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7시간' 공개에도 남은 3가지 의혹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7시간' 동안의 행적을 정리 10일 헌법재판소에 제출했다. 세월호 참사 발생 1000일만이다. 청와대 측의 지난해 11월 공개한 박 대통령의 행적을 기준으로 이번에 추가된 것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보고서 접수(12시54분) *미용사의 머리 손질 개시(오후 3시35분) *중대본 방문용 말씀자료 보고(오후 3시45분) 등 세가지다. 점심 식사 시간은 빠졌다. 그러나 '세월호 7시간'의 수수께끼는 여전히 풀리지 않았다. 남은 의문은 세가지다. 첫째 박 대통령이 TV로 세월호 사고 상황을 확인했는지의 여부, 오전에 머리가 단정했는데도 왜 급박한 상황에서 미용사까지 불렀는지의 의문, 또 전화 통화가 없었던 오전 10시30분∼11시23분 53분간 무엇을 했는지도 설명이 필요하다.
*관저 집무실에는 TV가 없다
김장수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현 주중대사)은 지난해 12월14일 국회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청문회에서 "(세월호 참사 당일 오전) 박 대통령에게 YTN을 보면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TV 시청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당시 YTN 등 다수의 뉴스채널에선 세월호 사고 현장을 비추며 실시간으로 구조 동향을 전하고 있었다. 그러나 당시 박 대통령이 주로 머물렀던 관저 집무실엔 TV가 없었다.
박 대통령을 관저에서 근접 보좌하는 윤전추 청와대 행정관이 지난 5일 헌재의 탄핵심판 변론에서 증언한 내용이다. 박 대통령의 대리인단이 이날 헌재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은 오후 5시쯤 중대본으로 출발하기 전까지 거의 줄곧 관저 집무실에만 있었다. 단 2차례의 예외가 점심 식사 때와 머리 손질 때다. 윤 행정관도 이때 외엔 박 대통령이 집무실에서 나오는 것을 보지 못했다고 했다. 박 대통령이 집무실의 PC를 이용해 뉴스채널의 인터넷 생방송 서비스에 접속했을 가능성도 있지만 이 역시 이날 제출된 자료에선 확인되지 않았다.
오전 단정한 머리인데 오후 미용사 호출?
윤 행정관의 증언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당일 오전 8시30분쯤 윤 행정관을 관저로 불러 개인적 업무를 봤다. 당시 박 대통령의 용모에 대해 윤 행정관은 "이미 간단한 메이크업을 했고 머리 손질도 돼 있는 상태였다"며 "단정한 머리 스타일을 하고 있었다"고 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오후에 머리 손질을 위해 미용사들을 청담동에서 불렀다. 대리인단이 이날 헌재에 낸 자료에 따르면 미용사들은 오후 3시22분 청와대로 들어가 오후 3시35분쯤부터 약 20분간 박 대통령의 머리를 만졌다. 미용사들이 떠난 시각은 오후 4시24분이다.
박 대통령이 머리 손질을 받기 시작한 시점은 사태의 심각성이 확인된 뒤였다. 박 대통령은 오후 2시50분 김 전 실장으로부터 '190명 추가 구조' 보고가 잘못된 것이었다는 전화 보고를 받았다. 최소한 190명이 구조되지 못한 급박한 상황임을 알면서도 거듭 머리를 손질했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박 대통령 측 관계자는 "오전에는 머리가 단정했더라도 본인이 간단히 손질한 것일 뿐 카메라 앞에 서기 위한 머리는 다르지 않겠느냐"고 했다.
*전화 통화 없었던 '53분’
'세월호 7시간'은 박 대통령이 김 전 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전원 구조를 지시한 오전 10시15분부터 중대본을 방문한 오후 5시15분까지를 말한다. 이 시간 동안 박 대통령은 최소 11차례의 전화 통화를 했다. 그러나 오전 10시30분부터 오전 11시23분까지 53분 동안은 박 대통령이 걸거나 받은 전화가 한통도 없다. 그동안 박 대통령은 안보실과 정무수석실 사회안전비서관이 보낸 총 4건의 세월호 구조현황 서면보고를 검토했다는 게 대리인단의 입장이다. 그러나 이것으로 53분이란 시간이 모두 설명되진 않는다.
