠들더라고요. 자기가 무슨 민주주의를 찾고 난리야. 이 나라를 혼란스럽게 해놓고. 안 그래요? 지금까지 여기(특검에) 온 사람 중에 저렇게 소리 지르는 사람은 처음 봤어요”라며 혀를 내둘렀다.
또 최순실(61ㆍ구속기소)측 이경재 변호사가 26일 서울 서초동 자신의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박영수(65) 특별검사팀이 최씨를 강압수사 했다고 주장하자, 이를 지켜보던 50대 여성이 이 변호사에게 “민주주의가 뭐래요, 최순실이?” 라며 돌발 질문을 했다. 이 여성은 두 손에 ‘민주주의 입에 올리지마 순실이 왕국, 꿈 무너져 억울하겠지! 입 열고 공손하게 특검에 임하라’고 자필로 쓴 손 팻말을 이 변호사에게 내보이면서 한마디 했다. “이거나 전해주시죠. 지(최순실)가 뭘 알아서 민주주의래. 지가 광장에 나가서 민주주의 투쟁이나 해놨나. 우리가 이끌어 놓은 민주주의를 지가 무슨 자격으로”라며 언성을 높였다.
전날 특검에 소환된 최순실이 호송버스에서 내리자 마자 “여기는 더 이상 자유민주주의 특검이 아니다”며 고성을 치른 데 대해 이 여성이 최순실 변호인에게 항의한 것이다. 이 여성은 최순실이 “우리 애들, 손자까지 멸하려 한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최순실 자식만 소중하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 변호사가 “재판에 대해 판단하려고 하면 안된다. 재판에 의해 시시비비를 가려야 한다”고 하자 이 여성은 “최 씨가 대접받고 (특검) 조사를 받아야 하느냐. 지금 이정도로도 국민이 봐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헌법을 생각하지 않느냐”는 이 변호사의 말에 “그 사람들이 헌법을 유린했는데 누가 헌법 타령을 하느냐? 왜 대통령 권한대행을 다 했느냐”고 항의하기도 했다.
이 변호사는 “이의가 있다면 정당하게 하라”고 하면서도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 이 여성은 진보 단체 소속 회원이 아닌지를 의심하는 현장 분위기가 형성되자 “전혀 그렇지 않다”면서 “제 이름은 위은옥이고 51살입니다. (대학은) 86학번입니다”라고 밝혔다. 서초동에 사는 평범한 주부라고 했다. 위씨는 “오전에 빨래하고 청소기 돌리다가 뉴스 보고 기자회견 한다고 해서 찾아왔다”며 “촛불집회 몇 번 나간 게 전부라서 민주주의라는 숭고한 말을 함부로 꺼내지 못하는데, 민주주의를 짓밟은 사람(최씨)이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가 있냐”고 울분을 토했다.
25일 최순실의 특검 출석 발악에 이어 박근혜 대통령의 ‘정규재tv’를 통한 인터뷰 그리고 26일 이경재 변호사의 특검 강압수사 발언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판 뒤집기에 나선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정규재tv를 통해 ‘품격 떨어지는 말들’에 불만을 내비쳤던 박 대통령의 말처럼 국민들은 격이 떨어질만큼 화가 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염병하네’처럼 격 떨어지는 험한 말이 나오기도 하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과연 이 사태를 만든 것은 누구일까? 한 시민의 말처럼 “헌법유린은 누가 했는데, 헌법 타령?”이라는 말을 흘려 듣지 말아야 할 것이다.
시내의 한식당에서 소주잔을 기울이던 한 시민이 "저 청소 아줌마 사이다 발언이다. 욕하면 안되지만 그래도 살다보면 구수한 욕쟁이 할머니들 욕이 그리울 때가 있다. 프로 욕쟁이는 욕할 때와 장소를 가린다. 저 청소아줌마 '시민 사이다상' 주고 빨래 하시다 나온 주부 위은옥씨에게 누가 '국민정의상' 좀 안주시나?" 라고 말했다.
스포츠닷컴 사회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