오전 10시30분은 구조 인원이 70명에 불과할 때다. 탑승객 470여명 가운데 약 400명이 아직 선체에 남아있는 상황이었다. 오전 11시23분까지도 구조 인원은 161명에 그쳤다. "학생 전원 구조"라는 방송의 오보가 나온 것도 오전 11시가 넘어서였다. 이 53분의 시간에 대해 박 대통령 측의 추가적인 설명이 필요한 이유다. 박 대통령 측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당일 오전에는 그동안 밀린 정책 보고서 등 서류를 주로 검토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헌법재판소, “부족하다” 보완 요구
청와대 측이 세월호7시간의 행적을 정리, 헌재에 제출했으나 헌재는 "부족하다"며 보완을 요구했다. 헌재는 10일 열린 3회 변론기일에서 박 대통령 측 대리인에게 "(준비절차에서) 대통령의 기억을 살려 당일 행적에 대해 밝히라고 했다"며 "답변서가 그에 못미치고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헌재는 답변서에서 부족한 부분을 구체적으로 짚어가며 보완하라고 석명을 요구했다. 이진성 헌법재판관은 먼저 "답변서에 따르면 당일 오전 10시에 보고를 받아서 알게 된 것처럼 기재 돼 있다"며 "기억을 살려 박 대통령이 세월호 침몰을 언제 처음 인지했는지 밝히라"고 했다.
청와대와 국회에 "시간끌지 말라"경고하는 박한철 헌재소장
또 "오전 9시가 조금 넘어 TV를 통해 보도되기 시작했는데 대통령은 TV를 통해 확인하지 않았는지 설명하라"고 명했다. 이 재판관은 "답변서에 박 대통령이 김장수 안보실장과 수차례 통화를 했다고 돼 있다"며 "답변서에 첨부한 3가지 자료는 국가안보실에서 대통령에게 서면으로 보낸 보고서"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원영 복지수석과 12시50분 통화했고 통화기록이 있다고 돼 있다"며 "안보실장과의 통화기록도 있을 것 같은데 이 기록도 제출해달라"고 말했다. 한편, 국회 소추위원단 소속 이춘석 의원은 오전 기일 후 "박 대통령 측이 제출한 것은 그동안 감사원에 제출한 자료, 세월호 특조위에서 조원진 의원이 공개한 부분 등을 짜깁기 한 수준"이라며 "기존 제출한 정도를 정리해 제출한 것일 뿐 새로운 사항이 추가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시민들, TV보도 지켜보며 한숨, 분노
이를 하루종일 간간히 두눈뜨며 지켜보고 있는 국민들은 “참 답답하고 한심한 나라다.”라며 한탄, 분노했다. 한 시민은 “도저히 대통령을 신뢰할 수 없다. 진작에 밝혔으면 이런 일이 왜 생기나? 무슨 대통령이 초등학교 아이들 일과 시간표 같은 것을 국민 앞에 공개하는 우스운 나라가 됐다. 대통령이 신뢰할 수 있는 행동을 했으면 이런 일이 왜 생기나? 초등학교 애들 일과표 밝히는 것처럼 유치하지만 어쩔 수 없다.
그만큼 국민의 생명은 소중하고 이제 최순실과 그 일당, 대통령으로 하여금 벌어진 온갖 불법비리, 의혹들이 나라를 망하게 할 지경에 이르렀기에 대통령이 국민의 생명을 두고 어떤 행태를 벌였는지 낱낱이 밝혀야 하는 탄핵사유 중 중요요소로 대두됐다. 초등학교 아이들 일과표처럼 유치하지만 영점일초라도 낱낱이 밝혀야 할 것이다. 그 모든 원인과 책임이 제때 행동치 못하고 안하무인 최순실 일당들과 함께 국민과 불통한 대통령 스스로에게 있다. 우리는 초등학생 수준의 일과표를 밝혀야 하는 대통령을 머리에 이고 살았나?“라며 분노, 대통령 지지를 후회했다.
스포츠닷컴 편집국